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여러분, namyu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여럿 있을 텐데요. 그중 한 아티스트를 골라 가장 좋아하는 곡을 딱 하나만 꼽아달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하나만 고르는 건 도저히 못 하겠다”는 분도 계실 테고,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한 곡을 바로 이야기하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질문을 조금 바꿔서 “그 아티스트를 처음 좋아하게 된 곡은 무엇이었나요?”라고 묻는다면 오히려 대답하기가 조금 더 쉬울 것 같은데요. 저 역시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떠올려보면 처음 관심을 갖게 만든 ‘입문곡’들이 하나씩 생각납니다.
여느 때처럼 최신곡부터 시간이 꽤 지난 곡들까지 이것저것 찾아 듣던 중, 오랜만에 제 안의 에너지를 제대로 끌어올려주는 곡 하나가 등장했는데요. 듣자마자 “그래, 이거였지” 싶은 기분과 함께 다가오는 연휴를 화끈하게 즐길 전투력까지 제대로 충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Foo Fighters
그 곡은 바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의 ‘The Pretender’입니다.
푸 파이터스 역시 오랜 시간 활동하며 수많은 곡을 발표해온 밴드인 만큼, 사람마다 처음 접한 곡이나 가장 좋아하는 곡은 꽤 다를 것 같은데요.
저는 새로운 아티스트를 처음 접할 때 가장 많이 재생됐거나 잘 알려진 곡부터 찾아 듣는 편입니다. 푸 파이터스 역시 그렇게 음악을 찾아 듣다가 ‘The Pretender’를 가장 먼저 접했고, 이 곡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다른 노래들까지 하나둘 찾아 듣기 시작했죠.
조용하게 시작하는 기타와 데이브 그롤(Dave Grohl)의 목소리,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밴드의 사운드까지. 처음 들었을 때부터 강하게 꽂혔던 기억이 있는데요. 특히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후렴은 지금 다시 들어도 ‘The Pretender’를 계속 찾게 만드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저처럼 이 곡을 통해 푸 파이터스에 입문했거나, 그저 강렬한 사운드에 매료돼 즐겨 들었던 분들이라면 ‘The Pretender’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의외로 잘 모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Spotify
‘The Pretender’는 2007년 발표된 푸 파이터스의 정규 앨범 [Echoes, Silence, Patience & Grace]의 첫 번째 트랙이자 첫 싱글인데요. 지금은 앨범의 문을 여는 곡이자 푸 파이터스를 대표하는 노래 가운데 하나로 자리하고 있지만, 재미있게도 처음부터 앨범의 오프닝곡으로 계획됐던 노래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The Pretender’의 시작점이 된 아이디어는 앨범의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존재했습니다. 당시에는 ‘Silver Heart’라는 작업명으로 불렸는데요. 프로듀서 길 노턴(Gil Norton)에 따르면 코러스는 만들어져 있었지만 벌스와 중간 부분은 아직 쓰이지 않은 상태였고, 지금의 ‘The Pretender’보다 템포도 훨씬 느렸다고 합니다.

이후 2007년 4월, 푸 파이터스는 녹음 도중 예정되어 있던 열흘간의 휴식기를 갖게 됩니다. 휴식에 들어가기 전 지금까지 녹음한 곡들을 다시 들어본 멤버들과 길 노턴은 결과물에 만족했지만, 데이브 그롤은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소 가볍다고 느꼈고 조금 더 강한 에너지를 가진 업템포 곡이 하나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그 휴식 기간 동안 데이브 그롤이 다시 꺼내든 것이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던 ‘Silver Heart’였습니다.
기존의 느린 곡을 보다 빠르고 강렬한 형태로 새롭게 발전시켰고, 멤버들은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데모를 녹음합니다. 이후 스튜디오로 돌아온 길 노턴에게 데모를 들려줬고, 곡을 마음에 들어 한 길 노턴과 밴드는 바로 다음 날 본격적인 녹음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초기 아이디어에 머물러 있던 ‘Silver Heart’는 우리가 알고 있는 ‘The Pretender’로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Live Nation
더욱 재미있는 건 이 노래가 처음부터 앨범의 시작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곡이 아니었다는 점인데요. 데이브 그롤은 당시 인터뷰에서 ‘The Pretender’가 세션 후반에 등장했으며, 그전까지는 앨범을 시작하기에 적합한 곡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The Pretender’를 녹음한 뒤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완성된 곡을 듣고 나서야 앨범의 시작을 맡길 곡을 찾았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렇게 세션 후반에 모습을 갖춘 ‘The Pretender’는 결국 [Echoes, Silence, Patience & Grace]의 첫 번째 트랙을 장식하게 됩니다.

©Foo Fighters IG
그리고 이 곡은 앨범의 시작을 책임지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The Pretender’는 이듬해 열린 제50회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 최우수 하드 록 퍼포먼스(Best Hard Rock Performance)를 수상했습니다. 당시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죠.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는 그저 강렬한 사운드가 좋아서 자연스럽게 푸 파이터스의 다른 음악까지 찾아 듣게 됐는데요. 곡이 만들어진 과정을 알고 다시 들어보니, 지금의 ‘The Pretender’가 처음부터 완성된 모습으로 존재했던 노래가 아니었다는 사실도 꽤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저에게는 여전히 푸 파이터스라는 밴드를 좋아하게 만든 시작점과 같은 곡입니다. 한동안 듣지 않다가 다시 재생해도 첫 기타가 흘러나오는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볼륨을 올리게 되는 걸 보면, 역시 입문곡에는 다른 노래와는 조금 다른 기억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에너지를 끌어올려줄 음악이 필요하다면 오랜만에 푸 파이터스의 ‘The Pretender’를 크게 틀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l Photo. Foo Fighters 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