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트리 음악의 여왕이자 수많은 이들의 삶을 노래해온 싱어송라이터 돌리 파튼(Dolly Parton)이 현지 시각 8월 25일, 향년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Irving Penn / Condé Nast
돌리 파튼의 가족과 측근은 이날 그의 별세 소식을 알렸으며, 돌리 파튼이 짧은 암 투병 끝에 사랑하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는데요. 불과 며칠 전까지도 계속해서 새로운 일을 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던 만큼, 그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은 음악계와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1946년 미국 테네시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돌리 파튼은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가까이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갔습니다. 1960년대 컨트리 음악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1967년 데뷔 앨범 [Hello, I'm Dolly]를 발표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60년에 걸친 활동 동안 약 50장에 달하는 스튜디오 앨범과 약 3,000곡에 달하는 노래를 만들어낸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했죠.
그 중심에는 돌리 파튼만의 뛰어난 작곡 능력이 있었습니다. 'Jolene', 'I Will Always Love You', 'Coat of Many Colors'를 비롯한 수많은 곡을 직접 써 내려간 그는 자신의 삶과 사랑, 가족, 고향에서 얻은 경험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꿔냈는데요. 특히 'I Will Always Love You'는 훗날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버전으로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원곡자인 돌리 파튼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알렸고, 'Jolene'과 'I Will Always Love You'는 각각 그래미 명예의 전당(Grammy Hall of Fame)에 헌액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돌리 파튼의 음악은 컨트리라는 하나의 장르 안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1977년 발표한 [Here You Come Again]은 그의 앨범 가운데 처음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 200(Billboard 200) 톱20에 진입했고, 동명의 타이틀곡은 빌보드 핫 100(Billboard Hot 100) 3위까지 오르며 컨트리 음악을 넘어 팝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장했죠. 이후 그는 영화 <9 to 5>의 주제가인 '9 to 5'를 직접 부르고 작곡했으며, 이 곡은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 2관왕과 아카데미(Academy Awards)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는 등 그의 음악적 영역을 대중문화 전반으로 넓혀갔습니다.
그렇게 음악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돌리 파튼은 스크린에서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영화 <9 to 5>와 <Steel Magnolias>를 비롯한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도 사랑받았고, 이후에는 테네시주에 테마파크 돌리우드(Dollywood)를 설립하는 등 사업가로서도 활동 영역을 넓혀왔는데요. 음악가, 배우, 사업가라는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언제나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테네시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돌리 파튼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의 오랜 자선 활동입니다. 그는 1995년 어린이들에게 책을 무료로 보내주는 독서 지원 프로그램 '돌리 파튼의 이매지네이션 라이브러리(Dolly Parton’s Imagination Library)'를 시작했는데요. 고향인 테네시주에서 시작된 작은 프로젝트는 이후 미국을 넘어 캐나다, 영국, 호주, 아일랜드 등으로 확대됐으며, 현재는 매달 100만 권이 넘는 책을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했습니다.
음악과 영화, 자선 활동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온 돌리 파튼은 생전 수많은 영예를 안았습니다. 그래미 어워드에서 10차례 수상했고 2011년 그래미 평생 공로상을 받았으며, 2022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Rock and Roll Hall of Fame)에 헌액되었죠. 그리고 지난해인 2025년에는 영화계에 대한 공헌과 인도주의적 활동을 인정받아 아카데미의 진 허숄트 박애상(Jean Hersholt Humanitarian Award)을 수상하며 음악을 넘어선 그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돌리 파튼의 특별함은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도 자신의 음악과 이야기를 새로운 세대에게 계속해서 전달했다는 데 있는데요. 컨트리 음악을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팝과 영화, 록까지 자신의 영역을 넓혔고, 화려한 이미지와 유쾌한 태도 뒤에는 누구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노래하는 작곡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특정 시대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지금도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다시 부르고 새로운 세대의 청취자들이 발견하는 노래로 남아 있죠.
돌리 파튼은 평생 음악을 만들었고, 사람들을 웃게 했으며, 자신의 성공을 다시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새로운 꿈과 작업을 이야기하며 음악을 향한 열정을 놓지 않았는데요. 이제 그의 목소리를 새로운 노래로 만날 수는 없겠지만, 그가 남긴 'Jolene'과 'I Will Always Love You', '9 to 5' 같은 노래는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의 삶 속에서 계속해서 불려질 것입니다.
우리들의 영원한 컨트리 여왕, 돌리 파튼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가 평생 노래했던 사랑과 꿈, 그리고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그의 음악과 함께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l Photo. Jack Manning / 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