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월입니다. 요즘 시월만 되면 슬슬 바빠지기 시작한다는 노래가 있는데요. 혹시 알고 계신가요?
이분도 맞긴 하지만 일단 오늘 다룰 이름은 아닙니다. 잠시 들어가 계시고…
바로 이 노래, 걸 인 레드(girl in red)의 ‘we fell in love in october’입니다. 요즘 주변에 이 노래를 배경으로 피드나 스토리를 올리시는 분들이 좀 늘지 않았나요? 저는 오늘 출근길에만 세 분 정도 뵌 것 같습니다.
이 덕분인지 ‘we fell in love in october’는 지난 2021년 미국음반산업협회에서 골드 인증을 받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시월 캐롤’이 된 거죠.

©Spotify
그렇게 대목을 맞은 'we fell in love in october'.
그런데 어느 날, 앨범 자켓 속 빨간 스웨터가

©Spotify
파란색으로 바뀝니다. 이름이 걸 인 ‘레드’인데요?

©girl in red IG
어? 아니네?
인스타그램 프로필까지 걸 인 ‘블루’로 바뀌어버렸습니다. 심경의 큰 변화라도 찾아온 걸까요?

©girl in red IG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새 싱글을 위한 빌드업이었습니다.
지난 10월 9일, 걸 인 레드는 새로운 싱글 ‘blue’를 발표합니다. 새 싱글을 위해 자신의 이름이자 상징이던 빨간색을 잠시 내려놓고 파란색을 칠하게 된 거죠.
“The blue never lasts
But it doesn’t fade for me
(푸른빛은 영원히 남지 않지만
내게는 그 빛이 바래지 않아)”
시월에 빠진 사랑을 노래하던 걸 인 레드가 이번 싱글에선 다소 공허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꺼내 듭니다. 곡 전반엔 상실감과 외로움이 짙게 깔려 있는데요. ‘blue’라는 단어가 가진 또 다른 의미인 ‘우울’이 이 노래의 테마인 거죠.
‘blue’에 깔린 우울함을 설명하기 위해선 작년 5월 발표된 싱글 ‘Hemingway’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녀는 이 곡을 발표하며 심각한 우울증과 알콜 중독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고백해요. 그리고 그녀는 여기서 느낀 감정을 곡 안에 눌러담아 ‘Hemingway’를 완성시킵니다.
그러나 걸 인 레드는 그런 감정 안에 잠겨 있기 보다 헤어 나오는 쪽을 택한 것 같습니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중독은 부끄러운 것이 아닌 질병이다. 우리가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할 문제다.”라고 생각을 밝히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바꿔보기 위해 노력합니다.
“I need to know that we tried
Can you tell that I’ve changed?
Everything could be different
(우리가 노력은 해봤다는 걸 알아야겠어
내가 변했다고 말해줄래?
이제 모든 게 달라질 수도 있어)”
시간이 지나 사랑에 빠졌던 시월로 되돌아온 걸 인 레드. 그녀는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 푸른색을 뒤집어쓰며 자신이 처한 우울을 직접 마주 보려 하고 있습니다. ‘blue’의 노랫말은 여전히 우울함으로 가득하지만 이는 그녀가 좀 더 가볍게 나아가기 위해 선택한 일종의 게워 내기가 아니었을까요?
이번 시월은 ‘blue’를 추천드립니다.
l Photo. girl in red 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