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에디터 meddlee입니다.
아마 저희 매거진을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록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희가 다루는 콘텐츠 역시 자연스레 록을 중심으로 한 음악 이야기가 많아진 편인데요. 저 역시 가장 좋아하는 장르를 하나 꼽으라면 주저 없이 록을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David Corio / Redferns / Getty Images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록만 듣는 사람은 아닌데요. 그동안 제가 적어온 글들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생각보다 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찾아 듣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장르가 바로 힙합이기도 하죠.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쯤 되면 여러분에게 힙합을 조금 반강제(?)로라도 심어드려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앞으로는 제 본모습으로 돌아가 반응에 연연하지 않고, 장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더 자주 소개 드리지 않을까 싶은데요!

©Denzel Curry / Kenny Beats
그리고 그런 마음을 먹었다면, 최근 발매된 이 앨범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습니다. 바로 덴젤 커리(Denzel Curry)와 케니 비츠(Kenny Beats)의 [ii]입니다.
2020년 공개된 [UNLOCKED] 이후 무려 6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의 협업작인데요. 총 9곡, 약 24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두 사람은 샘플 중심의 거친 붐뱁과 묵직한 드럼, 잘게 잘린 사운드, 빈티지한 질감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래된 샘플러와 저렴한 마이크를 활용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투박한 질감과 덴젤 커리 특유의 빠르고 촘촘한 플로우가 아주 찰떡이었는데요.
하지만 케니 비츠는 이번 작업을 두고 “매 프로젝트마다 동전의 서로 다른 면에서 시작해 가운데까지 싸워서 간다”고 설명했을 정도로 실제로는 [ii]의 제작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강한 창작적 성향이 부딪혔고, 그 충돌 자체가 앨범의 일부가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케니 비츠가 이 앨범에서 “성장과 싸움을 같은 비율로 듣는다”고 표현한 이유도 분명 여기에 있을 겁니다.
물론 [UNLOCKED]에서도 마찬가지로 예측 불가능한 에너지와 실험성을 보여줬기에 지난 앨범을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저는 매력적인 피처링진까지 더해진 이번 앨범이 더 취향이긴 했는데요. 그리고 실험적이라고 말했지만 덴젤 커리가 원체 하던 음악 스타일이 있었기에.. MF 둠(MF DOOM)과 매들립(Madlib)의 음악 같은 클래식 힙합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할 앨범임은 분명할 것입니다.
그러니 날 좋은 일요일(?) 오늘은 조금 반강제적으로(?) 힙합 한 장 어떠신가요?
l Photo. Denzel Curry / Kenny Bea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