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스미스(The Smiths)의 기타리스트 조니 마(Johnny Marr, 이하 조니)가 새 앨범 [The Age Of Everything]을 발표했습니다. 여전히 현역처럼 활동하는 전설의 행보에 많은 브릿팝 팬분들의 마음이 경의로 가득 찰 것 같은데요. 사실 이번 앨범의 작업기엔 또 다른 전설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Johnny Marr IG
조니는 새 앨범에 수록될 신곡 ‘Beyond the Rain’의 녹음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의 전화가 울립니다.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 이하 노엘)였습니다. 평소라면 문자를 보냈을 그가 전화를 한 것이 의아했던 조니는 전화를 받습니다. 그렇게 조니는 스톤 로지스(Stone Roses)의 베이시스트 매니(Mani)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Pitchfork
2025년 11월 20일, 매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부고가 전해지자 스톤 로지스 멤버들은 물론 같은 맨체스터 출신 밴드들 역시 슬픔에 잠깁니다. 조니의 더 스미스도, 노엘의 오아시스(Oasis)도 모두 같은 맨체스터 출신들로 서로의 행보를 지켜봐 온 사이였습니다.
조니의 밴드는 큰 충격에 빠져 작업 세션을 일시 중단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조니는 매니가 “계속 가!”라고 말해주는 목소리를 들은 것 같다고 회상했습니다. 결국 조니 마와 멤버들은 작업을 이어 나가기로 합니다.
다음날 작업실로 돌아온 조니와 멤버들은 소식을 듣기 전까지 작업 중이던 ‘Beyond the Rain’의 세션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그런데 뭔가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노래의 구절 중엔 태양이 떠오르는 이미지를 담은 구절이 있었는데 이 구절이 삭제된 것입니다. 곧바로 조니는 이 부분을 “I shine like a northern son, back to where I once belonged (나는 북녘의 아들처럼 빛나며, 한때 내 자리였던 곳으로 돌아간다)” 라는 구절로 수정합니다. 이 밖에도 몇 개의 구절을 더 수정했고 그렇게 ‘Beyond the Rain’이 완성됩니다. 결국 매니의 죽음이 이 곡에 새로운 방향을 부여한 셈이죠. 다만 조니는 이 곡이 추모곡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Ruta Rock
매니의 사망 당시 노엘의 오아시스는 투어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들은 그의 부고 이후 이어진 브라질 공연에서 ‘Live Forever’를 부르며 스크린에 매니의 얼굴을 띄웠습니다. 먼 타지에서 자신들에게 가장 친숙한 방식으로 그를 추모한 것이죠.

©The Telegraph
결국 이들 모두는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오랜 친구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더 스미스, 스톤 로지스, 오아시스. 이들은 오랜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단순히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점을 넘어 한 명의 동료 음악가로, 나아가 한 명의 친구로 남아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조니가 가사를 고친 것은, 또 오아시스가 그의 얼굴을 무대에 띄운 것은 추모의 뜻을 넘어설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세상을 떠난 매니가 이들과 하나의 노래를, 하나의 무대를 함께 완성하였음을 뜻할 것입니다. 그의 영향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l Photo. D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