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개국 투어로 간만에 생존신고를 한 라디오헤드(Radiohead).

©Radiohead IG
지난 투어에 이어 올해는 아시아 지역인 호주와 일본에서의 투어를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근데요…

한국, 없습니다.
이미지는 라디오헤드의 상징이자 지금 제가 저렇게 울고 있습니다.

©Consequence
마지막 내한은 무려 14년 전인 2012년 <지산 밸리 락 페스티벌>. 한 아이가 태어나 어엿한 중학생이 되기까지의 시간 동안 돌아오지 않은 이들을 그리워하며 잠깐 딴마음을 먹어볼까 합니다.

©Consequence
바로 저 사람. [My Iron Lung]의 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OK Computer]의 프로듀싱부터 현재까지 이들의 앨범을 프로듀싱하며 라디오헤드 제6의 멤버로 불리는 이 사람. 나이젤 고드리치(Nigel Godrich)를 오늘 한 번 다 같이 사랑해 봅시다.

©The Guardian
나이젤 고드리치가 라디오헤드의 앨범들은 물론 아톰스 포 피스(Atoms For Peace), 더 스마일(The Smile)로 대표되는 라디오헤드 멤버들의 개별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지만 사실 잘 찾아보면 라디오헤드 외에 여러 작업을 했습니다.

©paulmccartney.com
대표적으로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Chaos and Creation in the Backyard]가 그러한데요. 이 밖에도 90년대 브릿팝 마스터 피스 중 하나인 트래비스(Travis)의 [The Man Who]는 물론 벡(Beck), 에어(Air) 등의 앨범을 프로듀싱하기도 하며 자신의 세상을 넓혀가던 그였습니다.
나이젤 고드리치는 이렇게 누군가를 조력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프로젝트를 전개하기도 하는 ‘조력자’ 이상의 ‘능력자’이기도 합니다. 이 밴드를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울트라이스타(Ultraísta)입니다.

©Ultraísta Youtube
울트라이스타는 2008년 나이젤 고드리치가 아톰스 포 피스를 함께 했던 드러머 조이 워론커(Joey Waronker)와 시작한 프로젝트로 이후 보컬 로라 베틴슨(Laura Bettinson)이 합류하며 결성되었습니다.
아,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드러머인 조이 워론커는 지난 오아시스 <Live ‘25> 투어에 참여했던 그 분 맞습니다!
그렇게 결성 후 4년 뒤인 2012년 울트라이스타는 셀프 타이틀 앨범 [Ultraísta]를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이 분은 그냥 음악을 잘합니다.
나이젤 고드리치답게 밴드가 지향하는 방향은 '아트 락'입니다. 아프로비트와 일렉트로닉, 예술에 대한 사랑에서 탄생하였으며 데킬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밴드의 소개 글처럼 이들의 음악은 로라 베틴슨의 맑고 기교 없는 목소리를 빌려 장르와 템포를 무분별하게 변주해 냅니다. 이들이 영감을 얻었을 데킬라의 목 넘김은 이런 느낌이었을까요?
또한 예술에 대한 사랑을 기반으로 탄생한 팀인 만큼 뮤직비디오 역시 파격적이고 전위적인 색채가 강합니다. 심지어 ‘Our Song’과 더불어 2집의 ‘Ordinary Boy’, ‘Tin King’ 등 대다수의 뮤직비디오가 울트라이스타의 멤버들이 직접 연출한 작품이라는 것!
울트라이스타는 2012년 [Ultraísta]를 발표한 이후 8년 뒤인 2020년 2집 [Sister]를 내놓으며 더 넓어진 음악 세계와 장르적으로 확장된 스펙트럼을 선보였는데요. 유감스럽게도 현재까지 이들의 정규 디스코그래피는 이 두 장뿐입니다.

©Pitchfork
머나먼 한국에서 섭섭해진 에디터의 마음을 알았는지 나이젤 고드리치는 비틀즈(The Beatles)의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의 아들인 싱어송라이터 대니 해리슨(Dhani Harrison)과 새로운 밴드 드래곤플라이스(Dragonflies)를 결성했고 지난 9월 18일 데뷔 앨범 [Dragonflies]를 발표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에디터가 가장 좋아하는 울트라이스타의 노래를 띄우며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마저 닦도록 하겠습니다. 저 같은 라헤빠들... 많으시죠?
이처럼 장르 파괴적인 아트 록과 전위적인 뮤직비디오, 경악스러운 앨범 텀(…)을 보면 역시 나이젤 고드리치의 프로젝트답게 라디오헤드와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은 분들께서 받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라디오헤드로 섭섭해진 한국인 마음, 울트라이스타로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Fandom
쿠키 이미지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스톰 트루퍼 FN-9330’ 역할로 카메오 출연했던 나이젤 고드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