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여러분, namyu입니다.
날이 정말 덥죠? 매일 출퇴근길, 숨이 턱 막히는 더위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는 namyu입니다.
그런데 요즘 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찝찝한 습기나 5분만 밖에 있어도 익어버릴 것 같은 태양이 아닙니다.
바로...

©Official HIGE DANdism
오피셜 히게 단디즘(Official HIGE DANdism, 이하 히게단)의 내한 공연을 제가 못 간다는 사실입니다...!!!!!!
2026년이 시작된 이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아티스트들의 내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제 심장을 가장 크게 뛰게 만들었던 소식이 바로 히게단의 내한이었습니다. 정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기다려왔던 공연이었는데... 하필 취소할 수 없는 약속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콘텐츠는 '왜 히게단의 공연을 꼭 가고 싶었는지', 그리고 '왜 그들의 음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공연까지 이제 대략 일주일.
하지만 갈 수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히.게.단.

©Official HIGE DANdism
J-POP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반드시 지나치게 되는 이름이죠.
물론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아티스트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히게단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아주 짧게(?) 소개해보겠습니다.
히게단은 2012년 일본 시마네현에서 대학생 네 명이 모여 결성한 밴드입니다. 약 7년 동안 인디 활동과 라이브 공연을 꾸준히 이어가며 조금씩 이름을 알렸고, 보컬 후지하라 사토시(Satoshi Fujihara)는 메이저 데뷔 직전까지 지방 은행원으로 근무하며 평일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밴드 활동을 병행했습니다.
벌써부터 어떤 서사가 느껴지지 않나요?
'Official HIGE DANdism'이라는 독특한 이름에도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SYNC NETWORK JAPAN
'수염(HIGE)'이 잘 어울릴 만큼 나이가 들어서도 네 명이 함께 즐겁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
처음에는 "왜 하필 히게단일까?"라는 생각만 했는데, 이런 의미를 알고 나니 밴드가 훨씬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생각보다 많은 밴드들이 멤버 교체를 겪거나 해체를 선택합니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네 명이 함께 음악을 하고 싶다'는 다짐은 팬들에게도 굉장히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히게단의 음악이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피아노를 중심으로 록, 팝, 소울, 펑크,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도 결국에는 '히게단의 음악'이라는 하나의 색깔로 완성합니다.
'Pretender', 'Subtitle', 'Mixed Nuts'.
분위기는 모두 다르지만 한 곡만 들어도 "아, 히게단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죠.
많은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OST를 통해 히게단을 알게 되었지만, 사실 일본에서는 이미 'Pretender', 'I LOVE...', 'Subtitle' 등을 통해 국민적인 밴드로 자리 잡은 이후 애니메이션과의 협업으로 해외 팬층까지 넓혀갔습니다.
...
이상.
짧지만 짧지 않은 히게단 소개였습니다.

제가 히게단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를 하나만 꼽으라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만든다는 것.
정말 눈물이 날 만큼 뜨거운 감정을 전해주는 곡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공연마다 후지하라 사토시가 들려주는 멘트들을 듣다 보면, 왜 사람들이 이 밴드를 사랑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만약 평행세계의 제가 히게단 티켓을 손에 쥐고 있었다면 지금쯤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요?
아마 공연 세트리스트를 예상해 보고, 최근 라이브 영상을 찾아보고, 공연장에서 따라 부를 노래를 복습하면서 하루하루를 설레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었겠죠.
그렇게 상상만 해도 괜히 웃음이 납니다.

제가 공연에서 꼭 듣고 싶었던 곡들이 있습니다. 물론 'Pretender'와 'Subtitle'은 당연하고요. 하지만 저는 의외로 진성 스탠바이유(Stand By You) 분들이 생각하는 대표곡과는 조금 다른 취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115만 킬로의 필름'만큼은 다들 인정하시죠?
몇 년 전, 친구 자취방에서 J-POP 플레이리스트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그저 배경음악처럼 듣고 있었는데, 후렴이 시작되는 순간 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그때는 일본어도 잘 몰랐기에 그냥 "좋은 노래네."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사를 보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사를 이렇게 아름답게 쓸 수 있다고?'
그때 이 곡의 가사를 찾아보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평생 후회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그 노래를 저는 현장에서 못 듣는다는 거죠.
아...
시간을 되돌리고 싶습니다.
ほら、ここで君が笑うシーンが
봐, 여기서 네가 웃는 장면이
見どころなんだからさ Ah
하이라이트니까 Ah
写真にも映せやしない
사진으로도 담아낼 수 없는
とても些細なその仕草に
몹시도 사소한 그 표정에
どんな暗いストーリーも覆す
아무리 어두운 스토리라도 뒤집히는
瞬間が溢れてる
순간이 흘러넘쳐
どれかひとつを切り取って
어딘가 하나를 잘라서
サムネイルにしよう
섬네일로 하자
그리고 두 번째.
'Rashisa'
정말 듣는 내내 눈물을 흘렸던 곡입니다.

©IMDB
제가 인생에서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 중 하나인 일본 애니메이션 〈100미터.〉.
스포츠, 성장, 청춘, 드라마.
제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가 담긴 작품인데, 히게단이 이 영화의 주제가를 맡으면서 작품의 메시지가 더욱 깊어졌다고 생각합니다.
'Rashisa'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나다움'이라는 뜻입니다.
경쾌한 멜로디와 달리 이 노래가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らしさ
나다움
そんなものを抱えては
그런 걸 안고서는
僕らは泣いてた
우리는 울었었지
笑ってた
웃었었지
競い合ったまま
서로 경쟁하며
大好きな事に全て捧げては
좋아하는 것에 모든 걸 바치고는
何度も泣くんだ
수없이 우는 거야
笑うんだ
웃는 거야
メチャクチャなペースで
엉망진창인 페이스로
벌써 눈물이 납니다.
힘들 때 누군가 조용히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기분.
이게 제가 히게단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리고 히게단이 이 곡을 발표하며 남긴 코멘트도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나 반드시 방해해 오는 나 자신 같은 강적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에 납득하지도, 익숙해지지도 않고 '절대'에 맞서 싸우며 분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찬가로 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이 멘트를 처음 읽었을 때도 정말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세 번째는 조금 의외일 수도 있습니다.
바로 'White Noise'입니다.
<도쿄 리벤저스: 성야결전편>의 오프닝으로 사용된 곡인데, 작품 속 오토바이의 질주를 연상시키는 듯한 초반의 강렬한 사운드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Tokyo Revengers
이 작품을 보신 분들이라면 'Cry Baby'와 많이 비교하시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White Noise'가 작품의 분위기를 가장 잘 담아낸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듣고 있으면...
제가 타케미치가 된 기분이 들 정도니까요.
그리고 마지막.
이 노래를 공연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었다면 정말 여한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Nichijo'
제목 그대로 '일상'.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살아가며 누구나 겪는 감정들이 담겨 있습니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위로를 건네는 곡. 저 역시 그런 일상을 살아왔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 노래를 들으면 유난히 마음이 움직입니다.
何をどうしたいのか
무엇을 어쩌고 싶은가
自分の事を推し測る
자신에 대한 것을 추측해
辛いとか辞めたいとかそれも
괴롭다던가 그만두고 싶다던가 그런 것도
日によるみたいだ
날마다 다른 것 같아
何でも打ち明けてと
뭐든지 털어놓으라고
言われる度に言えなくなる
얘기들을때마다 말하기 어려워져
ご厚意に甘えるのも割とキツいみたいだ
호의에 감사하며 말하려고 해도 꽤나 힘든 것 같아
평소에는 끝없이 치솟는 후지하라 사토시의 고음을 정말 좋아하지만, 이런 담담하고 따뜻한 노래를 들을 때면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받곤 합니다.
아마 공연장에서 이 노래를 들었다면...
정말 눈물을 참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오글거리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 히게단의 음악은 삶의 방향을 다시 붙잡아주는 음악입니다. 거창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노래합니다.
그래서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도 이들의 음악은 늘 큰 위로가 되어줍니다. 또 무대 위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문득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저렇게까지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도 조금 더 열심히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
비록 이번 내한 공연은 함께하지 못하지만, 저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언젠가 다시 찾아올 그날을 기다리며 조금 더 설레는 마음으로 살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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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을 가시는 모든 분들. 부디 제 몫까지 마음껏 즐기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히게단.
내년에도 꼭 다시 와주세요.
l Photo. Official HIGE DANdism 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