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meddlee입니다 :)
계절이 어느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고 있는 지금, 또 올해를 돌아보며 ‘올해 제가 가장 많이 들은 싱글은 뭘까?’ 생각해봤는데요. 에디터 meddlee의 올봄과 여름을 책임졌고, 어쩌면 가을과 겨울까지도 책임질(?) 것 같은, 들으면 저절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이 곡.

©WHATMORE
바로 뉴욕의 힙합 컬렉티브 왓모어(WHATMORE)의 ‘2000s Pop Punk Rnb’입니다.
사실 왓모어는 이전에 <디깅 홍수 시대>를 통해 한 번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직 정규 데뷔 앨범조차 발표하기 전이었던 이들이었는데요. 그로부터 약 1년 사이 왓모어는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 [WHATMORE]를 발표했고, 올해에는 새로운 싱글들을 연이어 선보이는 것은 물론 본격적인 월드 투어와 <코첼라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무대까지 거치며 빠르게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사이 더욱 선명해진 이들의 음악과 함께, 제가 올해 가장 많이 들었던 싱글을 조금 더 자세하게 소개해보려 하는데요.

©WHATMORE
왓모어는 시스코 스웽크(Cisco Swank), 요시 티(Yoshi T.), 잭슨 어거스트(Jackson August), 세바스티아노(Sebastiano), 일라이자 주다(Elijah Judah)로 구성된 뉴욕의 5인조 컬렉티브입니다. 다섯 멤버는 맨해튼 소재의 고등학교에서 처음 만났고, 졸업 이후 각자의 솔로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서로의 음악에 꾸준히 참여해왔죠. 이후 2024년 시스코 스웽크의 공연을 계기로 함께 무대에 오르며 왓모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뭉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음악을 하나의 장르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힙합을 중심으로 팝, 재즈, 얼터너티브, 인디 록 등을 자유롭게 오가며, 멤버들 스스로 자신들의 음악을 ‘Very New York’이라고 설명할 만큼 장르의 경계보다는 뉴욕이라는 도시가 가진 다양한 음악적 풍경을 자신들만의 감각으로 풀어내는데요. 실제로 활동 초기부터 여러 아티스트의 곡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FLIPS’ 시리즈를 선보이며 특정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 음악적 취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DEFuJ2AP7Hm/
‘FLIPS’ 시리즈 중 클레어오(Clairo)의 ‘Juna’
여기를 클릭하시면 ‘FLIPS’ 시리즈의 전곡을 감상하실 수 있는 왓모어의 밴드캠프로 이동합니다.
그렇게 여러 싱글을 발표하며 입소문을 키워가던 왓모어는 2025년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 [WHATMORE]를 발표하며 힙합을 기반으로 얼터너티브, 인디, 팝적인 감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본격적으로 선보였는데요. 이후 올해에는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고 월드 투어를 진행하는 등 활동 반경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DVMKzzAEZvV/
그리고 올해 3월, 왓모어는 ‘Still Loiteringgg’와 ‘2000s Pop Punk Rnb’를 시작으로 새로운 싱글 프로젝트를 선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side와 B-side로 구성된 더블 싱글이 아니라, 두 곡 모두 A-side로 취급하는 ‘A-Side / A-Side’ 방식의 프로젝트입니다. 두 곡 모두 뱅어(banger)*가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자체적인 기준을 두고 작업한 결과물로 이후 현재까지 ‘On Site’와 ‘Last Time’을 추가로 공개하며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죠.
* 뱅어(banger): 일상적인 슬랭으로, 한국어로는 ‘대박인 음악’, ‘명곡’, ‘신나는 곡’ 정도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올해 제가 가장 많이 들은 싱글, ‘2000s Pop Punk Rnb’는 제목부터 꽤나 솔직한 음악입니다. 힙합을 기반으로 한 리듬 위에 기타의 질감과 멜로디컬한 보컬을 얹고,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2000년대 팝펑크를 연상시키는 후렴을 더했는데요. 익숙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새로운, 왓모어만의 장르 감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곡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이렇게 밝고 청량하게 들리는 사운드와 곡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는 점인데요. 가사 속 화자는 과거 가까웠던 상대를 떠올리며 여전히 미련을 드러내지만, 동시에 서로가 이미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다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과 이제는 놓아줘야 한다는 현실적인 감정이 계속해서 부딪히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이 곡이 들려주는 2000년대의 향수와 지나간 관계를 바라보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묘하게 잘 맞아떨어집니다.

©WHATMORE IG
어쩌면 그래서 여름이 끝났다고 해서 저는 아직 이 곡을 보내줄 용기가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뜨거웠던 계절의 기억을 품고 있으면서도,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금 들어도 이상하게 잘 어울리는 노래니까요.
아직 늦여름의 공기가 조금 남아 있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가을과 겨울에도 잘 어울릴 왓모어의 ‘2000s Pop Punk Rnb’. 이제는 여러분의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