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각자의 시간을 보내던 스코틀랜드 출신의 3인조 신스팝 밴드 처치스(CHVRCHΞS)가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Jody Evans
지난 2023년 이후 약 3년 만에 새로운 싱글 ‘Roses’를 발표하며 다시 한번 밴드로서의 출발을 알린 것인데요. 2021년 정규 5집 [Screen Violence] 이후로는 무려 5년 만의 정규 앨범 컴백을 앞두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신곡 ‘Roses’는 단순한 컴백 싱글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기존 처치스를 대표하던 반짝이는 신스팝의 문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타와 어쿠스틱 드럼을 전면에 내세운 보다 거칠고 어두운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로렌 메이베리(Lauren Mayberry)의 목소리와 밴드 특유의 전자음은 남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전보다 한층 묵직해졌는데요.
가사 역시 이전보다 날카로워졌습니다. ‘Roses’는 영국 사회에 남아 있는 어두운 면과 과거에 대한 향수를 비틀어 바라보는 곡으로, 후반부에는 안내 방송을 연상시키는 문장이 등장하며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기도 하죠. 처치스는 이번 작업을 두고 앨범 사이에 가졌던 가장 긴 휴식기였다고 밝히며, 과거에 걸어온 길을 반복하기보다는 자신들을 더욱 밀어붙이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새 앨범의 제목이나 발매일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밴드는 올해 초 새 앨범이 약 90% 완성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또한 이번 작품을 두고 지금까지 만든 음악 중 가장 ‘두려움 없이’ 만든 레코드가 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더 큐어(The Cure)의 로버트 스미스(Robert Smith)가 큐레이팅한 <Teenage Cancer Trust> 공연에서 새 곡 ‘Conman’을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한 만큼, ‘Roses’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컴백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3년 만에 공개된 신곡 ‘Roses’가 새로운 시작을 알린 가운데, 과연 이들이 5년 만에 선보일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게 될까요?
한편, 2011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결성된 처치스는 로렌 메이베리, 이안 쿡(Iain Cook), 마틴 도허티(Martin Doherty)로 구성된 신스팝 트리오입니다. 2013년 데뷔 앨범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를 시작으로 ‘The Mother We Share’, ‘Recover’, ‘Clearest Blue’ 등을 통해 특유의 청량한 신스 사운드와 감정적인 가사를 결합한 음악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밴드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후 [Every Open Eye], [Love Is Dead], [Screen Violence]까지 꾸준히 자신들의 음악적 영역을 확장해온 처치스는 잠시 밴드 활동에서 벗어난 동안 로렌 메이베리는 2024년 첫 솔로 앨범 [Vicious Creature]를 발표했고, 마틴 도허티는 새로운 프로젝트 더 리빙(The Leaving)을 선보이며 각자의 음악적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l Photo. John St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