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안녕하세요. 또 한 번 스포트라이트 콘텐츠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아티스트를 소개하면 좋을까 고민하며 수많은 이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는데요. 그 치열한 후보들 사이에서, 대략 1000분의 1 확률을 뚫고 채택된 남자가 있었습니다.

아마 저희 채널을 팔로우하고 계신 분들께도 꽤나 생소한 인물일 수 있습니다. 음악도, 비주얼도, 분위기도 모두 신선하게 다가올 텐데요. 한마디로 말해 그냥 모든 게 새롭게 느껴질 아티스트입니다.
최근 사무실 인근 카페에서 이분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걸 듣고, “어라? 이 음악이 여기서 나온다고?” 하며 꽤 놀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순간 문득, 국내에서도 슬금슬금 빛을 발할 순간이 머지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오늘은 이 아티스트를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바로, 펑크의 악마이자 펑크의 천재. ‘나의 펑크 아저씨’ 다블(Dabeull)입니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다블, 대불, 다뷜, 다비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다블은 70~80년대 펑크, 디스코, 부기, R&B의 질감을 현대적으로 되살리는 프랑스 파리 기반의 프로듀서이자 싱어, DJ입니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복고풍을 흉내 내는 음악”에 머물지 않는데요. 오히려 70~80년대 펑크의 문법을 장인처럼 파고들며, 빈티지 신시사이저와 드럼머신, 토크박스를 중심으로 따뜻하고도 끈적한 그루브를 만들어내죠. 그야말로 디지털 시대에 100% 아날로그 감각을 추구하는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블이 처음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는 어머니를 통해 주크(Zouk)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을 접하게 됐고, 집에서 음악을 만들던 어머니의 친구들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들과 함께 타악기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의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이후 16살 무렵부터 컴퓨터와 키보드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죠.
처음부터 음악을 직업으로 삼겠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블의 어머니는 늘 “음악은 직업이 아니라 취미이니, 다른 일도 함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다블은 운동화를 팔기도 했고, 배달 일을 하기도 했으며, 피자 배달까지 하며 여러 일을 병행했습니다.

©Dabeull
그의 커리어는 어머니 집의 작은 방에서 혼자 음악을 만들던 시절부터 시작됐습니다. 친구들이 카세트테이프로 듣던 믹스테이프를 만들고, 랩 인스트루멘탈을 제작하며 자신의 음악을 조금씩 외부에 알렸죠.

©Media
2006~2007년 무렵, 다블은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재미 삼아 미국의 블로그 기반 SNS였던 마이스페이스(MySpace)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작은 시도가 예상치 못한 문을 열게 됩니다. 독일과 영국 레이블에서 연락이 왔고, 이후 레코드 메이커스(Record Makers)에서도 러브콜을 받게 된 것이죠. 그렇게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세계 곳곳을 돌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게 됩니다.

©FKJ IG
현재는 프랑스 인디 하우스 레이블 로슈 뮈지크(Roche Musique)와 함께하며 더욱 뜨거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로슈 뮈지크는 FKJ가 몸담았던 레이블로도 잘 알려져 있죠.

©Dabeull
다블은 이렇게 말합니다.
“제 일은 펑크를 다시 현대적인 음악으로 만드는 거예요.”
“저는 돈을 벌기 위해 펑크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에요.”
“저는 사람들의 꿈을 위해 펑크 음악을 만듭니다.”
역시 선생님. 무언가의 정점에 오르려면 정말, 정말 진심이어야 하나 봅니다.
자, 여기까지가 다블에 대한 간략한 소개였고요. 그렇다면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았습니다. 도대체 이 아티스트는 어떤 음악을 하는 사람일까요?

아무래도 이번 소개에는 에디터의 사심이 꽤 많이 들어간 만큼, 지극히 사심 가득한 추천곡 몇 곡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좋은 곡이 너무 많아서 고르는 과정이 제일 힘들었는데요.
우선 에디터가 다블에게 처음 입문하게 된 곡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1.DR.Fonk
‘DR. Fonk’는 2019년 EP [Intimate Fonk]에 수록된 곡으로,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와 그 위로 번지는 네온사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드는 트랙입니다.
빠르지 않은 템포 위에 빈티지 신스가 부드럽게 깔리고, 러쉬 데이비스(Rush Davis)의 유려한 보컬이 더해지며 곡 전체가 물 흐르듯 유영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요.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는 초반부의 베이스라인에 먼저 마음을 빼앗겼고, 후반부로 갈수록 기가 막히게 이어지는 멜로디 라인과 보컬의 조화에 결국 수십 번의 반복 재생까지 이어졌습니다. 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여유로운 움직임과 함께 즐겼을 때 이 곡의 분위기를 한층 더 매력적으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때로는 곡이 너무 세련되고 좋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나만 알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하게 들 때가 있습니다. 저에게 ‘DR. Fonk’가 바로 그런 곡이었는데요. 결국 이렇게 여러분께 소개드리게 됐습니다.
이 곡에 대해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이렇습니다. 해석하려 애쓰거나 깊게 파고들기보다, 그냥 그루브를 느껴보세요.
2. You & I
어쩌다 보니 두 번째 곡도 [Intimate Fonk]의 수록곡을 소개드리게 됐는데요.
‘You & I’는 다블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곡 중 하나입니다. 스포티파이(Spotify)에서는 1억 회에 가까운 재생 수를 기록하고 있는, 그야말로 초초초 히트곡이라고 할 수 있죠.
앞서 소개한 ‘DR. Fonk’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곡으로, 비교적 부드럽고 감성적인 무드가 강한 트랙입니다. 특히 다블의 짝꿍 같은 존재인 홀리브륀(HolyBrune)의 보컬이 곡 전체를 몽환적인 세계로 더욱 깊게 이끌어가는데요.
여러분도 홀리브륀의 목소리를 한 번 접하게 된다면, 앞으로 다블의 음악을 감상하실 때 꽤 자주 만나게 되실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홀리브륀의 ‘Fair Game’이라는 곡도 함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3. DX7
[Indastudio]는 [Intimate Fonk]와 더불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다블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중에서도 ‘DX7’은 [Indastudio] 안에서도, 다블의 전체 스트리밍 곡들 사이에서도 상위권에 자리한 곡인데요. [Indastudio]는 다블이 자신의 홈스튜디오에서 토크박스와 여러 장비를 활용해 새로운 트랙들을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프로젝트로, 특유의 빈티지 신스와 80년대식 질감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여기에 끈적한 베이스라인과 홀리브륀의 보컬이 더해지며, 이 곡 역시 여유롭게 그루브를 느끼기에 충분한 매력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블의 토크박스 사운드를 특히 좋아하는데요. ‘DX7’은 그 매력을 느끼기 좋은 곡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곡과 함께, 같은 앨범에 수록된 ‘Time For Love’ 역시 무진장 좋은 곡이니 꼭 함께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4. In My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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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네 번째 추천곡입니다.
이 곡은 처음 들었을 때는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다블의 2026년 코첼라(Coachella)무대 영상을 본 뒤로 더 깊게 관심을 갖게 된 곡인데요. 여러분도 위 영상을 보셨다면, 충분히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고 싶어질 만한 곡이라고 느끼셨을 겁니다.
‘In My Mind’는 다블의 2024년 앨범 [Analog Love]에 수록된 곡입니다. 해당 앨범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Thriller]를 녹음할 때 사용했던 믹싱 콘솔로 작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앨범 전체가 거를 타선 없는 화려한 트랙들로 가득합니다.
‘In My Mind’는 물론이고, ‘I Can’t Stop’, ‘Chronic Lovers’, ‘Fabulous Kisses’ 같은 곡들도 함께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이 앨범에서 ‘Chronic Lovers’를 두 번째로 좋아합니다. ㅎㅎ

©Dabeull
‘펑크’라는 장르는 다른 장르에 비해 국내에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다블’이라는 아티스트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펑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다블이 말한 것처럼, “제 일은 펑크를 다시 현대적인 음악으로 만드는 거예요”라는 문장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면, 그리고 펑크가 어느 순간 우리 주변에서 조금씩 더 자주 들려오기 시작한다면, 그 중심에는 분명 다블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Dabeull IG
단 한 가지 확실한 건, 그의 음악 세계에 한 번 발을 들이는 순간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천재가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환경이 계속해서 주어진다면, 앞으로 그를 두고 얼마나 더 대단한 평가들이 오가게 될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의 펑크 아저씨 다블.
당신은 어떻게 모든 곡이 이렇게 다 좋을 수가 있나요?
| Photo. Dabeu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