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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픽 6월 신보 Bes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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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덥지근한 한여름,
잘 이겨내고 계신가요?
이번 달은 유독
진정성있는 사연으로 찾아온 아티스트들이 돋보였는데요.
아무래도 삶의 치열함 속에서 고군분투한 이들의 이야기가
저희 에디터들을 사로잡아 버린 것 같네요.
유월, 우리 곁에 찾아온 선물같은 앨범들과 함께
남은 여름, 웃으면서 이겨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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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McKinley Dixon - [Magic, Alive!]
뮤지션은 음악으로 자신을 이야기하지만, 그 방식은 언제나 다양하다. 그런 가운데 이번 6월은 유독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내면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도전적인 앨범들이 잇따라 등장한 시기였다.
모종의 사건을 겪고 있는 리틀 심즈(Little Simz), 진짜 ‘나’를 찾아온 로드(Lorde), 고향으로 돌아간 케빈 앱스트랙트(Kevin Abstract), 그리고 7년 만에 돌아온 존 벨리언(Jon Bellion)까지. 엇갈리는 반응 속에서도 이들의 새 음악은 모두 아티스트의 또 다른 면모를 느끼게 해 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진짜 이야기’들이 쏟아진 이번 달, 에디터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끌어당긴 건 그 누구의 실화도 아닌 죽은 친구를 살리기 위해 마법을 찾아 떠난 세 친구의 ‘판타지’였다.

©Ladon Alex
실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축으로 전개되는 맥킨리 딕슨(McKinley Dixon)의 컨셉 앨범 [Magic, Alive!]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만큼 밀도 높은 여정을 선사한다.
각 트랙은 죽은 친구를 되살리려는 세 친구의 판타지적 여정을 챕터처럼 나누어 구성하며, 그 안에 아티스트가 가지고 있는 죽음과 상실, 기도와 영원, 생존과 기억같은 보편적이고 실존적인 질문을 담아낸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시선과 성인이 된 후, 많은 때가 묻어버린 언어 사이를 넘나들며, 맥킨리 딕슨은 개인적인 상처와 그 치유의 과정을 다층적으로 풀어낸다.
이러한 구성은 프로덕션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직접적인 고백과 추상적인 은유가 뒤섞인 트랙들 위로 호른, 드럼, 재즈 기타, 피아노, 현악기 등 멜로딕한 악기들이 다양한 장르적 편곡을 이루고, 맥킨리 딕슨 특유의 내러티브하고 강렬한 재즈 랩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감각적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때로는 질문 자체가 답을 품는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은 주변의 죽음을 직접 경험했든 그렇지 않든, 그 무게를 안고 살아가는 법에 대한 진정성 어린 성찰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맥킨리 딕슨의 [Magic, Alive!]는 가장 판타지적인 이야기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서사로 완성된다. 그리고 이 서사는 단순한 고백을 넘어, 랩 앨범에서 오랜만에 느껴지는, 사운드 자체로 서사적인 기능까지 수행한 하나의 추억이었다.
🎧 추천곡 : ‘Sugar Water’, ‘Run, Run, Run, Pt. II’, ‘Listen Gentle’
✒️ Editor Medd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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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만둘 수밖에 없었나
HAIM - [I quit]
여름이다.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의 기운이 도처에 흩날리고 있다. 그러나 분명, 길어진 해질녘을 따라 저물어가는 사랑도 있을 터. 혹 당신의 이야기라면, 하임(HAIM)의 이유 있는 변명에 집중해 보셔야 한다.

©Paul Thomas Anderson
[I quit]! 나 그만뒀어요.
우린 왜 헤어졌을까? 이별 후, 친구와 술 한잔하며 이 흔하디흔한 토론 주제에 목청을 드높여봤다면. 아마 그건 오직 당신만 겪은 일은 아닐 테다. 하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 이후 처음으로 세 자매가 싱글이었던 시기, 이들은 한 지붕 아래에서 갖가지 변명들을 늘어놓았다.
사랑에 지치고 사람에 지치는 건 너에게도, 나에게도 일어나는 일. 이별은 유명 스타도, 대중도 피해 갈 수 없는 매서운 바람이다. 하임은 이 진리에 주목했다. 이를테면 리드 싱글 앨범 아트워크를 위해 파파라치 사진을 패러디한 것도, 이번 작품을 유독 팝적인 색채로 이끌어 가는 것도, 전부 하나의 키워드로 직결된다. ‘보편성’.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의 이혼 직후 파파라치 사진을 패러디했다.

‘패션 아이콘’ 케이트 모스(Kate Moss)의 파파라치 사진을 패러디했다.
때문에 여러모로 친절한 앨범이다. 한 마디로 [I quit]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누구나 끼어들 수 있는 ‘이별 토론장’인 셈. 하임은 <가장 알려진 존재(연예인)>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언어(팝)>를 필두로 이 토론의 사회를 맡고 있다.
한 편으론 15개나 되는 트랙들로부터 조금 어지럽고 산만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것 아닌가. 이별은 그렇게 깔끔하고 단순하지 않으니까. 구질구질하고, 찝찝하고, 제멋대로다. 그래서 나는 이 앨범만의 ‘통일성 없는 통일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왜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지. 왜 당신을 떠나야만 했는지. 이 지독한 질문들을 피하지 않고 거침없이 대답해나가는 세 자매의 일기를 엿듣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의 이별에도 꽤나 단순한 정의가 내려져 있다. 그러니, 길고 긴 이 여름, 사랑에 지치고 사람에 지쳤다면. 하임의 신보와 함께 조금 더 빠르고 확실히, 다음 단계로 나아가볼 수 있을 것 같다.
🎧 추천곡 : ‘Relationships’, ‘Down to be wrong’, ‘All over me’
✒️ Editor Kim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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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을 내던지고
Lorde - [Virgin]

©Universal Music New Zealand
어떠한 꾸밈없이 자신의 취약성을 내보이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다. 4년 만에 돌아온 뉴질랜드의 슈퍼스타는 ‘온전히 솔직한 자아’를 드러내는 용감한 앨범 [Virgin]으로 우리 앞에 섰다.
오랜 시간 공백기를 겪은 로드(Lorde)는 그동안 자신이 겪은 섭식장애, 성 정체성의 혼란, 생리와 임신 등 많은 이들이 입 밖으로 꺼내길 두려워하는 주제들을 거침없이 노래한다. 불편할 만큼 솔직한 고백이지만, 동시에 아름답고 강력하다.
[Virgin]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트랙 ‘Hammer’는 마치 선언문처럼 앨범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거칠고 무거운 비트로 시작되는 트랙은 제목 그대로 둔탁하게 내리꽂는 사운드로 청자를 단숨에 몰입시킨다. ‘이게 사랑인지, 배란인지 모르겠어’, ‘난 어떤 날은 여자고, 어떤 날은 남자야’라는 거침없는 가사는 마치 ‘망치’처럼 벽을 깨부수고, 갇혀있던 내면의 혼란과 욕망을 쏟아낸다.
서늘한 색채를 띄는 ‘Shapeshifter’는 관계 속에서 느끼는 무상함과 충동성을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는 ‘얼음’처럼 차가운, 누군가에게는 ‘불꽃’처럼 뜨거운 나의 진정한 자아는 무엇인가? 타인에 의해 자신의 모습을 바꾸며 살아가는 혼돈을 노래한 ‘Shapeshifter’는 유기적이고 전자적인 사운드의 긴장감을 통해 곡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위 트랙에서 알 수 있듯 [Virgin]은 앨범 전반에 육체성, 정체성에 대한 혼돈을 주제로 한다. 가리지 않고 드러낸 몸의 언어, 피하지 않고 마주한 감정들, 어쩌면 혼란스럽게 들릴 수 있는 이 앨범은 스스로를 투명하게 마주할 기회를 준다. 우리 내면에 억눌려있는 ‘그것’에 대해 말이다.
🎧 추천곡 : 'Hammer', 'Shapeshifter', 'Broken Glass'
✒️ Editor Ally
| Photo. Jimmy Font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