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올해의 끝을 이야기하기엔 조금 이른 시기지만, 또 어떻게 보면 9월이 지나면 2026년도 이제 불과 석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어쩐 일인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정말 많은 아티스트들이 한국을 찾아오고 있는데요. 이름만 들어도 놀랄 만한 초대형 아티스트부터 오랜만에 한국을 찾는 반가운 얼굴들까지, 그 어느 때보다 내한 공연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석 달 역시 이 내한 릴레이는 계속될 예정입니다.

그중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이름을 들으니 반가웠던 한 아티스트의 곡을 추천드려볼까 합니다. 아마 90년대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노래의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오늘 소개할 곡은 아마 여러분이 가장 먼저 떠올릴 그 노래가 아닙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오늘의 추천곡은 바로 오는 11월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는 추억의 아티스트,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의 ‘Butterfly’입니다.

©Jason Mraz IG
제이슨 므라즈. 너무나도 유명한 싱어송라이터이자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아티스트인 만큼,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이야기하면서 ‘I’m Yours’를 빼놓기는 어렵습니다. 아마 가사 없이 멜로디를 허밍으로만 들려줘도 많은 분들이 단번에 알아차릴 만큼 익숙한 곡이죠.
그런데 저에게는 ‘I’m Yours’보다 오히려 ‘Butterfly’가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곡입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추억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 때문인데요. 당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유승우가 무대에서 ‘Butterfly’를 부르는 모습을 통해 이 곡을 처음 접했습니다. 그때까지 밴드 음악에 익숙해져 있던 제 귀에는 유승우가 들려준 리드미컬한 기타와 보컬이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말 그대로 귀를 한번 리프레시해주는 듯한 기분이었죠.
입문은 유승우의 무대였지만, 이후 제이슨 므라즈의 원곡을 처음 찾아 들었을 때는 커버 버전에서 느꼈던 것 이상의 내적 환호를 질러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유의 그루브와 리드미컬한 기타, 그리고 그 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제이슨 므라즈의 보컬까지. 어린 시절의 저에게는 꽤나 새로운 음악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제이슨 므라즈가 ‘Butterfly’를 굉장히 빠르게 완성한 곡 가운데 하나라고 이야기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제이슨 므라즈는 한 댄서에게 반해 있었고, 그 사람을 위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어릴 때 이 노래를 들었을 때는 그저 리드미컬한 사운드에만 귀가 갔지만, 시간이 지나 가사를 다시 들여다보니 이 곡이 얼마나 직접적으로 상대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지도 새삼 알게 됐습니다. 어쩌면 어린 시절에는 음악에 먼저 반했고, 다 큰 성인이 되고 나서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다시 발견하게 된 셈입니다.
한편 제이슨 므라즈는 과거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하며 국내 팬들과 조금 특별한 인연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제이슨 므라즈의 출연 자체가 꽤나 파격적인 일이었는데요. 특히 훗날 그의 대표곡이 되는 ‘I’m Yours’를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던 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I’m Yours’가 전 세계적인 히트곡이 되었다는 사실까지 생각해보면 지금 다시 찾아봐도 꽤 재미있는 순간입니다.
결과적으로 오늘 제가 추천드린 곡은 ‘Butterfly’였지만, 이번 기회에 제이슨 므라즈의 디스코그래피를 처음부터 천천히 훑어보시는 것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I’m Yours’를 비롯해 ‘Lucky’, ‘I Won’t Give Up’, 그리고 오늘 소개한 ‘Butterfly’까지. 한때 우리의 플레이리스트 한편을 자연스럽게 차지하고 있던 노래들을 다시 듣다 보면, 음악과 함께 그 시절의 기억까지 하나둘 따라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오랜만에 ‘Butterfly’를 다시 꺼내 들으며 이 곡을 처음 알게 됐던 때를 떠올려봤는데요. 오래된 음악을 다시 듣는 재미는 어쩌면 노래뿐만 아니라, 그 노래를 듣던 당시의 나까지 함께 돌아온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잠시 제이슨 므라즈를 잊고 계셨다면, 이번 내한 소식을 핑계 삼아 그의 음악을 다시 한번 꺼내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오는 11월 14일, 그때의 플레이리스트 속에서만 만나던 제이슨 므라즈를 직접 마주하며 잠시나마 그 시절의 추억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l Photo. Jason Mraz 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