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namyu입니다.
어느덧 8월도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는데요. 다들 올여름 휴가는 충분히 즐기셨을까요?

저는 아직 제대로 된 휴식조차 즐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격주마다 낚시를 다니고 있기는 하지만, 낚시를 즐겨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사실 낚시는 휴식이라기보다 전투에 가깝다는 것을요.
한때 40도에 육박했던 무더운 날들과 비교하면 요즘은 제법 선선해졌다는 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출퇴근길의 찝찝함만큼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 같은데요. 지하철 안에서는 분명 쾌적했는데, 사무실까지 단 5분을 걸어오는 것만으로도 그 쾌적함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 걸 보면 아직 여름이 끝나려면 조금은 더 기다려야 하나 봅니다.

뭐니 뭐니 해도 저는 여름의 청량한 분위기보다는 살짝 쌀쌀한 바람이 불고, ‘겉옷’을 꺼내 입을 수 있는 가을을 훨씬 좋아합니다. 거리의 단풍이 하나둘 붉게 물드는 풍경도 무척 좋아하고요.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던 가을을 맞이하기 전에, 저 역시 다른 분들처럼 제대로 된 ‘여름휴가’ 한 번쯤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네요. 그래서 오늘은 이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노래 한 곡을 가져왔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일본 R&B와 소울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쿠보타 토시노부(Toshinobu Kubota)의 대표곡, ‘LA・LA・LA LOVE SONG’입니다.
곡 제목을 보자마자 꽤 익숙한 이름이라고 느끼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백예린이 이 곡을 커버하면서 국내 리스너들에게도 제법 친숙해진 곡인데요. 어쩌면 백예린의 커버 버전은 들어봤지만, 정작 쿠보타 토시노부의 원곡은 아직 접해보지 못한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Toshinobu Kubota IG
우선 쿠보타 토시노부(Toshinobu Kubota)는 일본 R&B와 소울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1980년대부터 소울과 펑크, R&B 등 흑인음악을 기반으로 한 사운드를 일본 대중음악에 적극적으로 녹여왔으며, 뛰어난 가창력과 리듬감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구축해왔죠. 일본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음악 시장에서도 작품을 발표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고, 오랜 시간 일본 R&B를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려운 뮤지션으로 자리해왔습니다.

©Watcha
쿠보타 토시노부의 ‘LA・LA・LA LOVE SONG’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일본 드라마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일명 ‘롱바케’로 잘 알려진 <롱 베케이션>입니다. 일본 로맨스 드라마를 이야기할 때 지금까지도 꾸준히 언급되는 작품이자,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기무라 타쿠야(Kimura Takuya)의 젊은 시절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LA・LA・LA LOVE SONG’은 <롱 베케이션>의 주제가로 사용되며 쿠보타 토시노부에게도 엄청난 인기를 안겨준 곡입니다. 무엇보다 작품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데요. 지금 이 곡을 들어도 마치 경험해본 적 없는 어느 여름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른바 ‘기억 조작’ 같은 묘한 감상을 안겨줍니다.

저 역시 ‘LA・LA・LA LOVE SONG’을 들으며 문득 기나긴 휴가를 떠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윤슬이 반짝이는 한적한 항구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캔맥주 하나를 손에 들고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가만히 만끽해보고 싶었는데요. 물론 작품과 노래처럼 ‘사랑’까지 꿈꾸지는 않습니다. 휴가에 사랑까지 바란다면, 그건 정말 욕심쟁이인 거죠.
기존에 백예린의 커버 버전으로만 이 곡을 알고 계셨다면, 어느 쪽이 더 좋다고 굳이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같은 곡이지만 두 버전이 담고 있는 분위기는 꽤나 다르기 때문인데요. 그렇기에 이 여름이 완전히 지나가기 전에 쿠보타 토시노부의 원곡도 꼭 한 번 들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개인적으로 ‘LA・LA・LA LOVE SONG’은 쌀쌀한 가을보다는 조금은 덥고, 조금은 끈적하고, 그래서 괜히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여름날에 더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금처럼 여름의 끝자락을 보내고 있는 이때가, 이 곡을 듣기에 가장 좋은 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l Photo. Long Va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