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깅은 언제나 즐겁고, 또 뜻밖의 행복을 불러일으킵니다.

최근에는 비교적 스포티파이(Spotify)의 알고리즘에 기대어 음악을 듣는 일이 많았지만, 각 플랫폼마다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느끼기에 여러 곳을 오가며 새로운 아티스트와 음악을 골라보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아티스트는 아마 지금까지 제가 소개했던 아티스트 중 가장 인지도가 낮은 인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대략 말씀드리자면, 네이버에 검색해도 쉽게 나오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해외 온실가스 감축사업’이 먼저 노출되는 그런 이름입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미래를 책임질 ‘신성’으로 주목받고 있죠.

©REDD. IG
그 주인공은 바로 호주 출신 아티스트 레드.(REDD.)입니다(참고로 트리피 레드(Trippie Redd)와는 아무 관계 없습니다.ㅎㅎ). 그럼 우선 레드.의 곡을 하나 들어보고 오실까요?
이 곡은 에디터가 레드.를 처음 접하게 된 곡이기도 한데요. 다소 진부한 표현일 수 있지만, 처음 들었을 때 정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MDb
특히 ‘MESSY.’는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시리즈 <오프 캠퍼스(Off Campus)>에 삽입되며 더 많은 리스너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레드.는 자신의 SNS에 드라마 속에서 본인의 곡이 흘러나오는 장면을 보고 감격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죠.
https://www.instagram.com/p/DYgsRgKP4hg/?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사실 이와 비슷한 장르의 곡들은 이미 차고 넘칩니다. 그럼에도 이번만큼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심상치 않은 음악성이 느껴졌는데요. 그래서 곡의 크레딧을 살펴보니 역시나 레드.가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곡이었습니다. (느껴진다..천재의 기운이..)
5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레드.는 초등학교 시절 우쿨렐레와 리코더를 접했고, 중학교 무렵에는 기타를 독학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음악 프로덕션에 빠지게 된 계기는 2019년 친구의 에이블톤(Ableton)을 접한 뒤 밤새 음악을 만들었던 경험이었다고 하는데요.

©Spotify
레드.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를 하나로 고정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025년 발표한 믹스테이프 [RAUNCH.]는 멜버른, 시드니, LA, 뉴욕에서 녹음된 프로젝트로, 팝펑크, 인디 R&B, 힙합, 파티 음악을 자유롭게 오갑니다. 그 중심에는 레드. 특유의 유연한 보컬과 날카로운 가사가 자리하고 있죠. 레드. 본인은 자신의 사운드를 세 단어로 “fun, explosive, raw”, 즉 재미있고, 폭발적이며, 날것에 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레드.는 음악뿐 아니라 비주얼 세계관 역시 강한 아티스트입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비주얼 정체성이 아직 진화 중이라고 말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려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또한 어린 시절부터 연기와 영화의 세계 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머릿속이 매우 시각적으로 작동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직 레드.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그를 처음 접하는 리스너들에게는 오히려 더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습니다. 이런 천재성이 돋보이는 신예 아티스트의 등장은 기존의 ‘천재’ 아티스트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면서, 앞으로 경력이 쌓일수록 어떤 예술성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들죠.
그의 디스코그래피와 뮤직비디오를 훑어보면, 레드.가 보여주고자 하는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끝없이 확장되는 재능 속에서, 그가 직접 말한 ‘재미있고, 폭발적이고, 날것’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단번에 느껴집니다.

레드.의 ‘MESSY.’ 유튜브 댓글 중에는 이런 반응이 있었습니다. “진짜 실수로 클릭했는데, 이거 완전 대박이네… 너희들 엄청 유명해지길 바란다. 건배.”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을 가장 응축해서 표현한 댓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꼭 한번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 Photo. REDD. 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