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나도 반가운 얼굴이 차트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Izzy Rubin-Burnett
브릿팝 시대의 와일드 카드, 쿨라 셰이커(Kula Shaker)가 정규 8집 [Wormslayer]를 발표하며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Official Album Chart) 5위로 데뷔했는데요.
특히 올해는 밴드의 데뷔 앨범이자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했던 [K]의 발매 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해, 오랜 시간 밴드를 지켜온 팬들에게는 더욱 뜻깊은 소식으로 다가옵니다.

©Kula Shaker
지난 2024년 발매된 정규 7집 [Natural Magick] 역시 차트 22위에 오르며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지만, 1999년 정규 2집 [Peasants, Pigs & Astronauts] 이후 25년 만에 원년 멤버 전원이 다시 모인 작품이라는 상징성에 비해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불과 2년 만에 발표된 이번 [Wormslayer]는 에디터가 그리워하던 쿨라 셰이커 특유의 사운드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맞물리기 시작한 멤버들의 호흡이 본격적으로 살아난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삶에 대한 은유와 사이키델릭 음악이 지닌 ‘여정’을 담아냈다고 밝힌 앨범의 설명처럼 음반은 경쾌한 사이키델릭 팝과 록을 출발점으로 삼아 느슨해졌다가 다시 팽팽해지는 전개를 계속해서 반복하는데요. 그 흐름이 마치 밴드가 걸어온 시간의 굴곡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한 인상을 남깁니다.
비주얼 역시 흥미로운데요. 고전적인 감각의 뮤직비디오와 AI를 활용한 영상이 혼합되어 공개되며, 음악뿐 아니라 시각적 서사까지 함께 담아내려는 시도가 엿보이는데요. 그러니 이러한 비주얼 작업물들과 함께 앨범 단위로 들으시면, 그 결이 더욱 또렷하게 와닿는 작품일 것이라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쿨라 셰이커는 지난해 6월, <DMZ 피스트레인>의 라인업으로 9년 만에 내한 공연 소식을 전했으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공연이 취소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이후 한국 팬들에게 “[K] 발매 30주년을 맞는 2026년에는 꼭 다시 찾아뵙고 특별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힌 만큼.. 개인적으로는 단독 내한 공연으로 그 약속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쳐봅니다.

©Kula Shaker
한편, 쿨라 셰이커의 시작은 1980년대, 보컬 크리스피안 밀스(Crispian Mills)와 그의 친구 알론자 베번(Alonza Bevan)이 영국에서 함께 밴드 활동을 시작한 데서 출발했는데요.
잦은 멤버 교체를 겪던 크리스피안 밀스는 1993년 기존 멤버 일부와 새로운 멤버들을 모아 더 케이스(The Kays)를 결성했고, 1995년 현재의 이름인 쿨라 셰이커로 개명하게 됩니다.

9세기 인도의 절대 군주 쿨라 세카라(Kulasekhara)의 이름에서 따온 밴드명처럼 전통 인도 음악의 영향을 받은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는 당시 브릿팝이 주류인 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했고, 이들은 데뷔와 함께 브릿 어워드(Brit Award)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하며 빠르게 주목받았죠.
이후 1997년 미국의 컨트리 소울 가수 빌리 조 로얄(Billy Joe Royal)의 곡 ‘Hush’를 커버해 미국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밴드는 결성 불과 3년 만인 1999년 해체를 발표했다가, 2006년 공식 재결합을 거쳐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재결합 당시 오아시스(Oasis)의 투어 멤버로 활동 중이던 키보디스트 제이 달링턴(Jay Darlington)만이 한동안 합류하지 않았으나, 2022년 말 다시 밴드에 돌아오며 마침내 원년 멤버 전원이 함께하는 체제가 완성되었습니다.
l Photo. Izzy Rubin-Burn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