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경이 사랑한 비치 보이스의 [Pet Sounds]](https://resource.ualive.com/contents/post/2025/01/08/5c855da3-adfb-460e-a8e7-43fe60c9b330.jpg)
유얼라이브 측에서 내게 앨범 소개를 부탁할 때 "가장 좋아하는 앨범으로 해주세요"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좋아하는 여러 앨범들이 머리를 스쳐갔지만, 그래도 하나를 고른다면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의 [Pet Sounds]이다.

©The Beach Boys - [Pet Sounds]
비치 보이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1961년에 데뷔한 대표적인 미국 밴드로, 영국에 비틀즈(The Beatles)가 있었다면 미국에는 바로 비치 보이스가 있었다. 60-70년대 밴드의 전성기를 거쳐 21세기에도 활동하여 긴 커리어와 기록들을 가지고 있는 비치 보이스. 이번에 소개할 앨범 [Pet Sounds]는 비치 보이스의 리더 격인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이 주도한 앨범으로 밴드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또한 밴드의 대표작을 넘어 대중음악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위대한 앨범으로 꼽히곤 한다.

The Beach Boys ©Gems/Redferns/Getty Images
어떤 밴드든 각자의 개성이 있지만, 비치 보이스의 [Pet Sounds]는 당대 밴드의 개성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고 생각한다. 레코딩 스타일이라던가, 편곡 스타일, 정서가 그러하다. 그리고 60년대 당시 생소했던 테레민과 샘플링 등을 음악에 녹이는 실험적인 시도들도 이루어졌다. 본디 음악의 실험성이라는 것은 난해하다고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 앨범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마 [Pet Sounds]의 근본이 팝이기 때문일 것이다.
앨범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곡들은 'Wouldn't It Be Nice', 'God Only Knows'인데, 광고라던가 영화 OST로 사용된 적이 있어서 들으면 익숙할 분들이 계실 것이다. 하지만 해당 앨범에서 내가 추천하는 곡은 'I Just Wasn’t Made For These Times'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곡이지만 앨범 집약적인 사운드, 곡의 끝으로 향할수록 놀라운 편곡을 이유로 꼽고 싶다. 그리고 앨범의 마지막 곡 'Caroiine, No'의 멜로디는 내가 그간 들었던 곡 중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가 아닐까 싶다.

Brian Wilson ©Alamy Stock photo
하지만 [Pet Sounds]는 지금의 찬사와는 다르게 당시 비치 보이스의 본고장인 미국에선 미적지근한 반응이었으며, 당대 전례 없던 앨범 제작비에 비해 상업적으로는 기존 작업물들의 스코어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 때문에 밴드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브라이언 윌슨이 정신적 고통이 더 심해지는 계기를 제공, 밴드의 후속작으로 예정되었던 앨범 [Smile]은 세상에 정식 공개되기까지 약 40년이란 시간이 걸리게 된다(*앨범 [Smile]은 브라이언 윌슨의 솔로 앨범으로 2004년 발매). 이후 [Pet Sounds]는 90년대 재발매가 이뤄지게 되어 재평가와 더불어 대중에게 알려져 지금의 위치와 지위를 얻게 되었다.
60년대 앨범이기에 현재는 모노 버전과 스테레오 버전 두 가지 믹스 버전으로 들을 수 있다. 나는 모노 버전을 더 듣곤 하는데, 당시 시대상의 영향도 있지만 브라이언 윌슨이 한쪽 귀가 온전치 못해 모노를 더 선호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매번 들을 때 모노 버전을 먼저 찾게 된다. 두 버전 다 좋으니 본인에게 맞게 취사선택하면 될 것 같다.

The Beach Boys ©Dezo Hoffman/REX/Shutterstock
개인적으로 비치 보이스의 보컬 트랙의 오버더빙 방식을 굉장히 좋아한다. 처음 혼자 레코딩을 할 때, 어떻게 이런 느낌을 낼 수 있는지 반복해 들으며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Pet Sounds]에서는 수록이 되어 있지 않지만 비치 보이스의 곡 중 'Good Vibrations'이라는 곡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간 음악 하면서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곡이라 생각한다. 고등학생 때 처음 듣고 독보적인 스타일에 크게 감탄했었다. 아마 내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은 곡이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너무 좋아하는 밴드의 앨범이기도 하고, 대표적인 앨범이라 글을 쓰는데 많이 부담이 되었다. 그래도 아직 못 들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번 들어보시라 이야기드리고 싶다. 내가 그간 들었던 앨범 중 가장 좋은 앨범이라고, 최고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 Photo. Gems/Redferns/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