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에디터 meddlee입니다.

©테일즈런너
여러분은 “요즘 음악은 예전 같지가 않아!”라는 말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의 경우는 아직 딱히 없다만, 요즘 장르의 음악들을 부모님에게 들려드릴 때면 종종 그런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옛날 음악은 옛날 음악대로 요즘 음악은 요즘 음악대로 듣는 포인트가 달라서 다 즐겨 듣는 편입니다만..
아무튼! 사실 이 말은 단순히 음악 자체의 퀄리티에만 기인한 말이 아니라는 점, 알고 계셨나요? 실제로 여러분이 과거 즐겨 들었던 음악이 본인에게는 여전히 좋게 들릴지라도, 당시의 반응을 살펴보면 꽤나 재밌는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했던 앨범들의 평이 제 생각보다 안 좋은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가 음악을 기억하고 평가하는 방식에는 곡 자체뿐 아니라 그 시절의 인간관계, 감정, 환경 등 수많은 요소가 함께 작용하는데요. 특히 정체성과 취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와 초기 성인기에 접한 음악은 더욱 강렬하게 기억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기억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성인이 청소년기와 초기 성인기에 경험한 사건을 다른 시기보다 더 선명하고 많이 기억하는 현상을 ‘회고 혹은 회상 절정(Reminiscence Bump)’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음악은 이러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매체 중 하나로 꼽히곤 합니다.

©Popsa
자타 공인(?)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cal Romance, 이하 MCR) 덕후인 저 역시 MCR로 음악 인생을 시작했지만(너네 MCR은 들어봤냐? 4편은 기다려주세요.. 봉인당해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인생의 대부분은 MCR을 제외하고서라도 팝 음악과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만큼 MCR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말 좋아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몇 명의 아티스트들이 있습니다.
특히 에디터는 과거 광고홍보학을 전공한 광고 학도였고,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관련 직종을 꿈꿔왔던 만큼 광고 음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아티스트들이 그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짧은 영상 속 몇 초의 음악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결국 한 아티스트의 음악 세계 전체로 이어졌던 경험이 제게는 큰 추억이기도 합니다.

©MediaPost
그래서 이번 달 음악 리뷰에서는 에디터 meddlee가 사랑했던 그 시절의 광고 음악과, 그 음악을 통해 만나게 된 아티스트들의 추천곡을 함께 소개해 보려 합니다.
그럼, 추억 속 광고와 함께 시작해 볼까요? (그리고 제발 내한 좀 와주세요.)
1. 그룹러브(Grouplove)

©ATLANTIC RECORDS
어떠신가요!! 기억나시나요?! 한때 해외는 물론 국내 광고에서도 끊임없이 흘러나오던, 바로 그 음악들의 주인공!
그룹러브는 2009년 미국에서 결성된 밴드로, 무질서하게 폭발하는 청춘의 에너지와 중독성 강한 멜로디를 앞세워 2010년대 인디 록 씬을 대표하는 밴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GROUPLOVE
방금 들으신 3곡은 모두 정규 데뷔 앨범 [Never Trust a Happy Song]에서 탄생했는데요. 앞서 보신 광고는 물론 <FIFA 12> 같은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에서 폭넓게 사용되며, 지금까지도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던 밴드"라는 인상을 받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후에도 그룹러브는 정규 6집까지 꾸준히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초기의 자유분방하고 폭발적인 인디 록 사운드에서 점차 더 감정적이고 내밀한 방향으로 음악 세계를 확장해 나간 만큼, 비록 데뷔 초와 같은 대중적 화제성을 유지한 것은 아니지만, 저는 여전히 이들의 음악에서 불안과 낙관이 공존하는 특유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 꾸준히 즐겨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광고 음악 외에 제가 좋아하는 밴드의 곡을 몇 개 추천드려보자면요..
🎧 Shark Attack
[Spreading Rumors](2013)
아마 그룹러브를 즐겨 들었던 분들이라면 2집까지는 비교적 익숙하실 텐데요. 제 기억으로는 더욱 복잡해지고, 한층 히피스러운 색채를 드러낸 이 시기부터 팬들의 의견도 조금씩 갈리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앨범이야말로 그룹러브라는 밴드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가장 애정하는 앨범이기도 하고요.
특히, 이 곡은 혼성 보컬 크리스티앙 주코니(Christian Zucconi)와 해나 후퍼(Hannah Hooper)의 조화가 돋보이기도 하고, 여기에 크리스티앙 주코니 특유의 내지르는 보컬이 당시 인디 록이 지녔던 날것의 에너지를 그대로 전달해 주고 있기도 합니다.
🎧 Welcome to Your Life
[Big Mess](2016)
4년의 공백 이후, 국내에서는 이 시기부터 그룹러브의 이름이 거의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발매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척 즐겁게 들었던 앨범으로 기억합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제가 그룹러브를 오랫동안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 자체뿐만 아니라 이들이 가진 특유의 이미지 때문인 것 같은데요. 음악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이들의 음악은 마냥 장난기 많은 아이를 바라보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시기 밴드가 결코 가벼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갑작스럽게 찾아온 성공, 원년 멤버였던 숀 개드(Sean Gadd)의 탈퇴, 그리고 크리스티앙 주코니와 해나 후퍼 사이의 아이 탄생까지. 여러 변화를 겪으며 밴드는 분명 이전보다 성숙해졌지만, 그 안에 담긴 목소리와 에너지는 여전히 그룹러브 그대로였고, 저에게는 그 점이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 Hello
[I Want It All Right Now] (2023)
그래서 2023년에 발매된 이 앨범 역시 솔직히 말해 밴드의 커리어를 조명할 만큼 신선한 느낌을 준 작품은 아닌데요. (흔히 이야기하는 '자가 복제'에 대한 지적이죠.)
하지만 정말 과거의 향수 때문일까요? 이상하게 저는 이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 늘 즐겁습니다.
사실 음악을 듣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새로운 시도와 실험적인 음악이 듣고 싶을 때는 그런 아티스트를 찾으면 되고, 그룹러브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그대로 남아주길 바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음악을 듣는 데 아티스트 별로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요 하하!)

©GROUPLOVE
초기의 그룹러브가 다소 충동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청춘의 언어를 노래했다면, 최근의 그룹러브는 여전히 긍정을 이야기하면서도 현실 속 불안과 상처를 더욱 세밀하게 들여다봅니다. 무작정 자유를 외치기보다는, 그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이 실제로 겪는 감정과 고민을 함께 노래하게 된 것이죠.
그렇게 젊은 날의 날것 같은 에너지와 무모함은 분명 조금씩 옅어졌지만,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단순한 타협이 아니라 성장에 가까웠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사람은 변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변한 뒤에도 여전히 자신만의 목소리를 잃지 않는다는 점이 여전히 제 곁에 남아 있는 밴드가 된 이유죠.
자, 다음 아티스트 소개에 앞서 이번에도 광고를 먼저 한 번 살펴보실까요?
2. 프라텔리스(The Fratellis)

©The Fratellis
아~~ 이 노래들도 익숙하시죠? 다음 소개드릴 밴드는 바로 스코틀랜드 출신의 3인조 밴드 프라텔리스입니다.
2005년 결성된 프라텔리스는 거칠면서도 유쾌한 기타 리프와, 제 기준에서는 어딘가 유럽의 술집에서 흘러나올 법한 멜로디를 앞세워 빠르게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앞서 보신 광고 음악들을 통해 이름보다 노래가 먼저 알려진 밴드이기도 한데요.

©The Goonies
1985년 개봉한 미국의 어드벤처 코미디 영화 <구니스(The Goonies)>에 등장하는 범죄 가문의 이름에서 밴드명을 가져온 이들은 각각 존 프라텔리(Jon Fratelli), 바즈 프라텔리(Baz Fratelli, 과거 Barry Fratelli), 민스 프라텔리(Mince Fratelli)라는 활동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데뷔와 동시에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결성 후 라이브 공연을 채 10번도 하기 전에 레코드 계약을 따냈고, 데뷔 앨범 [Costello Music]은 발매 직후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Official Album Chart) 2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브릿 어워드 신인상(BRIT Award for British Breakthrough Artist)까지 수상하며 단숨에 당대 영국 인디 록 신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죠.
‘Chelsea Dagger’, ‘Whistle for the Choir’, ‘Henrietta’ 등 지금 들어도 "아~ 이 노래!"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히트곡들과 함께 이후에도 꾸준히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라텔리스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성공의 부담을 피해 가지는 못했는데요. 활동 중단과 휴식기를 거친 뒤 발표한 복귀작은 데뷔 시절과 같은 화제성을 얻지 못했고, 국내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름이 덜 들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죠.

©The Fratellis
하지만 프라텔리스는 이후에도 자신들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음악 세계를 확장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 작품들에서는 바로크 팝과 챔버 팝의 영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초기의 개러지 록 밴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역시나 이번에도 광고 속 히트곡들만 알고 계신 분들을 위해, 제가 좋아하는 프라텔리스의 곡 몇 개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 Rock n Roll Will Break Your Heart
[We Need Medicine](2013)
앞서 언급했던 바로 그 문제의 복귀작, 정규 3집 [We Need Medicine]의 수록곡입니다.
앨범은 프라텔리스 최초로 영국 앨범 차트 톱 5 진입에 실패하며 평가 역시 다소 엇갈렸는데요. 하지만 수록곡 ‘She's Not Gone Yet But She's Leaving’이 현재까지도 밴드의 주요 인기곡 중 하나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생각만큼 실패한 작품은 아니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제 기억으로는 당시 엠넷(현 지니뮤직)에서 이 시기부터 프라텔리스의 신보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후 앨범들을 유튜브로 찾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Jon Fratelli
아무튼! ‘Rock n Roll Will Break Your Heart’는 활동 중단 이후 각자의 프로젝트를 이어가던 멤버들이 존 프라텔리의 솔로 공연 리허설을 위해 다시 모였다가 함께 만든 곡입니다.
존 프라텔리가 인터뷰에서 "곡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던 것처럼, 이 곡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는 기대와 실망, 열정과 상처를 함께 담아낸 곡이죠.
🎧 Rosanna
[Eyes Wide, Tongue Tied](2015)
밴드의 데뷔 앨범을 함께한 프로듀서 토니 호퍼(Tony Hoffer)가 복귀한 정규 4집의 수록곡 ‘Rosanna’는 “2014~2015년 무렵부터 가사를 제대로 쓰는 법을 익히기 시작한 것 같다”고 밝힌 존 프라텔리의 감성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기도 합니다.
Tripping over headstones
묘비에 걸려 넘어지고
Sleeping in graves
무덤에서 잠들고
Baby, you're a mess, I confess
솔직히 말할게요, 당신은 엉망이에요
But I guess that I'll save you one of these days
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당신을 구해줄 것 같아요
Tell me, why baby do you cry?
말해봐요, 왜 울고 있나요?
Do you have to be so unkind?
꼭 그렇게 차가워야 하나요?

©Codeine Velvet Club
또한, 이 곡은 존 프라텔리가 밴드 활동 중단 기간 동안 진행했던 사이드 프로젝트 코데인 벨벳 클럽(Codeine Velvet Club) 시절 공개했던 ‘Mellotron Boogie No.3’와 동일한 멜로디를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당시 존은 이 멜로디가 언젠가 제 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결국 몇 년 뒤 ‘Rosanna’라는 이름으로 정식 발표되며 그 약속이 현실이 되었죠.
🎧 Six Days in June
[Half Drunk Under a Full Moon](2021)
밴드의 가장 최신 앨범이자 이전의 밴드의 사운드와는 다른 낯선 느낌을 받으실 수 있는 앨범입니다. 바로크 팝과 챔버 팝의 성향이 한층 강해진 이번 앨범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두드러진 관악기와 현악기 사운드를 느끼실 수 있는데요.
존 프라텔리는 사실 오래전부터 대표곡 ‘Chelsea Dagger’조차 뉴올리언스 빅밴드 스타일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적이 있던 만큼, 이 앨범에서야 비로소 그 방향성을 마음껏 펼쳐낼 수 있었죠. 그 결과 많은 평론가와 팬들은 이 작품을 두고 "성숙해진 프라텔리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Six Days In June’은 이 앨범의 첫 싱글이었지만, 동시에 앨범 작업 막바지에 완성된 마지막 곡이기도 한데요. 더 흥미로운 점은 이 노래가 전작 [In Your Own Sweet Time]의 수록곡 ‘Starcrossed Losers’에 등장했던 연인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곡이라는 사실입니다.
계속해서 엇갈리고 서로를 놓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앨범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Six Days In June’은 [Half Drunk Under a Full Moon]이 가진 서사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는 곡이죠.
자, 이제 마지막 광고를 함께 감상해 보시죠!
(나머지는 유튜브 링크를 못찾았지만.. ‘두산 - 사람이 미래다’, ‘캐논 - Eos 5d’도..)
3. 더 스크립트(The Script)

©The Script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아티스트는 최근 신보 소식을 전해드리기도 했던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팝 록 밴드 더 스크립트입니다.
2001년 결성된 더 스크립트는 감성적인 피아노 록과 팝 멜로디를 앞세워 활동하며 한때 '제2의 U2'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요. 데뷔 앨범 [The Script]를 시작으로 정규 2·3·4집까지 연이어 영국과 아일랜드 앨범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며, 2000~2010년대를 대표하는 팝 록 밴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후가공을 했는데도 앞선 글이 길어진 관계로.. 밴드가 더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봐주시고.. 바로 에디터 meddlee의 추천곡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 🥲
🎧 Dead Man Walking
[Science & Faith](2010)
첫 번째 추천곡은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1위에 이어 빌보드 앨범 차트 200(Billboard 200) 3위까지 오르며 더 스크립트를 세계적인 밴드 반열에 올려놓은 정규 2집 [Science & Faith]의 수록곡 'Dead Man Walking'입니다.
데뷔 앨범과 비교해 들어보면 이 시기부터 밴드가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는데요. 당시 빌보드 차트를 장악하던 R&B와 힙합의 리듬감을 자연스럽게 녹여냈고, 에디터 기준 그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곡이 바로 'Dead Man Walking'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곡을 들으면 지금도 당시 뮤직비디오 속 색감처럼 세상이 조금 바래 보이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웃음)
🎧 Man on a Wire
[No Sound Without Silence](2014)
뭔가 이제 당시의 제 취향이 느껴지기 시작하지 않으신가요? (웃음)
정규 3집 [#3]으로 글로벌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 발표된 정규 4집 [No Sound Without Silence]는 의외로 밴드의 회귀를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2집에서 시작되고 3집에서 더욱 강화되었던 팝과 R&B적 요소를 조금 덜어내고, 초기 더 스크립트 특유의 감성적인 밴드 사운드를 다시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인데요.
수록곡 'Man on a Wire'는 프랑스의 거리 공연자이자 곡예사 필립 프티(Philippe Petit)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곡입니다. 실제 줄타기에서 착안한 이미지는 곡 속에서 끝나가는 관계 속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한 사람의 위태로운 감정으로 재해석되며, 더 스크립트 특유의 서정성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죠.
🎧 Gone
[Satellites](2024)
2023년 기타리스트 마크 시언(Mark Sheehan)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정규 7집 [Satellites]는 밴드에게도, 팬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 작품입니다.
앨범 제목은 생전 마크 시언과 함께 작업하던 곡의 이름에서 가져왔으며, 밴드는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위성처럼 마크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새로운 멤버와 함께 세 명이서 녹음을 진행했지만, 앨범 아트워크에는 여전히 마크 시언을 포함한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하며 그의 존재를 기리고 있습니다. 🥲

©The Script
특히 수록곡 'Gone'은 마크 시언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은 곡입니다. 밴드는 아일랜드 특유의 장례 문화처럼 단순히 죽음을 슬퍼하기보다, 한 사람이 남긴 삶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마음을 곡에 담았는데요.
프론트맨 대니 오도노휴(Danny O'Donoghue)는 훗날 이 곡을 완성한 뒤에야 다시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Gone'은 단순한 추모곡이 아니라, 상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더 스크립트의 기록처럼 들리기도 하죠.

©MBC <무한도전>
어떠셨나요?
이번 글을 준비하면서 저 역시 오랜만에 예전 광고들을 다시 찾아보고,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음악들을 꺼내 들어보게 되었는데요. 신기하게도 노래 자체보다 그 노래를 처음 들었던 순간과 당시의 기억들이 더 먼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은 단순히 좋은 멜로디나 가사 때문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 시절의 환경과 관계, 그리고 그때의 감정들까지 함께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특별하게 남아 있는 것이겠죠.

물론 지금 다시 들어보니 생각보다 평범한 곡도 있었고, 당시에는 몰랐던 부분이 느껴지는 음악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음악이 좋은 이유는 결국 그 음악이 제 인생의 한 장면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여러분만의 음악은 무엇인가요?
에디터 meddlee는 다음에도 추억 한 편을 꺼내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 Photo. GROUPLOVE / The Fratellis / The Script / General Electr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