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퀸(Queen)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Brian May)가 50년 넘게 이어온 투어 생활과 앞으로의 퀸 활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Brian May IG
브라이언 메이는 최근 영국 더 타임스(The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약 18개월 전부터 더 이상 장기간의 투어를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이야기했는데요. 특히 “어쩌면 50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그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퀸이 더 이상 투어에 나서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인터뷰가 공개된 이후 브라이언 메이는 자신의 발언이 ‘퀸이 앞으로 다시는 투어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직접 정정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사실 퀸이 다시는 투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절대로 ‘절대’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개인적으로 투어 활동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결정했을 뿐이며, 퀸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까지 닫아둔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Jim Dyson
퀸과 아담 램버트(Adam Lambert)는 지난 2024년 2월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Rhapsody Tour>의 마지막 공연을 가진 이후 현재까지 함께 투어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라이언 메이가 오랜 투어 생활을 다시 생각하게 된 데에는 음악과 공연에 대한 흥미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오랫동안 포기해야 했던 개인적인 시간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미국 투어 도중 가까운 가족 친구가 세상을 떠났을 당시 잠시 집에 다녀오려고 했지만, 예정된 일정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고 회상했는데요. 당시 투어 매니저에게 며칠만 집에 다녀온 뒤 다시 합류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연주하는 것도 좋아하고 여행하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그 대가로 자신의 자유를 포기해야 한다.”
50년 넘게 세계 곳곳을 돌며 공연해온 브라이언 메이에게 투어는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일이었던 동시에, 정작 자신이 필요로 하는 순간 마음대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드는 일이기도 했던 겁니다. 그는 현재 자신에게는 아내와 손주들이 있고, 음악 이외에도 오랫동안 이어온 천체물리학 연구를 비롯해 하고 싶은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어쩌면 50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브라이언 메이가 투어 생활에 대한 피로감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5년 롤링 스톤(Rolling Stone)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50년에 걸친 투어 생활을 돌아보며 이제는 충분하다고 느끼는 자신의 모습도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는데요. 당시에도 브라이언 메이가 힘들다고 이야기했던 것은 공연 자체보다 투어가 요구하는 생활 방식이었습니다. 호텔에서 눈을 뜬 뒤에도 자유롭게 집으로 돌아갈 수 없고, 가족에게 일이 생겼음에도 곁으로 갈 수 없었던 경험이 반복되면서 자신이 투어를 위해 너무 오랫동안 자유를 포기해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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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브라이언 메이가 무대에서 완전히 내려오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당시에도 “투어는 하고 싶지 않지만 여전히 공연하고 싶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이번 인터뷰에서도 기존의 월드투어와는 다른 방식으로 퀸의 음악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브라이언 메이가 관심을 보인 것은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공연장 ‘스피어(Sphere)’였습니다. 지난해 스피어를 방문한 그는 공간을 보는 순간 여러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직접 새로운 퀸 공연 전체를 구상해보기도 했다고 밝혔는데요. 아바(ABBA)가 런던에서 선보이고 있는 <ABBA Voyage>와 완전히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퀸의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몰입형 공연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퀸의 활동 자체가 멈춘 것도 아닙니다. 브라이언 메이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재도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있으며, 로저 테일러(Roger Taylor)와 함께 퀸과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의 공연과 기록을 다시 조명하는 아카이브 프로젝트 역시 이어지고 있는데요. 1986년 부다페스트 공연을 담은 새로운 콘서트 필름 <Queen Budapest>도 그중 하나입니다.
결국 이번 브라이언 메이의 발언은 퀸의 ‘투어 은퇴 선언’이라기보다는, 50년 동안 이어온 투어라는 삶의 방식에 대한 고민에 조금 더 가까워 보입니다. 1970년대부터 세계 곳곳을 돌며 수많은 무대에 올랐던 브라이언 메이는 여전히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고, 공연을 하고 싶어 하며, 퀸의 음악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어 합니다. 다만 이제는 그 음악을 이어가기 위해 자신의 삶과 자유까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죠.

©Brian May IG
앞으로 과거와 같은 장기간의 월드투어가 다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브라이언 메이 역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나도 모른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니까요. 다만 스피어를 비롯한 몰입형 공연부터 새로운 음악과 아카이브 프로젝트까지, 50년 넘게 세계를 돌며 공연해온 퀸이 이제는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될지 지켜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l Photo. Brian May 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