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리치 블랙모어(Ritchie Blackmore)가 무려 33년 만에 딥 퍼플(Deep Purple)과 한 무대에 섰습니다. 오랜 시간 불화를 이어온 탓에 팬들조차 재결합은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만큼, 이번 깜짝 공연은 전 세계 록 팬들에게 큰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Deep Purple IG
현지시간 8월 12일, 딥 퍼플은 미국 뉴욕 존스 비치(Jones Beach) 공연에서 1972년 발표한 대표곡 'Smoke on the Water'를 연주했고, 이 무대에 밴드의 창립 멤버인 리치 블랙모어가 깜짝 등장했습니다.
리치 블랙모어와 딥 퍼플의 관계는 1990년대 초 결별 이후 오랫동안 냉각된 상태였습니다. 갈등은 2016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Rock & Roll Hall of Fame) 헌액식에도 블랙모어가 참석하지 않을 정도로 깊어졌으며, 이후 두 사람이 다시 함께 무대에 설 것이라는 기대는 사실상 사라진 상태였는데요.

©Deep Purple IG
하지만 공연을 앞두고 한 팟캐스트에 출연한 리치 블랙모어는 이번 무대에 대한 소감을 솔직하게 밝혔습니다. 81세의 리치 블랙모어는 팬들이 이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연 하루 전 자신의 출연 사실을 미리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보컬 이안 길런(Ian Gillan)은 무대 위에서 리치 블랙모어를 향해 따뜻한 환영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후 리치 블랙모어는 아내이자 가수 캔디스 나이트(Candice Night)와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이번 재회의 비하인드도 공개했습니다.
https://twitter.com/SantiGianandrea/status/2087741127872983224?ref_src=twsrc%5Etfw%7Ctwcamp%5Etweetembed%7Ctwterm%5E2087741127872983224%7Ctwgr%5E101ea7382652d9db30049e17c8966eff1c3cc800%7Ctwcon%5Es1_c10&ref_url=https%3A%2F%2Fapp.notion.com%2Fp%2F84e3441db89d4437b4df4e5a92778995%3Fv%3D9eddd8311a824b36a28464236e13c5aep%3D3b943137d595808ca89ad23c38e96e1apm%3Ds
그는 농담 섞인 표현으로 "AI 비둘기"를 이안 길런에게 보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포르투갈에 있는 이안 길런에게 '한 곡 정도 앙코르 무대에만 함께 올라가도 괜찮겠느냐'고 물었습니다.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저 옛 추억을 되새기고 싶었어요. 저는 이제 81살이니까요." 이어 그는 "이안 길런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밴드에 이야기한 뒤 모두가 흔쾌히 동의해줬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딥 퍼플은 올해 말부터 총 86회 규모의 월드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며, 오는 11월 25일에는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Royal Albert Hall) 공연도 앞두고 있습니다. 또한 보컬 이안 길런은 지난해 시력이 크게 저하돼 현재 약 30% 정도의 시력만 남아 있다고 밝히며 은퇴가 머지않았음을 고백한 바 있습니다. 그는 "불편하지만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4월 딥 퍼플의 내한 공연을 직접 경험했던 국내 팬들에게도 이번 재회는 더욱 뜻깊은 소식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이어졌던 갈등을 뒤로하고 33년 만에 다시 같은 무대에 선 순간은 단순한 깜짝 이벤트를 넘어, 딥 퍼플의 역사와 리치 블랙모어의 음악 인생에 또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l Photo. Deep Purple IG, Rob Verhor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