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이하 보위)가 살아있었다면 곧 여든이 되었을 겁니다. 어쩌면 그의 새 앨범을 만나볼 수도 있었을테죠. 하지만 그는 이제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살아있는 사람처럼 기억하고 그의 음악을 듣습니다. 이런 그를 더욱 선명히 기억하고자 그의 여든 번째 생일을 기념해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바로 ‘보위80(Bowie80)’입니다.

©Bowie80th.com
심지어 이번 행사는 보위의 생일인 1월 8일 단 하루만 진행되는 단발성 행사가 아닌 올해를 시작으로 2027년 한 해 동안 진행되는 행사라고 합니다. 특별 공연과 전시, 미공개 자료 공개부터 아카이브 투어, 굿즈까지. 클리블랜드의 로큰롤 명예의 전당과 런던의 V&A를 비롯한 여러 장소에서 보위의 음악과 예술 세계를 기리는 행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Spotify
1월 8일은 보위의 생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의 유작 [★ (Blackstar)]의 발매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보위는 자신의 생일이자 스물여섯 번째 정규 앨범 발표 이틀 뒤인 2016년 1월 10일 세상을 떠납니다.
보위는 이 앨범 작업 당시 간암 투병 중이었지만 주변 극소수에게만 이를 알리고 작업에 임했다고 전해집니다. 이때 보위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던 것일까요? [★ (Blackstar)] 곳곳엔 죽음에 대한 암시와 그가 삶의 마지막 지점에서 느낀 감정과 소회가 숨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앨범의 두 번째 싱글인 ‘Lazarus’와 그 뮤직비디오에서 이러한 사실이 잘 드러납니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야윈 몸으로 침대에 누운 보위는 붕대로 눈을 가린 채 절규하다가 이내 어두운 옷장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 그 문을 닫는 것으로 영상을 마무리해요. ‘Lazarus’에서 보위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Oh, I'll be free
오, 나는 자유로워질 거야
Just like that bluebird
마치 저 파랑새처럼
Oh, I'll be free
오 나는 자유로워질 거야
Ain't that just like me?
저 새가 꼭 나랑 닮지 않았어?
보위는 뮤직비디오 공개 후 3일 뒤 세상을 떠납니다.
또 보위는 사망 몇 달 전부터 생전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렸다고 해요. 이기 팝(Iggy Pop)은 물론 배우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과도 긴 통화를 나눴다고 하며 오랜 파트너인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에게 보내는 이메일엔 자신의 서명이 적힐 자리에 이름 대신 ‘새벽(Dawn)’을 적어 이별을 암시합니다. 이들 모두 보위의 투병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그의 사망 이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며 특히 브라이언 이노는 그가 남긴 ‘새벽(Dawn)’의 의미를 뒤늦게야 알아차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위는 투병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칩니다.
[★ (Blackstar)]의 가사는 대체로 모호하게 쓰여져 많은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었는데요. 결국 그가 ‘별’로 돌아감으로써 앨범의 서사가 완성됐고 그가 부르던 노랫말의 의미 역시 명확해지게 됩니다. 죽음까지도 멋진 앨범으로 장식한 그의 작별 인사는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스타맨’ 데이비드 보위 그 자체였습니다.
별이 된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검은 별이 된 그는 여전히 빛나고 있고 이 서사는 보위를 기억하는 이들의 몫이 되어 그의 여든 번째 생일잔치, ‘보위80’으로 이어집니다.
영원한 스타맨 데이비드 보위는 죽지 않습니다. 다만 조금 긴 작별을 할 뿐입니다.
l Photo. David Bowie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