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이 점점 더워지기 시작한 5월, 여름 준비 잘하고 계신가요?
아차! 그전에 이 앨범은 꼭 챙겨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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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상처, 탄생과 상실
Kali Uchis - [Sincerely,]

©Elizaveta Porodina
삶은 언제나 시작과 끝이 존재한다. 어쩌면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생의 순리 속에서 칼리 우치스(Kali Uchis)는 허무주의에 빠지기 보다 지나가는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기로 한다.
앨범 발매 전, 칼리 우치스는 어머니의 죽음과 첫 아이의 탄생을 함께 경험했다. 사랑하는 이의 상실과 탄생, 이 모순된 감정 속에서 그는 진심을 담은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킨다. 현지 시각 5월 9일,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Sincerely,]를 발매한 칼리 우치스는 이번 앨범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라 표현했다.
선공개로 공개한 ‘Sunsine & Rain…’는 단순히 낭만적인 연인의 사랑 노래가 아니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실제 음성을 샘플링하여 만든 이 트랙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존재를 음악에 묻었다. ‘폭풍을 뚫고 나오니, 모든 게 선명해졌어. 햇살이 우릴 비추고, 빗물이 우릴 적셔도 우린 사랑에 머물자.’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트랙에 녹아있는 듯하다.
앨범의 마지막 트랙 ‘ILYSMIH’는 세상에 나온 아이에게 향했다. ‘널 너무 사랑해 아플만큼(I Love You So Much It Hurts).’ 아이를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를 느낀 칼리 우치스는 부모의 초월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아플만큼 사랑한다는 건 어떤 감정일까? ‘엄마’라 말하는 아이의 목소리와 함께 앨범은 마무리된다. 수년 전 그의 어머니도 들었던 그 갓난아이의 목소리로.
🎧 추천곡 : Lose My Cool, / For: You / Breeze!
✒️ Editor 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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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정령
Mei Semones - [Animaru]

©Seiko Semones
순수에 이끌려 귀를 기울이는 일은 드물다. 음악은 아티스트의 서사나 창의적인 컨셉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청자를 설득하지만, 개중에 인간과 자연 본연의 힘에 집중하는 이야기는 얼마나 될까. 그런 의미에서 메이 세모네스(Mei Semones)의 데뷔 스튜디오 앨범 [Animaru]는 시스템으로부터 때묻지 않은 어리숙한 매력을 지녔다.
숲에서 나고 자란 소녀가 사랑하는 자연의 소리는 솔직하다. ‘Dangomushi(공벌레)’라던가, ‘Donguri(도토리)’라던가, 메이 세모네스는 도시 시스템에서는 볼 수 없는 생태계의 입장을 대변한다.
I am not a resource / I am not a ribbon
나는 자원이 아니야 / 장식하는 리본도 아니고
I am not a cardboard box
상자도 아닐뿐더러
Not to be lived in / Not to be critical
잠시 머무는 공간도 아니고 / 딱히 비판하려는 것도 아냐
‘Animaru’ 中
‘순수’라는 것도 대게 그렇지 않나. 어린아이의 시선이 가장 정확할 때가 있듯, 솔직한 이야기는 날카로운 순수함을 수반한다. 숲과 숨을 함께했던 이 요정은 마천루가 빼곡한 도심에서는 알아차릴 수 없는 자연의 심정을 이해하고, 그저 목격한 것들을 나열할 뿐이다.
그게 정말 ‘Dumb Feeling(바보 같은 감정)’이고, 화려하고 특별한 일상이 아닐지라도. 애정을 담아 생명을 아끼는 사람의 마음은 많은 인공적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 울퉁불퉁한 재즈 그릇 위로 담긴 세상에 꼭 필요한 진심. [Animaru]는 내게 자생력과 순수가 반짝거리는 5월의 선물로 남아있다.
🎧 추천곡: Dangomushi / I can do what I want / Animaru
✒️ Editor Kim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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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이 있다고?
Aminé - [13 Months of Sunshine]

©Lucas Creighton
5년 만의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아미네(Aminé)의 [13 Months of Sunshine]는 2023년 프로듀서 케이트라나다(Kaytranada)와 합작 앨범 [KAYTRAMINÉ] 발매 후, 한결 차분해진 음악적 방향성과 그의 마지막 정규 앨범의 [Limbo]의 통통 튀는 매력을 한 데 섞어놓은 앨범이다.
얼핏 들으면 무작위로 배치된 것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유기적으로 연결된 트랙들을 따라 아미네는 기존의 팬들에게 인식되던 미국 포틀랜드 래퍼로서의 재치 있는 모습과 에티오피아에 뿌리를 두고 타지에서 살아온 인간으로서의 진솔된 모습을 자유롭게 넘나드며 앨범을 이끌어 간다.
이는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진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트랙 간 분위기와 유기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전작들보다 깔끔해진 프로듀싱이나 하우스, 칠웨이브, 펑크(Funk) 등 다양한 장르의 적극적인 차용은 해당 앨범이 랩 앨범이라기보다 팝 앨범에 가깝게 느껴지게 하기도 한다.
피처링 아티스트 또한 마찬가지이다.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에 의도적으로 배치된 피처링 아티스트 리온 토마스(Leon Thomas), 454, 토로 이 모아(Toro y Moi)는 아티스트를 밖에서 관조하며, 과거 가난과 우울증을 고백하며 시작하는 앨범이 끝에서는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라며 현재의 삶을 받아들이는 서사를 부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13 Months of Sunshine]는 그 무거운 의미를 알고 듣지 못하더라도 가볍고 재밌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이다.
앨범의 의미와는 중요한 연관이 없으나, 단순히 청각적 쾌감을 위해 배치된 가사들은 근 몇 년 아미네에게 붙여진 ‘여름’(아티스트의 곡이 여름을 시작하는 느낌이라는 이유로 붙여짐.)이라는 별명을 그대로 브랜딩 하면서 이번 앨범과 결합시키기 위한 고민의 흔적으로 보인다.
어떤가? [13 Months of Sunshine]의 트랙을 따라 새로운 모습의 아미네와 함께 여행을 떠나다 보면 곧 우리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13월의 태양이 뜨는 곳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 추천곡 : 13MOS / Cool About It / Raspberry Kisses
✒️ Editor Meddlee
l Photo. Elizaveta Porod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