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의 시크함과 핑크의 소녀스러움을 둘 다 간직한 아티스트, 세일러(Sailorr)는 알앤비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주목할 만한 신예 뮤지션이다. 2월의 빌보드 알앤비 루키(Billboard's R&B Rookie)로 선정된 그를 살펴보자.
베트남계 아메리칸인 세일러는 트랙 ‘POOKIE'S REQUIEM’으로 주목받았다. 진혼곡(죽은 이를 위한 곡)을 뜻하는 단어 레퀴엠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것이 누군가를 향한 헌정곡임을 알 수 있다. 세일러는 매혹적인 목소리로 전 애인을 향한 비난과 동시에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달랜다. 또한 그는 이 트랙이 인기를 얻자 기존 트랙에 R&B 뮤지션 서머 워커(Summer Walker)를 초대해 리믹스 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세일러는 데이즈드(Dazed)와의 인터뷰에서 이 곡은 “ 도움을 요청하는 외침이지만, 그 관계에 쏟았던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되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만화 <세일러문>에서 따온 이름처럼, 세일러에게서는 다크 하면서도 소녀스러운 감성을 동시에 지닌다. 이 매력은 세일러의 공식 리릭 비디오 ‘CUT UP’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케이크를 뭉개는 그의 모습, 일반적인 신부나 소녀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화장과 검정 그릴(이에 착용하는 악세서리)은 그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알앤비라는 장르가 갖는 특성 때문일까. 세일러의 핑크는 결코 뽀얗고 맑지 않다. 그러나 핑크에 검정 잉크 몇 방울을 스민 듯 짙고 매혹적인 색을 띤다. 분홍빛 소녀스러움에 질린 이들이라면 세일러가 선보이는 남다른 핑크빛 알앤비에 주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