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meddlee입니다 :)
여러분! 요즘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햇살은 따뜻하지만 어딘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넘어가는 이 짧은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기분 좋은 날씨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런 날씨에 딱 어울리는 신곡을 하나 추천해 드리고자 합니다.

©nazym
저도 이번에 음악을 디깅하다 우연히 발견한 곡인데요. 바로 카자흐스탄 출신 뮤지션 알마스(Almás)의 ‘Aldáma’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뜻을 찾아보기 전까지는 알아듣기 어려운 낯선 카자흐어 발음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런데 묘하게 여유로운 사운드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듣는 순간 하루에 또 다른 기분을 더해주는 듯했습니다. 특유의 부드러운 보컬 사이로 자유롭게 치고 들어오는 악기와 각종 효과음, 그리고 나레이션까지 더해지면서 단순히 한 곡을 듣는다기보다 누군가의 한 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곡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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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곡의 시작은 마치 비행기의 기내 방송을 연상시킵니다. “알마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현지 시각과 날씨를 소개한 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알마티를 돌아다니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남을 꿈꾸던 화자는 결국 사랑했던 사람에게 “나는 널 사랑하지 않아”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후렴에서는 “제발 날 속이지 마, 내 마음에 상처 주지 마”라고 노래하면서도 마지막에는 “나를 구해주는 건 삼바”라고 이야기하며 사랑에 대한 씁쓸한 이야기를 여유롭고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죠.
2026년 8월 14일 공개된 ‘Aldáma’는 현재까지 공개된 알마스의 싱글 가운데 가장 최근에 발표된 곡입니다. 스트리밍 플랫폼 기준, 2025년 후반부터 자신의 음악을 선보이기 시작한 신예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직 많은 곡을 발표한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공개한 음악만으로도 그가 어떤 음악을 만들어가고 싶은지는 꽤 선명하게 드러나는데요.
알마스의 본명은 알마스 잘가스벡(Almas Zhalgasbek)으로, 카자흐스탄 알마티 출신의 뮤지션입니다. 그는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고, 이후 음악 교육을 받으며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성장했는데요. 특히 스위스 제네바 고등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하기도 했으며, 이후 석사 과정까지 이어가며 클래식 테너로 활동해온 상당히 탄탄한 음악적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클래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는데요. 알마스는 학업의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작곡을 시작했고, 직접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큰 즐거움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본질적으로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대중음악에서는 소리와 가사, 구조와 분위기까지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자유를 느낀다고 밝혔는데요. 결국 작곡은 그에게 또 하나의 자기표현 방식이 된 셈입니다.
그리고 그가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은지는 이전 작품들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2025년 발표한 ‘Túnniń bir uaģynda’는 카자흐어 가사에 브라질 삼바의 리듬을 결합했고, 이어 2026년 발표한 ‘zhar-zhar’에서는 카자흐스탄의 전통적인 결혼 노래인 ‘жар-жар’에서 출발해 브라질 삼바의 한 형태인 바투카다(batucada)를 접목했는데요. 전통음악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서로 다른 문화권의 음악을 한데 섞어 자신만의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음악적 시도에는 카자흐어 자체에 대한 알마스의 관심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그는 브라질 친구들에게 카자흐 음악을 들려주었을 때, 카자흐어가 가진 음성적 특징과 리듬이 삼바나 보사노바의 싱코페이션*과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계기로 카자흐어와 라틴 음악의 조합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고 하죠.
*싱코페이션(Syncopation, 당김음): 강박을 약박이나 엇박자 자리로 당겨 악센트의 위치를 바꾸는 리듬 현상

©Almás IG
한국 여행도 알차게 즐긴 그..
그가 바라보는 카자흐 음악의 가능성 역시 흥미롭습니다. 알마스는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고유한 문화적 색채가 오히려 해외 청자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미 익숙한 음악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음악 안에 담아내는 것이 오히려 세계적인 음악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죠.
실제로 알마스는 앞으로도 삼바와 보사노바에 머무르지 않고 민속음악과 다양한 언어, 디스코와 펑크, 재즈 등을 자유롭게 결합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직 발표한 곡이 많지 않은 신예 뮤지션이지만, 클래식 성악이라는 탄탄한 기반 위에 카자흐어와 전통음악, 그리고 세계 여러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음악적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아티스트임은 분명하죠.

©Sultik Aldanov
익숙한 음악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날, 조금은 낯선 언어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분위기를 만나보고 싶다면 알마스의 ‘Aldáma’를 추천드립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카자흐스탄의 음악이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그리고 꽤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올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