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도, 공기도, 그리고 사람의 마음도 완전히 따뜻해지기 전, 아직은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던 3월이었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쌓여간 에디터들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어떤 음악들이 담겨 있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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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cognito - Deep Waters
이제 정말 ‘봄’이라 부를 만한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겹겹이 껴입었던 외투를 하나둘 내려놓고, 매서운 바람 대신 ‘살랑이는’ 바람을 느낄 수 있죠. 다만 저녁이 되면 아직 겨울 특유의 차가운 공기가 살짝 남아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환절기가 우리 곁에 찾아온 요즘, 이런 저녁에 틀어두기 좋은 음악을 하나 추천하자면 애시드 재즈의 전설 인코그니토(Incognito)의 ‘Deep Waters’입니다. 이 곡을 틀어두면, 차가운 공기가 내려앉은 밤을 한층 여유롭고 세련된 분위기로 받아들일 수 있죠.
🎧 Southern All Stars - TSUNAMI
이 곡을 듣다 보면 “어? 이 노래 들어본 것 같은데?”라는 반응이 절로 나올 겁니다. 국내 가수 브이원(V.One)의 ‘그런가봐요’를 통해 이미 귀에 익숙하신 분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다만 ‘그런가봐요’는 일본의 국민 밴드 중 하나인 사잔 올 스타즈(Southern All Stars)의 ‘TSUNAMI’를 리메이크한 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에디터 역시 ‘그런가봐요’를 먼저 접했지만, 사잔 올 스타즈의 원곡을 직접 들었을 때 “역시 원곡은 쉽게 넘어서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곡을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노래 안에 담긴 절절한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가기 벅찰 만큼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 속에서, 잠시만 속도를 늦추고 느리지만 진실한 음악으로 마음을 환기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Djavan - Um Amor Puro
브라질 계열의 음악은 다른 장르에 비해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편입니다. 하지만 한 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오기 힘든 매력을 지닌 장르이기도 하죠. 에디터에게 ‘보물 같은 아티스트’ 중 한 명인 자방(Djavan)의 ‘Um Amor Puro’는, 그의 곡들 가운데서도 제가 가장 자주 듣는 ‘톱3’ 안에 들어갈 만큼 애정하는 트랙입니다.
이 곡을 추천하는 데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굳이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그냥 곡이 정말 좋습니다.
✒️ Editor Nam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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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LLOW - false self
윌 스미스(Will Smith)의 딸이라는 수식어로 이 아티스트를 담아내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성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는 윌로우(WILLOW). 그의 앨범 중 저의 3월을 책임졌던 음반은 2024년 발매한 [Empathogen]이었습니다. 실험적인 팝으로 예술적 깊이를 더한 윌로우의 6집은 시간이 지나도 찾아듣게 되는 작품이죠. 특히, 다섯 번째 트랙으로 수록된 ‘false self’는 윌로우가 명상을 통해 스스로에게 던지는 내면의 갈등과 생각들을 담은 곡인데요. 혼돈이 느껴지듯 몰아치는 리듬 속을 유영하는 멜로디는 듣는 순간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줍니다.
🎧 Michael Jackson - Loving You (Original Version)
명곡의 데모 버전을 듣는 걸 좋아합니다. 그 날것의 사운드가 원곡의 진정성을 더해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인데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사후 앨범 [Xscape]에 수록된 ‘Loving You’ 오리지널 버전이 그 대표적인 예시였습니다. 어딘가 다듬어지지 않은 이 음원은 80~90년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몽글몽글함이 있습니다. 이 곡은 1985년 [Bad] 앨범 레코딩 세션 중 녹음된 트랙이라고 하죠. 제가 태어나기도 전, 그 시절의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큰 행운일 것입니다.
🎧 RAYE - Nightingale Lane.
요즘 라이브를 제일 잘하는 아티스트를 한 명 꼽자면, 레이(RAYE)가 아닐까 싶습니다. 데뷔 앨범으로 단숨에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레이가 3년 만에 선보이는 2집 [This Music May Contain Hope]은 재즈, 오케스트라, 빅 밴드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한 종합 선물 세트와 같았습니다. 리드 싱글 ‘WHERE IS MY HUSBAND!’가 리드미컬한 멜로디로 시선을 집중시켰다면, ‘Nightingale Lane.’은 레이의 보컬 역량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죠. 특히, 브릿 어워드(BRIT Awards)에서 선보인 라이브 무대는 박수가 절로 나올만큼 멋있었습니다.
✒️ Editor 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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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derscores - [U]

©Ochiai Shohei
현시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특유의 사운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이름들이 있습니다. 에디터가 한 차례씩 소개 드린 언더스코어즈(underscores), 루시 베드로크(Lucy Bedroque), 그리고 작년 입이 닳도록 이야기했던 제인 리무버(Jane Remover)까지.
이번 달에는 언더스코어즈가 돌아왔고, 가히 미쳤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언더스코어즈는 이전보다 한층 더 대중적인 팝 사운드를 과감하게 끌어들이면서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대중 장르(가 될지도 모르는 하이퍼 팝, 디지코어 등)까지 하나로 엮어내는 데 성공했는데요.
이쯤 되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팝스타’라고 불러야 될 정도로 자신의 작업물에 자신감이 돋보이는 이번 앨범은 작년 제인 리무버의 사례처럼 대중음악 장르 씬에 또 한 번 신선한 충격을 던질 가능성이 충분해 보입니다. (물론 활동 자체는 언더스코어즈가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 추천은, 과감하게 전부 ‘앨범 단위’로 가져왔습니다. 부디 한 트랙도 빠짐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Slayyyter - [WOR$T GIRL IN AMERICA]

©Slayyter
이런 아티스트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죄송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찰리 xcx(Charli xcx)의 [Brat] 사건(?)과 더불어 에디터가 바로 방금 위에서 또 언급하고 작년부터 계속해서 이야기해왔던 최근 팝 음악의 흐름이 이 앨범을 듣는 순간,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되는 기분을 받았습니다. (이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들의 수를 보시죠. 이들이 과연 어디로 향하게 될지.)
일렉트로 팝, 일렉트로클래시, 인디 슬리즈, 클럽.. 소위 ‘그 시절’이라 말하는 세대의 감각은 지금 언더그라운드와 메인스트림을 가리지 않고 다시금 재창작의 연료가 되고 있는데요. 그리고 이 앨범은 슬레이터(Slayyyter)라는 1996년생 아티스트가 자신이 경험한 그 시대의 정점을 다시금 끌어올려 현재로 호출해낸 결과물처럼 들립니다.
인디 록, 신스펑크, 일렉트로클래시, 프렌치 하우스가 뒤섞인 사운드는 물론이고, 앨범은 이 특정 시대의 미학을 매우 과장되고 집요하게 찬미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앨범에서는 더 이상 ‘가사’가 중요하지도 않게 다가옵니다.
그저 듣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경험으로 작동할 것입니다. 즐기시길!!
🎧 Flore Benguigui & The Sensible Notes - [i-330]

©Flore Benguigui & The Sensible Notes
프랑스의 싱어송라이터 플로르 벵기기(Flore Benguigui)와 그의 밴드 센서블 노트(The Sensible Notes)가 데뷔 앨범 [i-330]을 발매했습니다. 저는 이 앨범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아티스트인데요.
SF와 재즈라니..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꼽히는 예브게니 자먀틴(Yevgeny Zamyatin)의 소설 《우리들(We)》 속 인물 i-330에게서 영감을 받아, 이 앨범은 재즈와 프렌치 팝이라는 장르를 통해 레트로와 미래 지향을 동시에 담아낸 앨범입니다.
사운드적으로도 흥미로운데요. 마치 과거와 현재 사이에 다리를 놓듯, 어쿠스틱 악기들 위에 신시사이저와 보코더를 겹쳐 놓으며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트랙의 구성에서도 냇 킹 콜(Nat King Cole), 쳇 베이커(Chet Baker), 베니 굿맨 (Benny Goodman) 등 레전드들의 곡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재해석하기도 했죠.
앞선 추천 앨범들로 신나고 한껏 고조된 감정을 이 앨범으로는 부드럽게 가라앉히면서 마무리해보는 건 어떨까요?
l Photo. Zhong Lin / u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