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시골 마을에서 우연히 만난 우리 셋. 어쩌다 보니 해체 한 번 없이 30년 넘게 밴드를 하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냐고?
그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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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 나랑 음악 할래? 👋🏻

시작은..
1990년대 초
영국 데본 주에 위치한 작은 해안 도시
틴머스(Teignmouth).

매튜 벨라미의 일기장
M: 안녕, 난 매튜 벨라미(Matthew Bellamy). 날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뮤지션’이지. 밴드 멤버셨던 아버지 덕분에 블루스, 클래식, 록, 힙합 등 여러 훌륭한 음악들을 듣고 자랐어. 피아노랑 기타도 칠 줄 알고, 노래도 좀 해.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말이야. 몇 달 전 틴머스로 이사 왔는데, 여기 왜 이렇게 허허벌판이야? 심심해 죽겠네.

틴머스의 푸르른 잔디밭.
D: 쟨 음악만 하는 줄 알았는데 운동도 좋아하나 봐. 저번에 학교 애들 앞에서 기타 쳤을 때 너무 잘해서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이참에 말 걸어볼까.
아, 나 말이야? 내 이름은 도미닉 하워드(Dominic Howard). 카네기 메이헴(Carnage Mayhem)이라는 밴드의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어. 그런지 록이나 인디 음악, 재즈를 좋아해. 맞아, 난 좀 섬세한 편인 것 같아. 패션에도 신경 쓰는 편이니까. 빈티지 의상이랑 조금 기른 머리를 매치해 봤는데, 어때? 멋지지 않니?

도미닉 하워드의 일기장
M: 안녕, 학교에서 나 본 적 있지? 난 매튜라고 해. 저번 카네기 메이헴 공연 멋지더라.
D: 고마워. 도미닉이라고 불러줘. 나도 너 음악 진짜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우리 밴드 들어올 생각 없어?
M: 진짜? 어떻게?
D: 이번에 신입 멤버 오디션하니까 보러 와. 내가 볼 땐 너라면 무조건 붙을 수 있어.
M: 좋았어. 열심히 준비해 볼게!
[이튿날, 학교]

학교 구장.
M: 야, 패스- 패스-!
C: 헐, 축구 진짜 못하네. 쟨 대체 몇 학년 누구냐. 훗, 어쩔 수 없이 나 크리스 볼첸홈(Chris Wolstenholme)이 나서 줘야겠군.
M: 와, 진짜 잘한다. 도미닉, 저 사람은 누구야?
D: 크리스? 나도 잘은 모르는데, 밴드 픽스드 페널티(Fixed Penalty)의 드러머일걸. 아마 쟤네 밴드랑 우리 밴드랑 대충 아는 사이일 거야. 청소년 센터에서 몇 번 마주친 듯.
M: 오, 그렇구나. 합주 보러 가서 축구 알려달라고 해야겠다. 히히.

크리스 볼첸홈의 일기장
C: 흣차-. 오늘도 멋진 경기를 보여줬다. 다들 잘 봤겠지? 이 몸의 축구 실력을. 후후. 하지만 내 매력은 운동이 다가 아니라구. 방과 후에는 밴드 활동으로 교양을 쌓고 있단 말씀.
어머니께서 종종 음반을 사주셨는데, 들을 때마다 가슴에서 뭔가 뜨거운 게 올라오는 느낌이었어. 특히 스테이터스 쿠오(Status Quo)의 [Blue For You]나, [Quo]를 재생할 때 말이야. 지금은 드럼을 치고 있는데, 뭐, 다른 악기를 배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곧 그렇게 될 거야)
#Ep 2. 스쿨 밴드 🎸
[카네기 메이헴 오디션 당일]
자, 다음 순서 - 매튜 벨라미!

오디션장.
M: (띠리링~)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수군수군) 저 녀석, 좀 치는데?
D: 형들, 내가 말했잖아. 안 뽑으면 우리 손해다?

학교 게시판.

어디 보자아..
M: 매..튜.. 벨..라ㅁ.. !! 도미닉, 나 합격했어!!
D: 거봐, 넌 된다니까! 우리, 여기서 ‘진짜 음악’을 해보자. 이미 유명한 밴드들 노래 말고, ‘우리 손에서 나온 음악’ 말이야.
M: 바라던 바야. 그런데 고민이 있어. 여기 로컬 밴드들은 대부분 커버곡 연습하기에도 바쁜데, 정말 우리만의 뭔가를 시도해 볼 수 있을까?
D: .. 날카로운 질문이야. 저번에 합주할 때 느낀 건데, 확실히 다른 애들은 음악이 조금만 진지해져도 연주에 흥미를 잃더라고. 몇몇은 탈퇴한단 소문도 들리고.
M: 난 고스 록이나 과격한 퍼포먼스도 해보고 싶은데. 밴드 이름 고딕 플래그(Gothic Plague)로 바꾼다더니 완전 언행불일치야. 혹시 말야.. 그냥 우리끼리 새롭게 시작해 보는 건 어때?
D: 둘이서?!
M: 셋이서. 한 명은 이미 점 찍어놨지!

건물 복도.
M: 크리스~!
C: ??
M: 난 매튜, 얜 도미닉. 대충 얼굴 알지? 본론부터 말할게. 우리 (구)카네기 메이헴 (현)고딕 플래그 나왔어. 로켓 베이비 돌스(Rocket Baby Dolls)라는 밴드를 새로 할 건데, 혹시 베이시스트로 들어올 생각 있어?
C: 어? 난 드러머 포지션인데?
D: 그럼 베이스도 잘하겠네. (무슨 근거로?)
M: 지금 너 있는 픽스드 페널티? 그 밴드 가망 없는 거 너도 알잖아. 그냥 우리랑 하자. 악기는 같이 연습하면 되지.
C: (뜨끔) 으응.. 답 없긴 해. 그래! 이참에 배워보지, 뭐.
~ 즐거운 연습 시간 🎵 ~

이게 맞나? 베이스는 처음이라ㅎ..
D: 오! 크리스 곧잘 하네.
M: 당장 작은 공연들부터 시작해 보자. 아직 어리지만, 우리 셋이 뭉치면 할 수 있을 거야.
C: 가즈아-! 근데 일단 베이스부터 제대로 알려줄래?;ㅎㅎ
#Ep 3. 밴드 경연 대회 🥇

D: 얘들아, 신문 봤어? 틴머스에서 밴드 경연 대회가 열린대. 데본 주에서 난다 긴다 하는 밴드들이 지원하나 봐.
M: <배틀 오브 밴즈(Battle of Bands)>? 흥미가 생기는걸. 우리도 빠질 수 없겠어.
C: 좋아. 근데 우리 같은 초보 밴드가 우승할 수 있을까?
M: 밑져야 본전이지. 다른 밴드에 비해 실력은 부족할지 몰라도, 퍼포먼스는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내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봤는데, 고스 메이크업이 멋있더라고. 한 번 해보지 않을래?
D: 재밌겠는데? 머리도 진하게 염색하자.
[대회 당일]
MC: ‘로켓 베이비 돌스’를 환영해 주세요!
M: 후.. 하나, 둘, 셋,
M/D/C: <노이즈>, <카오스>, <로큰롤>!!!
👥 (수군수군) 쟤네 10대 맞냐. 장비 부수고 난리 났네!
우리도 같이 록킹하자 🫨
C: 후아, 후아, 찢었다.
M: 다들 리허설대로 잘해줘서 고맙다. 우린 진짜 롹 앤 롤 그 자체였어!
D: 무대 아래서 친구들이 함께 헤드뱅잉해 줄 땐 정말 짜릿하더라.
C: 우승.. 노려봐도 될까.

로켓 베이비 돌스, 밴드 경연 대회에서 우승하다.
M: 미친. 우리가 1등이래.
D: 거짓말.
C: 진짜야, 이것 좀 봐.
M: 와.. 이건.. 정말 뜻깊다. 솔직히, 우승 못할 줄 알았거든.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했어. 내세울 게 있다면 애티튜드나 바이브 정도였는데.. 음악이란 이런 거구나. 들리는 것만이 다가 아니었어.
C: 맞아. 다른 밴드들도 잘했지만, 조금 지겨운 감도 있었지. 올드 펑크나 펍 록도 좋지만, 우리처럼 퍼포먼스를 신경 쓴 팀은 없었던 것 같다.
D: 우리 자신을 믿고 음악 하라는 신의 계시가 분명해.
경쟁자들의 나이가 대체로 더 많았음에도, 신선한 공연을 보여준 팀은 바로 로켓 베이비 돌스였다. 남들과는 다른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시도로 1등을 거머쥔 이들. 이 사건은 세 멤버가 학업까지 포기해가며 음악에 진지하게 임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Ep 4. 귀인의 등장 🍀

미술 시간.
M: 크리스, 너 뮤즈(Muse)가 뭔지 알아?
C: 아니, 그게 뭔데?
M: 미술 시간에 들은 단어인데, 뜻이 궁금해서.
D: 사전보니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예술과 학문의 여신들’이라는데?
M: 오… 멋있지 않냐.
C: 죽이네.
D: 게다가 네 글자임. 포스터에 올리기 딱 좋아.
M: 밴드 이름 이걸로 바꾸자. ㄱㄱ.
D/C: ㄱㄱ.
[방과 후, 틴머스의 한 소규모 공연장]

합주를 연습하는 뮤즈.
D: 베이스가 이 타이밍에 들어오면 딱 맞아.
C: 응응, 고마워. 리허설 끝! 오늘 공연도 무사히 마치게 해주세요.

귀인의 등장.
???: 저 친구들은 누군가?
사장: 뮤즈라고, 저희 클럽에서 종종 연주하는 아이들입니다. 근데 데니스 스미스(Dennis Smith) 선생님께서 이곳엔 어쩐 일로..
D: 내 스튜디오를 빌려주고 싶은 신인 밴드들을 눈여겨보고 있다오. 뮤즈라고 했나. 아직 어리지만.. 충분히 재능이 있어. 거기, 뮤즈 학생들! 혹시 음악 스승이 필요하면 여기로 연락 주게.
M/D/C: ?! 감사합니다!!

데니스 스미스가 운영하는 Sawmills Studio.
M: 마침 딱 스튜디오가 필요했는데. 하늘이 도왔다. 게다가 데니스 스미스 선생님이라니..
D: 오아시스(Oasis) 선배님이랑 버브(The Verve) 선배님 공연에 참여하신 분 맞지? 그 유명한 슈퍼그래스(Seprergrass) 선배님의 성공에도 기여하신 분이라 들었어.
C: 이렇게 선뜻 도와주시다니, 정말 감사하다. 멘토 역할도 해주시고, 덕분에 그간 작업하던 데모를 첫 EP로 정식 녹음할 수 있게 됐어. 바로 세션 가보자고!
So come in my cave
그러니 내 동굴 속으로 들어와
and I'll burn your heart away
네 심장은 타들어갈거야
Come in my cave,
내 동굴 속으로 들어와
and arrest me for my mistakes
실수를 저지른 날 체포해
‘Cave’,
-1st EP [Muse] 中-
#Ep 5. 계약, 해주시렵니까..? 🎤
뮤즈의 음악은 ‘포스트 브릿팝’이라 불리던 당대 밴드들의 사운드와는 달리 도전적이고, 혁신적이었다. 미국의 색채가 가미된 실험적인 시도들. 서서히, 영국 음악 씬은 틴머스의 바람을 타고 새로운 국면으로 향하고 있었다.

데니스 스미스가 설립한 레이블, 테이스트 미디어(Taste Media).
D: 얘들아, 중요한 소식이 있다. 그간 세션을 들어오면서 난 너희가 굉장히 유망한 밴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 내가 새로 설립한 레이블과 정식으로 계약해 보지 않겠니?
M/D/C: 드디어..!!
Can you see that I am needing
내가 더 많은 걸 필요로 하고
Begging for so much more
구걸하는 모습이 보여?
Than you could ever give
네가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And I don’t want you to adore me
네가 날 숭배하는 건 원하지 않아
Don’t want you to ignore me
무시하길 원하지도 않지
‘Muscle Museum’
-2nd EP [Muscle Museum] 中-

행복한 멤버들.
D: 벌써 우리의 2번째 EP [Muscle Museum]이 발표됐어. 감회가 새롭다.
M: 응, 몸과 영혼 사이의 갈등, 고뇌가 가득하지. 마음에 들어. 근데 영국 레코드 회사들은 우리 음악이 썩 반갑진 않은가 봐. 데니스 선생님께서 열심히 홍보하고 계시는데, 답장이 안 오네.
C: 예상은 했어. 라이브 공연도 별로 보러 오지 않으니까..
D: 라디오에서 잘 안 틀어줄 것 같다나 뭐라나.
M: 꼭 영국이 아니어도 되니까, 제발 우리 노래 좀 들어줘!
[일주일 뒤]

미국에서 러브콜이 오다.
D: 얘들아, 중요한 소식이 또 있다. 내가 미국 음반사들을 좀 아는데, 거기선 너희 음악을 꽤나 좋아하더구나. CMJ 홀딩스라는 회사가 뉴욕에서 라이브 공연을 주최하는데, 거기서 쇼케이스를 해보지 않겠니?
M/D/C: 드디어..!!

미국행 비행기를 타다.

야호!!!
M/D/C: 미국 땅이다!!!
뉴욕에서의 쇼케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뮤즈는 당시 공연을 직관한 콜롬비아 레코드(Columbia Records)사 직원의 눈에 띄어 로스앤젤레스 쇼케이스까지 열게 된다.
그곳에서 메탈리카(Metalica),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등 거물들과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 릭 루빈(Rick Rubin)을 만나게 되는데..

속닥속닥..
Rick: 당신들.. 현대판 비틀즈(The Beatles)를 데리고 있네요? 미국에 며칠 더 있다 가시죠.
D: !!!
#Ep 6. 우리는 뮤즈 🫂
D: 얘들아, 중요한 소식이 또 또 있다. 미국 유명 음반사 매버릭 레코드(Maverick Records) 알지? 거기랑 계약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뮤즈 너희를 굉장히 눈독 들이더구나. 얼마 전엔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스티브 존스(Steve Jones)도 공연 보러 왔잖니. 축하한다!
M/D/C: 이게 꿈이야, 생시야!

신난당
M: 우리도 이제 데뷔 앨범을 준비할 수 있게 됐어. 크리스, 도미닉!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C: 아직 수고 인사는 이르다구. 이제 시작이야~
D: 맞아. 미국에서 먹히니까 다른 해외 음반사들도 우릴 봐주기 시작했어. 호주에 있는 머쉬룸 레코드(Mushroom Records)랑도 계약했고. 이젠 정말, 우리만 잘하면 돼.
[1999년, 스튜디오]

데뷔 앨범 준비에 한창인 뮤즈.
M: 가능한 다양한 악기를 활용해 보자. 기타, 드럼에 피아노를 추가해 보는 거지. 클래식적 요소도 넣어보고. 그게 바로 앨범을 만드는 묘미 아니겠어?
C: 좋은 생각이야. 어쩌면 우울한 이야기를 강렬한 사운드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M: 그렇지. 우리 모두 겉으로는 말못하는 내면의 페르소나를 숨기고 살잖아. 마치 ‘보이는 게 전부’인 쇼 비즈니스(Show Business)처럼. 그런 이야기를 해봐도 좋을 것 같아.
D: 그렇다면.. 데뷔 앨범 이름은 [Showbiz], 어때?
M/C: 완벽해!
Controlling my feelings for too long
내 감정을 너무 오랜 시간 조종하고 있어
Forcing our darkest souls to unfold
우리의 깊숙이 잠든 영혼들을 억지로 깨우고 있어
Pushing us into self-destruction
자괴 파괴로 밀어 넣고 있어
‘Showbiz’,
-1집 [Showbiz]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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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그래미 시상식 현장]

뮤즈, 최우수 록 앨범상을 타다.
기자: 제53회 그래미 어워드(53th Grammy Awards) 최우수 록 앨범상의 주인공! 뮤즈를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뮤즈!
M/D: 안녕하세요, 뮤즈입니다.
기자: 먼저, 그래미 수상 축하드려요. 벌써 데뷔 10년 차 밴드인데, 해체 한 번 없이 이렇게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뭐죠?
M: 그 비결,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웃음) 바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10대 시절부터 이 모든 여정을 함께한,
제 친구들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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