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1: 사사미 사랑해!
SASAMI: 왜?
팬2: 예뻐요!
SASAMI: 너도.
SASAMI: 다 같이 모쉬 핏하자!
(관객석으로 돌진)

Q1. 한국 팬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chrisdacanha
A. 한국 사람 안녕! 사사미입니다.
Q2. 3집 [Blood On The Silver Screen]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 혹은 앨범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요소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나요?

©Andrew Thomas Huang
A. 다양한 팝(pop)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어요. 프린스(Prince), 레이디 가가(Lady Gaga) 등 여러 시대의 팝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죠. 돌리 파튼(Dolly Parton)의 모던 컨트리에서도 영향을 받았고요. 팝 음악은 어떤 것이든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2집 [Squeeze]는 메탈에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요. 투어를 돌면서 샤우팅도 했고, 무거운 기타를 들고 다녀서 온몸이 멍투성이에 목소리도 망가졌어요. 그때 이후로 생각한 게, ‘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전문성을 갈고닦아야겠다’였죠. 팝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주인공 캐릭터라고 느끼게 만들어주고,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그래서 이번 3집에는 팝적인 색채가 가미된 것 같아요.
Q3. ‘팝’을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이번에 팝 느낌이 물씬 나는 앨범을 발매하셨어요. 기존 디스코그래피와는 다른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싶은 건가요? 아니면 여러 실험적인 시도들 중 하나인 건가요?
A. 팝은 사운드로 정의되는 것이 아닌, 듣는 사람의 느낌에 의해 정의된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많은 팝 음악이 일종의 업 템포이고, 따라 부르기 쉬운 캐치한 멜로디를 가지고 있죠. 마치 사람들을 내 공간으로 초대하는 것과 같아요. 어떤 음악은 “앗, 날 쳐다보지 마! 이건 내 다이어리야”하지만, 팝은 “이리 와, 같이 가자!”라고 말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도록 유도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모든 활동은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실험적인 시도들이에요. 모든 음악 장르는 제게 있어서 숙제 같은 것이죠. 늘 새로운 장르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해요. 팝도 그동안 탐구해 보고 싶었던 영역이었습니다.
제 자신이 하나의 정체성으로 정의 내려지는 것이 싫었어요. “사사미는 한국계 미국인 기타리스트 록 뮤지션” 이런 식으로요. 이번 앨범은 아티스트 사사미가 하나의 캐릭터로 정의되는 것에 대한 반항 같기도 하네요.
사사미를 한 단어로 정의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의 삶이 책이라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식물을 다룬 백과사전 정도는 될 테다. 때문에 차기 행보가 무척 기대되는 뮤지션일 수밖에.
Q4.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한국 밴드/싱어송라이터의 노래가 있나요?
A. 저 케이팝 많이 들어요. 아일릿(ILLIT)의 ‘Magnetic’을 많이 불렀고, 안무도 배웠어요. 아주 조금. 너무 어려워요.(웃음) 뉴진스(NewJeans)의 ‘Super Shy’도 살짝 연습했어요. 춤 귀엽던데요! 제가 무대에서 직접 안무를 하거나 할 일은 없겠지만, 평소에 이런 것들을 연습하면서 그 세계를 탐구해보고 싶어요.

©ILLIT

©NewJeans
사사미가 추는 매그내틱과 슈퍼 샤이라니.
직관하고 싶은 건 저만이 아니겠죠?
Q5.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 뮤지션이 있다면?
A. LA에서 새소년의 황소윤과 작업 중이에요. 뷰티풀노이즈 레이블과 연락이 닿았는데, 그쪽 소속 아티스트들과 함께 협업하고 싶어요. 제 음악에서 한국어를 많이 시도해 보고 싶거든요.

©Kim tae kyun
정말 보고 싶습니다. 황소윤과 사사미의 콜라보레이션.
간절히 원합니다. 네. 당장 함께 무대를 꾸려주세요.
Q6. 당신의 과거 음악은 대부분 우울하고 폭력적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이유는 무엇이며, 이번 3집에도 그러한 정서가 녹아있는지 궁금합니다.
A. 2집 [Squeeze]는 의도적으로 메탈 요소들을 가져온 앨범이에요. 기존 제 팬들은 메탈 커뮤니티에 익숙하지 않았을 거예요. 메탈은 공격적이고, 남성 중심적이죠. 제가 이 음악을 함으로써 청중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싶었고, 그래서 의도적으로 공격적인 느낌을 줬어요. 제가 우울한 음악을 하려고 했다기 보다, 전 그냥 이모(emo) 음악을 해요. 전 감정적인 사람이니까요, 하하.
팬데믹 바로 직후에 2집 투어를 시작했어요. 많은 사람들의 내면에 분노가 있었죠. 그 분노를 물리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제 공연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살면서 모쉬 핏을 해본 적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좀 해보라고, 제가 부추기면서 돗자리를 깔아줬죠.
2집의 감정이 분노, 슬픔이었다면 3집은 ‘코미디’인 것 같아요. 다음 앨범에는 또 다른 감정이 녹아있겠죠? (웃음)

©crystallinestructures
아티스트란 누굴까. 이 질문을 끊임없이 파고들다 보면 아티스트는 결국 내 안의 것들을 하나의 형태로 끄집어내는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사미는 누구보다 아티스트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사람이다.
Q7. 개인적으로 이번 3집의 에너지가 산뜻하고 좋은데요. 확실히 콘서트에서 관객과 교류하기에 적합한 음악인 것 같아요. 앨범을 만들 때 관객과의 시너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A. 관객들과의 시너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하면서 느끼는 건 앨범 하나가 제 인생의 2-3년어치라는 거예요. 투어를 1-2년은 하니까요.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내 공연이 어떤 인상을 주면 좋을까?’, ‘어떻게 관중들과 교감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그래서 함께 춤추기 위한 댄스곡도 포함됐죠. 물론 함께 모쉬 핏하기 위한 메탈 곡도 여전히 있고요.
에디터는 사사미의 공연을 직관했다. 실로 엄청난 에너지였다. 올해 중 가장 카타르시스의 총량이 컸던 순간. 그가 관객에게 선사하는 교감의 형태는 모쉬 핏이라는 행위를 넘어선, 도무지 울림을 멈추지 않는 파장이다.
Q8.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곡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Nothing But A Sad Face On’. 투어에서 프렌치 호른을 처음으로 연주했던 곡이라서요. 프렌치 호른은 제 인생 첫 악기인데, 밴드 활동하면서 연주해 본 건 처음이라서 이 노래는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 나요.
사사미는 과거 오케스트라에서 프렌치 호른을 연주한 적이 있다.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어째서인지 이질감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음악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담는, 그런 진심이 느껴져서 일지도.
Q9. 젠 드실베오(Jenn Decilveo), 로스템(Rostam)과 함께 작업한 경험은 어땠나요? 이전의 작곡 과정과는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전 항상 배우려고 하는 편이니까, 두 사람은 제게 멘토나 다름없어요. 둘 다 경험도 많고, 재능도 있으니까요. 특히 젠이요. 아, 젠도 저처럼 게자리예요. 한국에서는 별자리 잘 안 믿죠? (웃음) 여튼 그래서인지 저처럼 감정적이고, 노래의 감정선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요. 두 사람과 작업하며 참 많이 배웠어요.

©Andrew Thomas Huang
여러 사람과 작업하면서 동시에 제 아이디어도 살려내야 했는데요. 배울 것은 배우면서, 제 목소리와 의견도 제시하는, 그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분명 이 두 사람이 없었다면 이번 앨범이 이런 느낌으로 뽑히지 않았을 거예요.
Q10. 클레어오와 함께 ‘In Love with A Memory’를 작업했어요.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한데요. 어떻게 인연이 되어 함께 작업하셨나요?
A. 클레어오와 저는 오랜 시간 동안 서로의 친구이면서 서로의 팬이었어요. 사실 로스템은 클레어오의 첫 레코드를 프로듀싱했었고, 제 노래를 믹싱한 데이브 프리드먼(Dave Fridmann)은 클레어오의 곡을 믹싱했었어요. 전부 한 식구나 다름없죠. 그래서 이번 곡도 같이 하게 됐어요. 여담이지만, 전 클레어오의 음악이 너무 좋아요. 그런데 좀 짧게 느껴저서, 더 긴 버전이 필요해요! (웃음)
서로의 곁을 지키며 묵묵히 응원해 준다는 게, 말처럼 쉽지 만은 않다. 특히나 외로운 예술가의 길을 걷는다면. 클레어오와 사사미는 홀로 그리고 함께, 지금의 자리에 와 있다. 버티고, 해내고, 응원하고, 머물기. 단단한 마음의 싹이 꽃을 피우는 순간.
Q11. ‘In Love With A Memory’의 뮤직비디오 컨셉은 어디서 영감을 받으셨나요?
A. 곡 작업을 다 끝내기도 전에 앤드류 토마스 황(Andrew Thomas Huang)과 함께 디렉팅을 시작했어요. 제 2집과 3집 앨범 커버를 모두 작업한 분이죠. 정말 창의적인 감독이고, 여러 유명 아티스트들과 함께 일했어요.
이 분이 정말 잘하는 게 뭐냐면, 아티스트에게 <만들고자 하는 이야기는 어떤 내용인지>, <이야기의 주연은 누구인지>, <앨범의 캐릭터는 누구인지> 이런 부분들을 스스로 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게도 세계관 구축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Tanner Deutsch
앨범 전체적으로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서부 영화는 아니지만 사막도 있고, 액션도 있고, 일종의 로맨스도 있어요. 시각적인 영감은 80년대의 곱슬머리와 데님 조끼, 부츠에서 착안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함이 잘 드러나죠. 이러한 레퍼런스들로부터 영감을 얻었어요.
‘In Love With A Memory’ 뮤직비디오에는 제가 만든 그 세계 속의 사막을 담고 싶었어요. 제이 스웬(Jay Swuen)이 제 비전을 실현해 주었죠. 제이 스웬은 보통 촬영을 위주로 작업하는데, 제 뮤직비디오에서는 함께 연출도 맡았어요. 제가 정말 신뢰하는 친구 중 한 명이라, 함께 일하는 게 참 즐거웠어요.
Q12. 이번 3집 가사에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아요. 사사미의 실제 경험을 썼나요?

©Miriam Marlene
A. 실화도 분명 있어요. 그런데 아티스트의 삶이 정말 좋은 점이 뭔지 아시나요? 제 음악이 100% 제 이야기일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캐릭터를 창조하고 그가 저 대신 무언가를 하게 만들 수 있어요. 작가가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번 앨범의 주연은 다른 행성에서 지구로 온 외계인이에요. 곱슬머리를 하고 데님 바지에 부츠를 신은 동양인이고, 액션 히어로죠. 이 캐릭터는 사랑을 의인화한 것이고, 제 적이에요. 전 이 적을 찾아다니면서 잡으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 친구와 사랑에 빠져요. 서로를 쫓아다니면서. 그러면서 여러 경험을 하게 되고, 그게 이 앨범의 줄거리랍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만 시계를 쳐다봤다. 왜, 정말 재미있는 드라마나 예능을 볼 때면 ‘제발 끝나지 마라’ 하는 마음에 초초해지지 않나. 딱 그런 조바심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정말 훌륭한 스토리텔러라고, 자꾸만 되뇌이게 됐다.
Q13. ‘I’ll Be Gone’의 복고풍 사운드와 멜로디 라인이 정말 인상 깊어요. 어떻게 작곡하게 됐는지,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A. 케이트 부시(Kate Bush), 뱃 포 래시스(Bat for Lashes)와 같은 음악들을 많이 들었어요. 80년대 드럼을 프로듀싱에 많이 썼던, 2000년대 초반의 음악 씬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죠.
‘I’ll Be Gone’은 제가 운전하면서 이동할 때 작업했던 곡이에요. 전 보통 음성 메모처럼 휴대폰에 보컬을 녹음하거나 아이패드로 미디 프로듀싱을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 기억으로는, 집까지 7시간 정도 운전했던 날에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머릿속에서 다른 생각들과 충돌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그렇게 이 곡이 탄생했어요.
Q14. 2집 [Squeeze]에서는 앨범 커버에 한국어를 사용했어요. 스스로 한국인의 정체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또 본인의 어떤 모습에서 그러한 정체성을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Andrew Thomas Huang
A. 제 모든 가족 중에 제가 미국에서 태어난 첫 번째 자식이에요. 수백 년, 수천 년간 제 조상들은 전부 순수 한국 핏줄이셨죠. 그래서 제 혈통은 그냥 한국인이라고 볼 수 있어요. 비록 제가 미국 땅에서 태어났지만, 한국 교회와 한글 학교도 다녔어요. 그곳에선 한국 문화가 만연했죠.
그리고 중요한 건, 제게 기본적으로 ‘눈치’가 탑재되어 있어요. 그래서 한국에 왔을 때 정말 편안했답니다. 이곳에선 모두가 눈치라는 걸 갖고 있으니까요. 미국엔 그런 게 없어요. 미국 사람들한테서 그런 걸 기대할 수도 없고요. 한국인 엄마와 함께 자랐다면, 그냥 한국인인 거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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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미의 센스에 박장대소한 순간.
정말 맞다. 한국 엄마 밑에서 자랐으면 그냥 한국인이다.
자식이 어디서 자랐건, 한국의 엄마 파워는 만국 공통인가 보다.
Q15. 대중에게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A. 제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 순간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전 모두가 참여하는 공연을 만들고 싶거든요.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다들 폰만 들여다보고 있잖아요. 심지어 공연에서조차요. 전 그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래서 모쉬 핏과 댄스 팝 요소들이 좋아요. 모쉬 핏하면서, 춤추면서 핸드폰 못 보잖아요, 하하.
제 바람은, 관객들이 제 공연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거예요. 프렌치 호른을 불었을 때 사람들이 엄청 놀라고 흥분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연극 무대에서나 볼 법한 그런 에너지를 제 공연에서 선보이고 싶어요.

©Andrew Thomas Huang
사사미의 공연이라면, 어느 누구도 감히 폰딧불을 머리 위로 치켜들 수 없을 것이다. 어떻게 아냐고? 가보시면 안다.
다 같이 나와서 모쉬핏하자!!!
Q16. 한국에서의 공연 기대되시나요?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그럼요, 제 첫 내한 공연이에요. 이번 기회를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이 찾아뵙고 싶어요. 다음엔 더 장기간 한국에 체류하려고 이미 계획하고 있답니다. 이번엔 제 솔로 공연이지만, 다음에는 꼭 밴드 세션들도 데려와서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요. 한국 밴드를 섭외할 수도 있죠.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요. (웃음) 한국의 멋진 메탈 드러머를 알고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한국 팬 여러분, 제 노래 ‘Slugger’가 한국 노래방에 등록될 수 있게 다들 도와주세요! 히히.
사사미의 할머니께서 노래를 부르실 수 있도록 5초만 시간을 베풀어주세요. :) (사실 에디터도 줄기차게 부르고 싶은 건 안 비밀.)

©chrisdacanha

| Photo. Tanner Deuts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