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혹시 그거 아시나요?
다프트 펑크(Daft Punk), 데드마우스(deadmau5), 슬립낫(Slipknot), 머쉬룸헤드(Mushroomhead), 슬립 토큰(Sleep Token), 고스트(Ghost), 마시멜로(Marshmello) 등..
적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얼굴을 가린 채 가면과 함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정체를 숨기고 그 자리를 독특한 비주얼의 마스크로 대체하는 방식이 숏폼과 SNS 중심의 홍보가 대세가 된 지금 시대에는 오히려 더 큰 무기처럼 보인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Toxic’으로 각종 SNS에서 바이럴을 일으켰던 보이위드우크(BoyWithUke)가 그 대표적인 사례죠. (이후 대한민국 출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한국 팬들에게 또 한 번의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죠.)
그래서 오늘은 앞서 언급한 선배님들 말고, 조금은 덜 알려진 가면 뒤의 아티스트들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그럼 바로 가보실까요?
1. 야마(yama)
“덜 알려졌다” 해놓고 첫 타자부터 야마(yama)를 가져와서 죄송할 따름입니다만.. (앞으로 소개드릴 아티스트 중 팔로워가 더 높은 경우도 있으나, 국내 인지도를 생각해 ‘비교적’으로 잡은 기준이니.. 이해해 주세요..😘)
작년 10월 단독 내한 공연을 가지기도 했던 일본의 보컬리스트 야마는 2018년 유튜브에서 보컬로이드 곡을 커버하는 우타이테(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창작 사이트를 중심으로 노래를 커버하거나 자작곡을 업로드하는 아마추어 가수를 뜻한다.)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2020년, 본인 명의로 발매한 싱글 ‘春はるを告つげる(봄을 고하다)’가 SNS에서 바이럴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죠.
그 이후로도 발매하는 작품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호평을 받으며, <스파이 패밀리>,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포켓몬스터> 등 내로라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연이어 맡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2022년 발매한 정규 2집 [Versus the night]에서는 보컬리스트로 출발했던 야마가 한 단계 더 나아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수록곡 ‘それでも僕は(그래도 나는)’을 선보이며 아티스트로서의 성장까지 분명히 보여주었는데요.
그래서 이 곡을 마지막으로 추천드리며, 다음 아티스트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2. 글래스 빔즈(Glass Beams)
“나 공연 보고 어디 사이비에 홀린 줄 알았잖아(Positive).”

©Rithvik AR
다음 아티스트는 마찬가지로 지난해 단독 내한 공연으로 강렬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호주 멜버른 출신의 3인조 사이키델릭 록 밴드 글래스 빔즈(Glass Beams)입니다.
보석으로 만들어진 가면과 황금빛의 몽환적인 비주얼을 선보이고 있는 글래스 빔즈는 인도–호주 멀티 악기 연주자이자 프로듀서인 라잔 실바(Rajan Silva)를 중심으로 결성된 밴드인데요.
그의 뿌리와 배경을 그대로 반영하듯, 밴드는 인도 전통 음악의 사운드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며 동양적 선율과 현대적인 서양 음악을 매우 자연스럽게 결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밴드는 정규 앨범 한 장 없이 이제 불과 결성 5년 차이지만 빌보드 컨템포러리 재즈 앨범(Billboard Contemporary Jazz Albums) 5위, 빌보드 재즈 앨범(Billboard Jazz Albums) 13위에 이름을 올리고, 유럽, 미국, 아시아를 아우르는 주요 투어를 모두 소화하는 등 신인답지 않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죠.
가면 뒤에서 그 누구보다 확실하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글래스 빔즈가 앞으로 어디까지 도달할지는 우리 모두 함께 지켜보자고요. (다만 다음 내한 때는 제발 좌석 말고 스탠딩으로 부탁드립니다.. 절제하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3. 카펫맨(Carpetman)

©Carpetman IG
이름부터 너무나 직관적인 카펫맨(Carpetman)은 정말 말 그대로 카펫 패턴의 마스크를 쓰고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의 아티스트입니다.
심지어 카펫맨은 마스크에 그치지 않고 상반신 전체를 카펫 패턴으로 가린 채 무대와 영상에 등장하는데요. 이 때문인지 그의 모습을 처음 접하면, 실제 인물이라기보다는 AI 같다는 인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역시나 2023년 데뷔로 비교적 짧은 커리어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하우스·블루스·팝·R&B·EDM·앰비언트까지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음악성으로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주목받아왔는데요. 그 결과, 카펫맨은 아직 정규 앨범 한 장 없이 유니버설 뮤직(Universal Music)과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카펫맨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블랙 소일(Black Soil, 번역하자면 ‘검은 흙’. 역시나 직관적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형제가 있다는 것인데요.
https://www.instagram.com/p/DSX7R05D1Ha/
이름에서 다들 예상하셨다시피, 블랙 소일은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활동하며 두 아티스트 간 활발한 협업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한국은 또 언제 온 거냐..)
4. 레드 레더(Red Leather)

©Wonderland Magazine
카펫맨과 비슷하게 이름이 꽤나 직관적인 레드 레더(Red Leather, 번역하자면 ‘붉은 가죽’)는 미국 네바다 출신의 컨트리/록 뮤지션인데요.
그는 얼굴을 가리는 커다란 붉은 모자를 쓰고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며 뮤지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버스킹 영상과 오리지널 곡을 틱톡에 꾸준히 업로드했고, 2022년 발표한 싱글 ‘THE ONLY TIME IT RAINS IN HOLLYWOOD’를 통해 큰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이 곡이 화제를 모은 이유는 다름 아닌 곡의 내용 덕분이었는데요. 실제 할리우드 거리에서 만난 노숙자들이 어떤 삶의 경로를 거쳐 그 자리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가사로 풀어낸 이 노래에는, 꾸며지지 않은 애절함과 진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죠.
여기에 더해 레드 레더의 개인적인 서사 역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얼굴을 가린 채 활동했던 시아(Sia)처럼, 레드 레더 역시 알코올과 마약 중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또 다른 자아로 ‘레드 레더’라는 인물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그의 다른 노래의 주제 또한 극단적인 시도를 했던 경험을 담은 ‘SINS’이나 중독으로 인해 심장 마비를 겪었던 이야기를 담은 ‘BURY ME IN VEGAS’ 등과 같이 개인의 고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데요.
현재까지도 그는 아직 중독을 이겨내기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게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다시 일어서려는 과정 자체가 그리고 그의 음악이 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 마지막은 2025년 12월 27일, 그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모두 삭제한 뒤 “중독이 계속 자신을 쫓아와도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고 현재는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과연 그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노래로 위로받았던 많은 팬들을 위해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p/DTi1IBJksCt/?img_index=1
(+) 라고 과거에 글을 적었었는데요.. (편지 이미지를 저장해둘걸..🥲) 이 글이 올라가는 1월 20일 기준으로 바로 4일 전, 레드 레더의 정규 2집 앨범 발매 및 투어 소식이 공개되었습니다!!
5. 모쉬코어(moshc0re)

©moshc0re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아티스트는 아직 정말 아무런 정보가 없는 모쉬코어(moshc0re)입니다.
사운드클라우드에 기재된 정보로는 미국 출신이라는 점 정도만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마저도 사실인지 확신하기 어려울 만큼, 그의 배경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전무한 상태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p/DTG2MABEVQ5/
2025년 4월 발표한 싱글 ‘SEMPER FI’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발매한 곡은 단 4개의 싱글뿐.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도 사진 한 장만 덩그러니 올라와 있을 뿐, 그 어떤 힌트도 남기지 않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DOcDvbckY0x/
하지만 오히려 이런 철저한 미스터리 덕분에 그의 음악은 더 강한 흡인력을 갖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운드는 확실히 ‘얼굴을 굳이 가리지 않아도 충분히 성공했겠다’라는 생각이 떠오를 만큼, 트렌디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주는데요.
현재 SNS 내 행보를 보면 2026년에는 앨범 발매를 준비 중인 것 같은데, 또 하나의 괴물 신인이 탄생하기 전 저점 매수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으실 겁니다.
마지막은 선배님과 함께,,
어떠셨나요? 가면 뒤에 숨어 자신의 얼굴을 지운 채 등장하는 아티스트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이들은 이들만의 사운드와 세계관으로 먼저 기억되기를 선택했습니다.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상상을 남기는 이들,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현시대의 음악 신을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글에서 추천드리지 않은 더 많은 가면 뒤의 아티스트가 있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추천 부탁드리며.. 이만 물러나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 Photo. The Yomiuri Shimbun / Sulaiman Enayatzada / moshc0re / Wonderland Magazine / Carpet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