
얼핏 보기에도 190cm가 넘는 이 영국의 스윗 가이를 처음 만난 순간은 10월 24일 목요일, 그의 신보 리스닝 세션에서였다.

ⓒDan Medhurst
조자 스미스, 올리비아 딘의 노래를 작곡한 프로듀서 찰리 J 페리(Charlie J Perry)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20년 싱글 ‘Idol Eyes’를 발표하며 커먼 세인츠(Common Saints)로서 첫 홀로서기에 나섰다. 작곡, 가창, 연주, 믹싱까지. 다재다능 멀티 뮤지션인 그의 첫 스튜디오 앨범 [Cinema 3000]은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와 킹 크림슨(King Crimson)을 연상시키는 아트락 그리고 네오 소울의 터치가 돋보이는데.
한국과는 2018년 BTS 뷔(V)의 솔로곡 ‘Singularity’를 작업하며 인연을 맺었다.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으로 인해 이제서야 한국에서 리스닝 세션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커먼 세인츠의 리스닝 세션 현장 ⓒProject Asteri Korea

MC의 질문에 답하는 커먼 세인츠 ⓒProject Asteri Korea
에디터는 커먼 세인츠를 ‘기존에 없었던 음악’이라 정의하고 싶다. 누구라도 그의 앨범을 듣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이는 환상적인 청취 경험을 하게 될 테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 왜 음악 업계에 종사하게 됐는지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프로듀서의 벽을 깨고 이제는 완연한 뮤지션으로서 첫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한 커먼 세인츠. 에디터는 한 시라도 빨리 그의 음악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1시간 분량의 긴 인터뷰였음에도 그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정성껏 답변해 주었다. 그의 철학과 인생을 관통하는 명언들도 여럿 들을 수 있어 책 한 권을 음미하는 듯한 느낌.
커먼 세인츠 팬들에게 이번 인터뷰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길 바라며. Shout out to Charlie!

ⓒCommon Saints
Q. 한국 팬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커먼 세인츠입니다. 지금 앨범 홍보 차 한국에 와 있어요. 오늘은 에디터 Kimyo와 함께 제 앨범에 대해 이야기할 거예요.
Q. 당신은 조자 스미스(Jorja Smith), 올리비아 딘(Olivia Dean) 등 유수의 뮤지션과 작업한 명망 있는 프로듀서입니다. 그런데 2020년 ‘Idol Eyes’를 발표하며 커먼 세인츠라는 이름으로 작업물을 선보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어릴 때 밴드에서 기타 치는 일을 했었어요. 작곡도 했지만 그때는 프로듀싱이 1순위는 아니었어요. 당시 레이블이 필요했지만 전 레이블과 맞지 않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죠. 저와의 계약을 원하는 분들도 만났지만 제가 느끼기엔 창작 활동이 제한적이었어요. 그들은 제게 뭐가 가장 잘 어울리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고, 전 그게 불편했죠.
다른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 뮤지션이 되어 온전한 제 음악을 하고 싶었습니다. 전 다양한 종류의 사운드가 전부 비슷한 느낌이나 장르로 흘러가는 걸 원치 않아요.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게 꿈이 되었습니다. 커먼 세인츠를 시작하며 그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됐네요.

ⓒDan Medhurst
Q. 사이키델릭, 아트록, 네오 소울. 전혀 다른 세 장르를 이토록 완벽하게 믹스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조화로운 프로듀싱을 위해 어떤 요소들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나요?
A. 여러 장르들을 융합하는 건 제게 쉽고 어려움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기술과 과정을 터득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반복 훈련으로 얻은 머슬 메모리(Muscle Memory)죠. 마이크 앞에서 즉석으로 한 게 대체로 좋았어요. 첫 번째 멜로디가 마음에 들면 확실한 뭔가가 느껴질 때까지 계속 시도해요.
어떤 사람들은 제 노력을 단순히 재능의 영역으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배움과 노력의 영역이라 생각해요. 쏟아붓는 만큼 누구나 도달할 수 있어요.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음악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조화로운 프로듀싱은 저절로 따라오게 됩니다.
솔직히 에디터도 그의 재능은 범접 불가한 영역이라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성공한 수많은 이들의 명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 “Just Do it!”

ⓒProject Asteri Korea
Q. 알다시피 사이키델릭, 아트록은 타 장르에 비해 그렇게 주류 장르는 아니에요. 그런데 왜 이 장르들을 선보이기로 결심했나요?
A. 맞아요, 주류는 아니죠. 주류 음악은 언제나 제가 원하는 모든 걸 주진 못했어요. 저는 더 깊게 다루고 싶고, 그러기 위해선 러닝 타임이 3분보다 길어야 할 때가 많죠. 3분 길이에서는 흥분이나 소름을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아시다시피 저는 8분이 넘는 트랙들도 있어요. (웃음)
전 위험을 감수하는 걸 선호해요. 사이키델릭뿐 아니라 보사노바 등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고, 그걸 한 곳에 집결시키고 싶어요. 그게 바로 커먼 세인츠의 오리지널리티고, 진정성인 것 같아요. 내가 추구하는 사운드들을 결합하는 것이요. 비슷 비슷한 노래들에서 벗어나 뭔가 특별한 걸 찾으려고 시도하는 것. 어렸을 때부터 해온 것들이죠.
특정 방식에 제 음악을 끼워 맞추고 싶지 않았어요. 장르의 뚜렷함보다는 직관적인 느낌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Starchild]를 발표했을 때 어떤 사람들은 “[Idol Eyes]랑 다르네?”라고 말했죠. 하지만 그 차이가 바로 제가 원하는 포인트였어요. [Idol Eyes]는 인생의 좋은 시기를 재생하는 느낌이죠. 유토피아적인 사운드예요. 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꿈을 말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삶이 언제나 행복하진 않잖아요. 때로는 [Starchild]처럼 어두운 시기도 있죠. 그럴 땐 이 앨범이 더 와닿을 거예요. 커먼 세인츠의 음악은 다양한 장르와 사운드로 감정의 여러 얼굴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처음 ‘Idol Eyes’를 들었을 때 떠오른, ‘힘차게 사랑하는 느낌’.
그가 방금 설명한 바와 정확히 일치한다. 장르로 구분 지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
그것이 그의 음악을 고유하게 만드는 힘일 테다.
11월 1일 발매될 그의 첫 스튜디오 앨범 [Cinema 3000]에 관한 질문들을 이어갔다.

ⓒCommon Saints - [Cinema 3000]
Q. 앞선 두 개의 EP 발표 후 3년의 공백이 있었습니다. 첫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하기 전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왔나요?
A. 쉬는 동안 앨범 작업에 충분한 시간을 쓰려고 했고, 동시에 다른 뮤지션을 프로듀싱하는 커리어도 병행하고 있었어요. 그 기간 동안 다른 아티스트 두 명의 앨범을 작업했기 때문에 제 앨범이 최우선 순위는 아니었죠. 그래도 덕분에 녹음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원하는 결과도 얻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공백기를 이렇게 오래 두지 않으려 해요. 첫 앨범을 만드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고, 마음가짐도 “데뷔 앨범은 정말 잘 만들어야 해”라는 생각이었어요.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고, 앞으로의 방향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Q. 리스닝 세션에서 이번 앨범이 기술 발전을 이룬 사회 속 인류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죠. 가사와 멜로디를 들어보면 그들을 향한 공통된 메시지가 있는 듯한데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요?
A. [Cinema 3000]은 현대 사회를 표현한 앨범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 우리는 인간으로서 존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죠. 우리는 이렇게 엄청난 기술 발전을 이룩해냈지만, 동시에 영적인 존재인 ‘인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접 연주한 기타 소리를 활용하는 이유도 인간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에요. 아날로그 연주는 전자음과 확연히 달라요. 실제 모나리자 그림과 모나리자를 찍은 디지털 이미지가 다르듯 말이죠. 그날의 온도, 미세한 뉘앙스가 공기를 움직이고, 그에 따라 청자가 느끼는 감정도 달라집니다.
인간성을 잊지 않기 위해선 사람들끼리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잃죠. 결국 이번 앨범, 그리고 제 노래들은 여러분이 얼마나 신성하고 아름다운 존재인지 일깨워 주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이렇게나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뮤지션이라니.
아직 발매 전이라 여러분께 트랙을 소개할 수 없다는 사실이 천추의 한.

ⓒCharlie J Perry - 'Faith'
Q.리스닝 세션에서 이번 앨범 중 특별히 자신과 닮아있는 곡이 ‘Dreams’라고 말했어요. 이 곡에서 ‘love’, 즉 ‘사랑’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커먼 세인츠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A. ‘Dreams’는 제 자신에게 말하는 내용이에요.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라는 메시지죠. 우리는 때때로 불안으로부터 내면의 어린아이를 보호하려 들지만, 우린 더 이상 그 아이가 아니에요. 그냥 ‘나’일뿐이죠. 그래서 이 곡은 어린아이를 지금의 저로 변화시키는 곡입니다.
사랑이란 말은 다들 쉽게 쓰는 단어이기도 해요. "I love Kimchi" 할 때처럼요. 하지만 문맥과 사랑의 깊이에 따라 의미는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어떤 것을 향한 순수한 기쁨의 표현이에요. 그 사랑이 누군가를 향한 거라면, 어떤 단점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이에요. 상황에 따라 달라지다 보니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역시 어렵네요. (웃음)
‘Dreams’는 선발매된 곡이다. 이번 앨범 중 에디터의 ‘최애’곡이기도 한데,
마침 그를 가장 닮은 곡이라니 반가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 곡에는 단점이 없으니 ‘사랑’을 넘어 애정한다고 말해도 되려나.
Q. ‘Rebel Paradise’의 경우 8분이 넘는 러닝 타임이 압도적이었어요. 거기에 어떤 의도가 있었나요?
A. 사실 매번 앨범을 낼 때마다 이 정도로 긴 곡을 무조건 넣어요. ‘Rebel Paradise’ 같은 경우는 몇 년 전에 작곡했는데, 그땐 이렇게 길지 않았어요. 하지만 완성하지 못했죠. 이번 앨범을 위해 새롭게 부활시켰고, 만들다 보니 이렇게 길어져야 할 것 같더라고요.
아버지가 특히 좋아하시는 곡이에요. 연세가 85세이신데, 그래서인지 인내심이 많으세요. 나무가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듯 이 노래도 시간을 들여 청취해야 하죠. 전 그런 음악이 좋아요.
그렇다. 그의 음악은 배경 음악으로 쓰이기엔 많이 아깝다.
모든 게 순식간에 지나가는 세상 속 시간을 들이는 음악이라니, 너무 낭만적이잖아.
Q. 커먼 세인츠의 앨범은 아트 워크를 보는 재미가 있어요. 이번에 공개된 [Cinema 3000]이 제 최애 커버가 될 것 같은데요. 이 아트 워크는 앨범을 작업하면서 상상해오던 이미지를 표현하신 건가요?
A. 와이드 마인드라는 미국 그래픽 아티스트의 작품이에요. 핀터레스트에서 그의 이미지들을 보고 반해서 바로 페이스북으로 말을 걸었죠. 10분 정도 이야기하고 바로 내 앨범 커버를 작업해 주기로 했어요. 4개의 트랙을 보냈고, 그 분위기에 맞는 작품을 그려주었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다음으로 영감의 원천과 이전 앨범에 관한 질문들을 이어갔다.

ⓒCommon Saints - [Idol Eyes]
Q. 음악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 혹은 앨범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이유인가요?
A. 에어(Air)의 [Moon Safari]는 정말 최고예요. 차분한 분위기, 훌륭한 베이스, 멋진 곡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앨범이죠. 사이먼데(Cymande)의 [Cymande]도 아주 좋아해요. 사이키델릭한 느낌이 신선하고, 어딜 가든 그 장소의 분위기를 바꾸어주는 앨범이에요.

ⓒAir - [Safari]

ⓒCymande - [Cymande]
Q. 즐겨 듣는 한국 펑크 록 & 사이키델릭 록 밴드가 있나요?
A. 더 폴스(The Poles)라는 밴드의 음악이 제 취향이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아직 한국 뮤지션들에 대해 잘 몰라서, 많이 공부해야 하는 시점이랍니다. (웃음)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이다. 더 폴스의 음악 또한 어딘가에 국한되지 않는 신비로운 매력. 더 폴스, 보고 있다면 어서 컬래버래이션 트랙을 기획해 주세요.

ⓒIntak Song
Q. 무지(Ignorance)가 사회적 불화를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어요. 굉장히 철학적인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A. 삶에는 셀 수 없이 다양한 생각, 문화, 사랑이 있어요. 세상은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달리기죠. 길게 봐야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서로에게 시간과 공간을 줄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무지’는 이와 정반대죠. 서로에게 여유를 주지 않아요. 이는 사회적인 불화의 원인이죠.
따라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져야 하고,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죠. 저는 모두가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더 좋은 세상이 될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믿고요.
미국의 철학가 존 롤스(John Rawls)가 떠오르는 답변이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할수록 더 좋은 세상이 될 거라는 믿음. 그런 믿음들이 모여 오늘도 세상은 무사히 굴러간다.
Q. 커먼 세인츠의 음악에서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져요. 혼자 작업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러 에너지가 중첩되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죠. 실제로 음악에 당신의 에너지나 소울을 담기 위해 노력하나요?
추상적일 수 있겠지만, 커먼 세인츠가 생각하는 음악적 에너지란 무엇이며, 그것이 청자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A.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맞아요. 제가 창작 활동을 할 때는 기본적으로 ‘에너지’예요. 오랜 시간 뮤지션으로서 제 능력을 연마해왔고, 아이디어를 음악으로 풀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어느 정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감정이나 의식이 고조된 상태에서 음악을 만들 때가 있는데, 그게 음악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아날로그 연주를 직접 녹음하는데, 사람의 에너지를 더 잘 담기 때문이에요.
음악적인 에너지는 다양한 모습일 수 있어요. 가사일 수도, 멜로디일 수도 있죠. 인간의 목소리는 진동이나 톤의 미묘한 차이만으로도 감정을 고조시킬 수 있어요. 인간의 귀는 각 단어와 음표, 구절마다 존재하는 독특한 미세한 차이들을 완벽하게 감지할 수 있게 설정되어 있죠.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통해 매우 복잡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받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걸 아름다운 소리와 결합하면, 완전한 황홀감과 연결감을 느끼게 해주는 공식을 창조하게 되는 거죠.
개인적으로 에디터가 평소 생각하는 바와 닮아있어 놀라운 답변이었다.
‘에너지’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결국 우리의 삶을 뚜렷하게 만드는 원천이라는 것. 음악의 힘은 그 보이지 않는 특별한 무언가로부터 나온다.

ⓒProject Asteri Korea
Q. 가장 애정이 가는 곡 또는 앨범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한 반대로 가장 프로듀싱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던 곡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A. 가장 좋아하는 곡은 ‘Sandman’이에요. 아, ‘Sweet Surrender’도 너무 좋고요. (웃음)
가장 만들기 힘들었던 곡이라.. 좋은 질문이네요. ‘Sweet Release’가 가장 어려웠어요. 드럼을 3번이나 재녹음했고, 믹싱도 3번이나 했죠. 드럼 파트만 거의 1년을 고민한 것 같아요. 현재 사운드는 70년대 올드 테이프스러운 느낌이 담겨있어서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샘플링은 하지 않았지만 샘플링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좋고요.
오랜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는 ‘Sweet Release’.
그만큼 환상적인 완성도를 자랑하니, 어서 들어보시라.
Q. 향수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커먼 세인츠의 음악을 향수로 표현한다면 어떤 향을 선택하시겠어요?
A. 향수를 정말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음악과 향수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공간에 들어갔을 때 음악이 흘러나오면 분위기가 바뀌듯, 향기도 그렇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 ‘Sandman’에서는 샌들우드(Sandalwood)나, 파출리(Patchouli) 향이 나는 것 같네요.
아, 또 하나 향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 재밌는 이야기가 있어요. 오우드(Oud)라는 향인데요. 오우드는 태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자라는 아퀼라리아 크라스나 나무에 곰팡이가 폈을 때 얻을 수 있는 일종의 기름이에요. 매우 구하기 힘들고, 유한하죠. 저는 이 물질이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죽음의 필연성을 상징하므로 우리가 직면에 있는 상황과 같다고 볼 수 있어요. 조금 엘리트주의스러운 말이라, 커먼 세인츠와 비슷한 향이라고는 못하겠네요. (웃음)

ⓒDan Medhurs
Q. 다음 스튜디오 앨범도 작업 중이신가요? 다음 앨범에서 전하고 싶은 주제나 사운드는 무엇인가요?
A. 물론이죠, 다음 앨범도 준비 중이에요. 사실 협업을 많이 해볼까 해요. 아직 누구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지금 몇몇 아티스트들과 논의 중이에요. 모든 게 결정되고 나면, 그때 어떤 이야기와 사운드로 찾아뵐지 말씀드릴게요. 아직까지는 비밀로 남겨두고 싶어요.
Q. 한국에서의 공연 계획이 있는지 궁금해요.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내년 혹은 내후년에 밴드 세션과 함께하는 투어를 계획하고 있고, 분명 한국도 올 것 같아요. 기대해 주세요! 그리고 전 언제나 열려있으니, 저와 어울릴 것 같은 한국 뮤지션들을 많이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가 남긴 소중한 사인
전무후무 초신성, 커먼 세인츠. 다음 기회에는 그를 한국 공연 헤드라이너로 만나볼 수 있길 바라며.
| Photo. Dan Medhur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