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 봤던 그 가수네!’

2024 홍대 잔다리 페스타에서 파미가 첫 내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몇 주 전부터 한국인들의 알고리즘을 장악한 뮤직비디오가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침 내 유튜브 페이지에도 화제의 썸네일이 등장했는데, 웬걸. 아는 얼굴이었다. 작년 홍대 잔다리 페스타에서 보았던 파미(pami)의 신곡이 바이럴되고 있었던 것. 게다가 한국인들의 댓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조회수 고공행진 중인 파미의 ‘pity dirty’
문득 파미의 첫인상이 떠올랐다. 20명 남짓한 관객 앞에서도 환한 미소로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어 가며 라이브를 이어가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개인 SNS에 영상을 찍어 올렸고, 파미가 그 영상을 공유해 주기도 했다. 이 추억을 글로 남기고 싶어서, 곧바로 파미를 소개하는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파미와 주고받은 인스타그램 DM
세상은 좁고, 인연의 실마리는 엉켜있나 보다. 파미에게 인스타그램 DM을, 그의 레이블 쥬시(Juicey)에 이메일을 보냈던 건 의식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진심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시킨 일이었다. 내가 쓴 기사를 보냈고, 몇 시간이 채 안 돼 양쪽에서 연락이 왔다. 그렇게 내 글보다도 더 따뜻한 마음이 담긴 답변을 받았다. 심지어 한국어 기사를 태국어로 번역해서 읽었다고.

쥬시의 화답
‘이렇게 느낌 좋은 아티스트는 무조건 한국에 알려야 한다’는 무모한 생각이 뇌를 스쳐 지나갔고, 정신 차려보니 화상 인터뷰를 제안하고 있었다. 걱정이 무색하게도, 양쪽 모두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 그렇게 3월의 끝자락, 작은 모니터 안에서 눈부시게 반짝이는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파미를, 나는 다시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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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서울 홍대 잔다리 페스타에서 처음으로 한국과의 인연을 맺었다. 우연히 파미의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관객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라이브를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처음으로 한국 팬들과 만난 소감은 어땠나?
https://www.instagram.com/p/DAvGpBMSXzB/?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3D%3D
pami: 당신을 기억해요.
kimyo: 정말요? 어떻게..
pami: 오른쪽에 서 계셨던, 키가 조금 큰 분이셨죠? (에디터는 굽이 있는 신발을 신고 갔다.)
kimyo: 맞아요. 영광이네요.
pami: 하하, 그날 정말 긴장했어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연이었거든요. 주변에서 대부분 잔다리 페스타가 좋은 기회고, 인디 아티스트에게는 큰 무대라고 말씀해 주셨답니다. 그래서 무대에 올라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 더욱 흥분을 감출 수 없었어요. 많은 관객이 계시지는 않았지만요. 아마.. 30명 정도였을 거예요.
하지만 많은 사람이 없어도 괜찮았어요. 편안함을 느꼈고, ‘내 공연을 보러 온 모두에게 다가가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었죠. 관객 한 분 한 분이 보였기 때문에, 제가 모두의 눈을 맞추어가며 공연할 수 있었는지도 몰라요. 웃음) 정말 멋졌고, 그 장소가 매우 따스하게 느껴졌어요.

서울 홍대를 방문한 파미와 제임스 알린 | ©최정진/Visla
작년 한 해 6곡이 담긴 EP와 3곡의 싱글을 발매했고, 올해도 벌써 1곡의 싱글을 냈다. 다작의 비결은?

©Juicey
pami: 음악이 너무 좋으니까요. 제게는 회사에 보여줄 수 있는 데모들이 항상 많이 있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활동할 수 있고, 작품을 낼 수 있죠. 작년에 그렇게 다작했는데도, 세 달의 휴식이 주어졌는데요. 그래서 올해는 더 해보자는 생각이에요.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이 너무 많아서, 다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pity dirty’의 뮤직비디오가 소위 말해 ‘떡상했다’.(4월 16일 기준 89만) 내 주변에도 파미의 뮤직비디오가 추천 페이지에 떴다는 지인들이 많다. 먼저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소감은 어떠한가?
pami: 충격이었어요.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줄 몰랐어요. 왜냐면 ‘pity dirty’는 제가 전에 만든 곡들과는 매우 다르거든요. 장난기 가득하고, 뻔뻔해요. 하지만 동시에 차분하기도 하고 예전 곡들보다 미니멀하죠. 그래서 이 곡이 터졌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Juicey
pami: 그리고 유튜브 알고리즘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덕분에 모두가 남긴 댓글을 볼 수 있고 저와 제 팀에게 많은 힘이 되었어요. 앞으로의 방향도 확실해졌고요. 여러분께 더 많은 곡을 선보일 거예요. 알고리즘아 고마워! (웃음)
kimyo: 알고리즘 덕분도 있겠지만, 그냥 파미의 음악이 너무 좋았는걸요. 뮤직비디오도 아름다웠고요.
pami: 감사해요. 여담인데, 뮤직비디오는 사실 저희 팀이 직접 만들었어요. 그날 해변에서 저희 팀 소속 8명의 인원이 촬영에 함께했죠.
kimyo: 와, 정말 대단하네요! 멋져요.
‘pity dirty’의 가사가 유혹적(flirty)이고, 재치있고, 귀엽다. 작사에 본인 경험을 녹여내는 편인가? ‘pity dirty’라는 노래가 탄생한 배경이 궁금하다.

©Juicey
pami: 가사가 장난스러우면서도 굉장히 중의적이에요. 작년에는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 곡이 많았는데, 올해에는 저의 짓궂고 장난스러운 측면을 조명하고 싶었어요. ‘pity dirty’는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뻔히 알면서 절대 그의 바람대로 해주지 않고 있는 내용인데요. 제 이야기이기도 해요. 인스타그램 DM이 시작점이었죠!
kimyo: ! (놀람) 정말요?
pami: 네.(웃음) 제가 그분들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거나 하진 않았지만, ‘pity dirty’의 영감이 되었어요. 이런 곡을 써보고 싶었거든요. 사람들이 노래를 듣고 ‘내 불륜녀가 떠오른다’고 할 때 ‘엇 그건 내가 의도한 건 그게 아닌데..!’라고 생각했어요.(웃음)
kimyo: 하하하, 당황스러웠겠어요. 그럼 받은 DM 내용으로부터 가사를 생각해 내신 거예요?
pami: 특정 메시지가 가사에 쓰인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DM 창이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 거죠. 되게 못된 소리처럼 들리실 수도 있지만.. ‘난 이 남자들이랑 이야기할 수 없는걸. 불쌍하군(pity)’ 이런 마음에서 시작된 거예요. 그중에 저를 성적(dirty)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겠죠. 어떻게 보면 이들을 놀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 생각이 ‘pity dirty’로 탄생했답니다.
kimyo: 앗(부끄..) 그렇군요!
pami: 그리고 맞아요, 저는 저와 무관한 내용을 가사로 쓰진 않는 것 같아요. 대부분 제 이야기가 많죠.
kimyo: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거나 하지는 않나요?
pami: 음.. 아직까지는 없어요. 하지만 나중에 제 삶이 너무 풍족해져서 더 이상 가사에 쓸 내용이 없어진다면,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가사를 쓸 수도 있겠죠? (웃음)
‘pity dirty’의 뮤직비디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레트로한 무드, 컬러 그레이딩, 의상, 연출, 구도 등이 시각적으로 즐거웠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노래의 어떠한 서사를 강조하고 싶었나?

‘pity dirty’ 뮤직비디오 스틸컷을 모아보았다.
pami: 밤에 뮤직비디오를 찍을까 생각했었는데, 회사 식구들이 다들 반대하셨어요. 대체로 뮤직비디오를 밤에 찍어왔으니까, 이번엔 낮에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이분들을 믿으니까,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감독님께서는 해변에서 찍자고 하셨고요.
저희는 그냥 날을 잡아서 다 같이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편이에요. 여기에 이걸 넣고, 저기에 저걸 넣자, 이런 식으로요. 뮤직비디오를 자세히 보시면, 녹은 아이스크림, 한 입 베어물은 사과같이 더럽혀진 듯한 오브제들이 많아요. 실은 이 모든 게, 처녀성(virginity)을 표현하려는 것이었죠.
하지만 ‘이 뮤직비디오는 이런 거야’라고 모든 사람들에게 공표하진 않을 거예요. 왜냐면 전 사람들이 스스로 하나씩 찾아봐주었으면 하거든요. 떨어진 풍선이라던가, 제 무릎에 묻은 뭔가라던가.. 말이에요! 아마 이제 ‘pity dirty’를 예전과 똑같은 느낌으로 바라볼 수 없을 지도 몰라요, 미안해요. (웃음)
kimyo: 하하, 전 정말 흥미로운걸요. 눈이 번쩍 뜨인 기분이에요.

©pami IG
pami: 아, 참고로 아이스크림 말이에요. 저희가 방콕에서 차로 5시간 정도 가야 하는 다른 도시에서 촬영했어야 했는데, 방콕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왔던 거였어요. 그걸 5시간이나 방치한 거죠!
kimyo: 세상에, 정말 귀여운 팀이네요..
파미의 음악을 듣다 보면, 솔로 기타 리프나 밴드 사운드가 깊숙이 내재된 감정을 자극하는 것 같다. 디스코그래피의 크레딧을 확인해 봤는데, 파미의 이름이 있었다. 직접 악기를 연주하면서 녹음하고 있는가? 멜로디나 악상이 떠오를 때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Juicey
pami: ‘pity dirty’는 제가 첫 데모를 녹음했지만 그게 완성본은 아니었어요. 당시 녹음했던 유일한 악기는 기타였죠. 대신 제 프로듀서께서 그 리프가 이미 완성형이라 건들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저로서는 뿌듯하고 행복했죠. 프로듀서 분이 더 미니멀하게, 베이스 라인을 더 크리스피하게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작업을 해주셨고, 지금의 노래가 탄생했답니다.
kimyo: 파미의 기타 리프가 종종 곡에 사용되곤 하나요?
pami: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에요. 첫 EP [out of nowhere]에서는 피아노를 주로 쳤었고요.
kimyo: 그렇다면 더욱 인상 깊은 순간이었겠네요. 축하드려요! 그럼 혹시 멜로디나 악상이 떠오를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pami: 악상은 갑자기 떠오르곤 하는데, 그럴 땐 휴대폰에 곧바로 녹음을 하고 다음 날 부스에 가서 다시 녹음을 해요. 가사는 항상 떠오르는 편인데, 노트에 적어놔요. (직접 보여주며) 이게 제 노트예요. 아마 1000곡은 있을걸요? 아니, 그 이상이려나.(웃음)
파미의 커리어를 보면, 싱어송라이터로서 홀로서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태국에서 ‘แฟนเธอ... (I Don't Like)’로 인지도를 쌓은 후, 중국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걸그룹으로 데뷔했다. 이후 작년 Juicey와 계약하며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걷고 있다. 계속해서 도전을 멈추지 않은 이유 그리고 가수를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pami: 가수는 마음이 시키는 꿈이었고,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유일한 직업이에요. 의식이라는 게 생길 때부터요. 선생님께서 “네 꿈이 뭐니” 하고 물으시면, 늘 가수를 말했죠.
2천 만 조회수를 상회하는 파미의 태국어 히트곡
pami: 말씀해 주신 것처럼 태국어로 T-pop을 시작했다가, 중국에서 걸그룹도 했다가, 다시 태국에 돌아와 영어 노래를 만들었어요. 정말 많은 과제를 해냈는데 그럴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았고, 그래서 멈출 수 없었어요. 멈추고 싶지 않았고요. 어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자주 노선을 바꿔?”라고 묻지만, 영어로 가사를 쓰고 영어 노래를 작곡하는 것도 제 꿈의 일부였거든요. 하나하나가 꿈을 위한 큰 도전이었고, 모든 경험은 제 삶의 일부가 돼요.
오글거리게 들릴 수도 있지만, 만약 이 모든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싶어요. 태국에서 영어 노래를 발매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까, 지금 돌이켜보면 전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요.
kimyo: 대단해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데도 영어를 너무 잘하시고요.
pami: 제 문법이 완벽하진 않지만, 아마 어렸을 때 국제 학교를 다녀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영어를 쓰는 친구들도 많고, 자주 영어로 소통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소리를 비슷하게 따라 하는 걸 좋아해요. 주변 친구들이나 영어 콘텐츠를 보다 보니 그들의 억양과 비슷해져 버렸는지도 몰라요. 제 억양이 정확히 뭔진 저도 모르겠지만요.(웃음)
kimyo: 어디서 들었는데, 음악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언어에도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파미가 본 투 비 뮤지션이라 그런 것 아닐까요?
pami: 그 이야기는 처음 들었는데, 일리가 있는 것 같네요! 덕분에 방금 제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어요.(웃음)

©pami IG
현재 소속인 쥬시와 계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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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의 첫 싱글 ‘covent garden’을 프로듀싱한 빌리
pami: 음악 공부를 하기 위해 영국에 다녀온 이후로, 데모가 많이 생겼어요. 일단 곧바로 찾아간 사람이 태국 출신 밴드 틸리 버즈(Tilly Birds)의 멤버 빌리(Billy)인데요. 그분께 제 프로듀서가 되어달라고 부탁했어요. 다행히 빌리가 흔쾌히 승낙했죠. 그런데 프로듀싱 비용 영수증을 받아보니, '와우, 정말 너무 비싸잖아!'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고요. 어떡하지, 싶었어요.

Juicey 소속 태국 아티스트들
pami: 그때 빌리가 제게 회사를 찾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T-Pop 회사는 가고 싶지 않아서, 인디 음악 회사 중에 괜찮은 곳이 있냐고 물었죠. 빌리가 많은 선택지를 알려줬는데, “쥬시는 어때?”라는 말에 평소 하입스(HYBS)를 알고 있었으니 거기가 좋겠다 싶었어요. 마침 쥬시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많았고요.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쥬시에 메일을 보냈는데요. 처음엔 쥬시에서 제 음악을 정말 싫어하셨어요.
kimyo: ! (놀람) 정말요?
pami: 네, 곡은 정말 좋았는데 목소리가 문제였어요. 왜냐면 그때 제 톤이 살짝.. 귀여운 느낌이었거든요. (당시의 톤으로 노래를 부르며) 정말 이랬다니까요!
kimyo: 하하하하, 정말 귀여운 하이톤이었네요.
pami: 그래서 차분한 톤으로 재녹음해서 다시 보냈더니, 쥬시에서 정말 좋아하셨어요. 이후 회사에 찾아가서 제 앨범에 대한 기나긴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어요.
kimyo: 와, 직접 준비하신 거예요?
pami: 네, 전부요. 타깃, PR같은 내용 모두요!
kimyo: 파미가 그냥 레이블 그 자체였네요.
pami: 모두가 그렇게 말했어요.(웃음) 회사에 제 사진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 “짜잔-!” 하고 보여드리기도 했죠. 그랬더니 회사에서 열정을 인정해 주셨어요. 정말 기뻤답니다. 그래서 계약을 하게 되었고, 쥬시에서의 첫 싱글 ‘Covent Garden’을 발매했어요. 너무 재밌었고, 지금은 회사 분들이 그냥 가족 같아요.
https://www.instagram.com/p/DE7ahmcz4Qm/?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3D%3D
Juicey가 주최한 콘서트에서 ‘not yet’을 부르는 파미
영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다. 얼마나 있었나? 그리고 음악적으로 어떤 영감을 얻었나?
pami: 제게 영국은.. 애증이에요.
kimyo: 오, 이유가 있을까요?
pami: 영국이라는 나라가 음악을 다루는 방식이 좋았어요. 그곳에선 음악을 중요하게 여기죠. 친구들이 하는 작은 공연에도 종종 갔는데, 영국에는 인디 아티스트들을 위한 소규모 공연장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거기서 음악을 사랑하고, 원하는 이들의 열정을 봤어요. 인종도 정말 다양했고요.
https://www.instagram.com/p/C7_rs6-Sx-s/?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3D%3D
pami: 작곡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수업을 들었는데, 최고였어요. 로직 프로(Logic pro, 애플 사의 DAW 프로그램)도 배웠고요. 보셨다시피, 저는 기술과 거리가 먼 사람이거든요. (앞서 파미는 화상 미팅 화면에 블러 필터를 적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kimyo: 하하하, 그냥 클래식한(?) 사람인 거죠!
pami: 흠흠, 아무튼, 작곡 수업 정말 좋았고요. 다만 영국이 제 마음을 아프게 한 부분은 물가였어요. 런던에서 지냈는데, 괜찮은 음식을 먹으려면 정말 비싸더라고요. 그래서 할아버지께 기도하곤 했어요. “제발!”
“제발”? 한국어인데, 어떻게 알고 있나?
pami: 사실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어요. 최근 작품은 별로 못 봤는데, 예전 로맨스 드라마는 거의 다 봤고요, <오징어 게임>도 봤어요. 지금 당장 생각하려니 떠오르지 않는데, 저한테 한국 배우 사진을 보여주시면 아마 대부분 알아볼 거예요.
kimyo: 공유 아시나요?

파미가 좋아하는 공유 배우
pami: 당연하죠! 너무 멋있잖아요! (흥분) 언제나 너무 잘생긴 “오빠”시고, <오징어 게임>에도 나오셨잖아요. 공유가 나온 장면을 몇 번이나 돌려봤는지 몰라요! 특히 러시안룰렛 씬이요.
kimyo: 저도 그 장면 좋아해요. 정말 좋아하시는구나!(웃음)
개인적으로 리사(LISA), 민니(MINNIE) 등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태국 가수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앞으로 파미도 싱어송라이터로서 한국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에서의 음악 활동 계획이 있는가?

©jatupong hosuwan
pami: 한국은 저희에게 굉장히 큰 발판이라고 해야 할까요. 리사나 민니가 세계로 뻗어나가기 전에 한국에서 시작했듯, 제게도 한국이 기회의 장소로 다가와요.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다시 공연을 하고 싶어요. 유튜브 영상 댓글에서 한국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한국에서 활동하려면 팀과 함께 어떻게 절 알릴지 브레인스토밍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저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죠. 확실한 건, 전 한국 사람들을 웃게 만들 수 있어요. 제가 당신을 웃긴 것처럼요.(웃음)
kimyo: 알고 있군요. 저 오늘 정말 많이 웃었어요. (눈물을 훔치며) 한국 문화도 잘 아시는 것 같아서, 분명 한국에서도 잘 되실 것 같아요.
pami: 저 한국 음식도 좋아해요. 그.. 수.. 순.. 아, “순두부”! 태국에서 순두부를 3일에 한 번 시켜 먹어요. “순.두.부.찌.개” 사랑해요.
kimyo: (숨넘어가도록 웃음) 저도 정말 자주 먹는 음식인데, 태국에도 있다니 너무 신기하네요!
파미를 위해 유튜버 망치님의 해물 순두부 찌개 레시피를 공유한다.
음악적으로 가장 많은 영감을 받은 뮤지션은 누구인가?
pami: 제 최애는 항상 그레이시 에이브럼스(Gracie Abrams, 이하 그레이시)였어요. 2019년에 애플 뮤직(Apple Music)에서 그레이시의 음악을 우연히 접했는데, 당시 팔로워 수가 아마 10만 명쯤이었을 거예요. 그때부터 좋아했고, 항상 앨범을 기다렸죠.

©Christina House
pami: 그레이시의 음악에는 제게 영감을 주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가사를 쓰고 스스로를 묘사하는 방식이 굉장히 사적이어서, 제가 마치 그의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죠. 공감되는 이야기도 많고요. 이러한 부분에서 영향을 받아서 저도 제 이야기를 가사로 쓰게 된 것 같아요.
인디 포크, 베드룸 팝 장르를 좋아해요. 베드룸 팝은 신기한 게, 엄청 높은 퀄리티의 음악은 아니지만 상상력이 어마어마하잖아요. 정말 귀엽죠. 클레어오(Clairo)의 음악도 부끄럼 타는 소녀 같아서 너무 좋아요. 동시에 강인함도 지녔고요.
주로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을 좋아하는데, 남성 뮤지션 중에서는 제레미 주커(Jeremy Zucker)나 The 1975의 음악을 자주 들어요.
평소 즐겨듣는 한국 밴드 혹은 가수는?
pami: 재밌는 사실은.. 웨이브 투 어스(wave to earth)의 음악을 자주 듣는데, 또 가장 좋아하는 한국 그룹은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예요.(웃음) 평소 듣는 노래랑 손수 작곡하는 노래가 다르듯 말이에요. 스트레이 키즈가 너무 좋아서 2년 전에 태국 콘서트도 갔어요. (회상하며) 정말.. 멋있었죠.
kimyo: 스트레이 키즈, 메모해 놓을게요.(웃음) 웨이브 투 얼스를 좋아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pami: 가사가 너무 좋아요. 전 사실 차가운 사람인데,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편안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하기도 한 그런 느낌이요.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멜로디도 좋고요.
함께 콜라보레이션하고 싶은 글로벌 가수는?
pami: 그레이시요. 가능할까요?(웃음)
kimyo: 역시 그레이시가 1위군요. 2위를 여쭤봐도 될까요?
pami: 하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고를 수가 없네요! 음.. 제임스 알린을 2위로 꼽을게요. 회사에 매일 묻거든요. 언제 같이 협업할 수 있냐고요. 회사에서는 항상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하시지만요.(웃음)
https://www.instagram.com/p/C_fj-wNyyrE/?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작년 제임스 알린과 함께 아시아 투어를 순회했다.
데뷔 스튜디오 앨범 발매 계획이 있는지?

EP [out of nowhere]
pami: 네! 올해 안에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할 거예요.
kimyo: 와, 정말요? 벌써 기대가 되는걸요?
pami: 아마 곧.. 나올 거예요.(웃음)
kimyo: 오, 그럼 ‘pity dirty’도 그 앨범에서 만나볼 수 있겠네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pami: 말하자면.. 연기(smoke) 같은 게 많이 나와요. 연기 같은 느낌이 나고요. 삽입된 아트는 굉장히 컬러풀할 거예요. 처음에는 다크한 앨범이 될 것 같았는데, 제가 중간에 방향을 조금 수정했어요. 다채로운 앨범이 될 예정이에요.
달콤 쌉싸름한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10대 때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는 감정을 겪는 것과 비슷해요. 하나의 감정보다는 여러 감정으로 와닿죠. 마치 흑과 백처럼, 기분 좋은 감정과 화난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향후 10년 내 뮤지션으로서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대중에게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pami: 영어로 노래하는 정말 멋진 태국의 인디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어요. 뮤지션이라면 대부분 그렇겠지만, 콘서트에 가고 싶고, 노래를 저장하고 싶은 그런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계속 곡을 쓰면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고요. 또 제 자신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아티스트이고 싶어요.(웃음)

©Juicey
pami: 예술인이라면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아무래도 생계가 안정적이지 않잖아요. 어렵죠. 하지만 그 과정이 재밌어요. 10년 안에 꼭 성공하고 싶어요.
kimyo: 분명 그렇게 되실 거예요.
pami: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 인터뷰를 10년 뒤에 다시 보게 된다면, 정말 멋있고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웃음)
추후 한국에서의 단독 공연 계획이 있는가?
pami: 너무 하고 싶어요. 하려고요. 할 거예요. 해야만 해요.(진지) 아직까지는 올해 어떤 나라에서 공연하게 될지 잘 모르지만, 한국에서 공연하게 된다면 꼭 말씀드릴게요.

©Juicey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pami: 이 인터뷰를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여러분이 저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되셔서 기뻐요. 언젠가 한국에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저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저는 정말 “순두부찌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랍니다.(웃음)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성사시켜주신 유얼라이브 측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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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Juic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