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콘텐츠는 자미로콰이의 모자 사랑을 기반으로 각색해 작성한 픽션입니다.
A.K.A 모자와 결혼한 남자, 혹은 모자의 악마 왕년에 애시드 재즈, 펑크 계의 한 획을 그은 자미로콰이(Jamiroquai)의 보컬, ‘제이 케이(Jay Kay)’.
그는 훌륭한 뮤지션이면서 동시에, 무대마다 기상천외한 모자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화려한 무대와 커리어를 잠시 뒤로한 그는, 오랜 시간 애정을 쏟아온 ‘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은 모자 가게를 열게 되는데…
과연 그의 가게는 어떤 모자들로 가득 차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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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주말, 다음 주에 있을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멋진 모자를 사러 나온 A. 유유히 거리를 걷던 A의 눈에, 어딘가 수상한 간판의 한 가게가 들어온다.

(짤랑. 가게 문 여는 소리)
🧢JK: 어서 오세요. 세계 최고의 모자들만 모아둔 저희 가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혹시 찾으시는 모자가 따로 있으실까요?
🙂A: 음… 생각해 둔 건 따로 없는데, 일단 한 번 둘러봐도 괜찮을까요?
🧢JK: 물론이죠.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편하게 불러주세요!

A는 생전 처음 보는 모자들에 압도되어, 가게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문득 한 모자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A: 저기요~ 혹시 이 모자 한 번 착용해봐도 괜찮을까요?
🧢JK: 네, 편하게 착용해 보세요~
A는 거울 앞에 서서 모자를 써 본다.
🙂A: (거울 보며 감탄하며) 와… 혹시 이 모델은…?

🧢JK: 아, 이 모델은 말이죠~ 제가 왕년에 가수 활동을 좀 했었는데요, 제 데뷔 앨범 때 착용했던, 꽤 뜻깊은 모자랍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이 모자에 얽힌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려도 괜찮을까요?
A는 약간의 투 머치 토커 기운과 어딘가 광기 어린 눈빛을 느끼지만, 왠지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A: …네, 들어보고 싶어요.
🧢JK: 혹시 자미로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A: 아니요… 제가 음악을 많이 아는 편은 아니라서요…
🧢JK: 아, 그러시구나. 자미로콰이는 제가 활동했던 밴드에요. 수많은 곡들과 함께 세계 각국을 돌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 줬죠.
지금 들고 계신 그 모자는, 제 첫 번째 앨범 [Emergency on Planet Earth] 때 쓰고 나왔던 모자에요. 마침 가게에서도 앨범 수록곡 중 하나인 ‘Too Young To Die’가 흘러나오고 있네요. (머쓱)
🙂A: 오, 노래 좋은데요?? 근데 이 모자는 요즘엔 거의 보기 힘든 스타일인 것 같아요.
디테일도 훌륭하고, 볼륨감도 있어서 얼굴도 작아 보여서 좋은데요? 그리고 가게를 둘러보니까 전반적으로 되게 유니크하고,
어딘가 인디언 부족이 떠오르는 모자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별히 이런 스타일의 모자만 모으시는 이유라도 있으신 건가요?
🧢JK: 음… 뭔가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제가 예전부터 원주민의 철학과 환경 이슈에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게 자연스레 취향에도 스며든 것 같아요. 그래서 첫 번째 앨범엔 범지구적인 사회와 환경 문제들에 대한 일종의 비판의 메시지를 담아냈죠.
A는 어느새 제이 케이의 화려한 말솜씨에 이끌려 더 깊은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A: 그럼 그 옆에 있는 모자는요…?
🧢JK: 모자를 보는 안목이 정말 훌륭하시네요. 이 모자는 지금의 저를 만든 상징적인 모자예요. 앞에 보신 모자처럼 실루엣이 풍부한 게 특징인데, 제 3집 앨범 [Travelling Without Moving]의 수록곡 ‘Virtual Insanity’ 뮤직비디오에 쓰고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됐죠.
🙂A: 이것도 한 번 써봐도 될까요?
🧢JK: 물론이죠! 자, 여기 거울 앞으로 오셔서… 제가 그때 했던 포즈, 한 번 따라 해보실래요?

🙂A: 이렇게요?? (갑작스런 포즈 요청에 당황해버린 A)
🧢JK: 네, 네. 딱 그 포즈예요. 제가 뮤직비디오에서 저렇게 서 있었거든요. ㅎㅎ
🙂A: (머쓱해하는 A) 근데,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는 뭐예요? 이 곡 완전 제 스타일인데요?
🧢JK: 지금 나오는 곡이 바로 방금 말씀드렸던 ‘Virtual Insanity’예요. 말 그대로 당시에 초대박이 났었죠. 곡 자체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초현실적인 뮤직비디오 연출 때문에 그때도,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사랑받는 곡 중 하나예요.
🙂A: 듣다 보니 제목이 좀 특이한 것 같아요. ‘가상의 광기’…그런 느낌인가요?
🧢JK: 맞아요, 좋은 감이에요. 이 곡 역시 세상을 향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있어요. 저는 갈수록 심오해지고 난해해지는 미래 사회에 대한 걱정을 가지고 있었죠.
특히 급격한 기술 발전, 유전자 조작 같은 것들이 등장하면서 마치, 우리가 스스로 미쳐버린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죠.
🙂A: 이야기를 듣고 보니, 활동 초기부터 계속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오신 것 같네요…
🧢JK: 네, 초반에는 그런 메시지를 꾸준히 담아왔죠.
그런데, 옆에 있는 이 모자부터는 조금 얘기가 달라져요.
잠깐 이쪽으로 와보실래요?
A는 또 한 번 처음 보는 모자의 비주얼에 압도된다.

🙂A: 와, 이 모자는… 혹시 박물관에서 가져오신 거 아니에요?
🧢JK: 하하, 농담도 참. 이전 모자들과 비교해도 확연히 눈에 띄는 디자인이긴 해요. 아무래도 커다란 장식들이 시선을 완전히 빼앗아 가죠. 이런 모자는 사실, 여기 아니면 써보기도 쉽지 않으실 거예요. 힌번 착용해보시겠어요?
🙂A: (모자를 써보며) 혹시… 이 모자에 대한 이야기도… 있으시겠죠…?
🧢JK: 물론이죠.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A의 귀는 이미 살짝 지쳐가고 있지만,
왠지 끝까지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JK: 이 모자는 제 5집 앨범 [A Funk Odyssey] 때 자주 썼던 모자예요. 이 모자 역시 저를 상징하는 모자 중 하나죠. 이 시기부터 음악에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해요.
혹시 디스코 좋아하세요?
🙂A: 가끔 듣는 편인 것 같아요. 딱 좋아한다기보단, 신날 때 찾는 정도요.
🧢JK: 그럼 이 앨범, 꼭 들어보셔야겠네요. 좀 신나고 싶다 싶을 때 틀면 정말 제격이에요. 몸이 절로 둠칫거리는 요소들은 다 넣어뒀거든요. ㅎㅎ 수록곡 중에 ‘Little L’은 분명 마음에 드실 거예요.
A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와 정보의 홍수에 슬그머니 가게 문 쪽으로 몸을 돌리려다, 코너 한쪽에서 강렬하게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A: 어… 잠깐만요. 이건 뭐예요??
🧢JK: 아, 드디어 보셨군요. 이걸 못 보고 나가시면 제가 섭섭할 뻔했어요. ㅎㅎ 왠지 외계인이 쓸 법한 모자처럼 보이지 않나요?
이 모자는 제가 [Automaton]이라는 앨범을 준비할 때 특별히 주문 제작한 모자예요. 제 모자 사랑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죠. 이것도 한번 써보시죠~
A가 조심스레 모자를 써 보려는 순간—
🙂A: (모자를 쓰자마자) 어…??!! 이거 왜 움직여요?!
모자가 깜빡이며 색을 바꾸고, 형태까지 변하는 듯하다.
🧢JK: 아, 제가 재밌는 장치들을 좀 넣어놨어요. ㅎㅎ 보시는 것처럼 LED 색상도 계속 바꿀 수 있고, 각 부분이 살짝씩 움직이기도 하죠. 멀리서 보면 디스코볼 같기도 하고요.
이 앨범을 준비할 당시, 점점 더 기계화되는 시대와 어디론가 디스토피아로 향해 가는 것만 같은 세상을 떠올리며 곡들을 썼어요. 그래서 모자에도 미래적이고 로봇 같은 느낌을 듬뿍 담았죠. 어떠세요, 마음에 좀 드시나요?
A는 모자와 제이 케이의 폭발적인 입담에 동시에 압도당해 순간 말문이 막혀버린다.
🙂A: (멍… 하니 얼어 있는 A)

🧢JK: 손님?? 괜찮으세요?? 아, 제가 너무 말을 많이 했나요?
🙂A: 아뇨, 전혀요…! 이렇게 멋진 모자들도 많이 보고, 사장님 음악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오늘 알려주신 앨범들, 집에 가서 꼭 다 들어볼게요. 그리고… 모자는 조금만 더 고민해보고 다시 와도 괜찮을까요?
🧢JK: 그럼요, 물론이죠. 꼭 구매하지 않으셔도 되니까, 언제든지 편하게 놀러 오세요. 다음에 오시면, 그때도 제 음악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오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A: 네! 또 올게요!
A는 문을 나서며, 방금까지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기묘한 모자들과 음악 이야기들을 떠올린다.
“집에 가서… ‘Emergency on Planet Earth’, ‘Travelling Without Moving’, ‘A Funk Odyssey’, ‘Automaton’부터 들어봐야겠다.”
그렇게, 파티를 위한 모자를 찾으러 왔다가 뜻밖에 자미로콰이 입문 루트까지 챙겨 간 하루였다. . . . The End
| Photo. Jamiroqu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