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엔 음악을 잘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또 그들은 자신의 음악으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기도 하죠.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가도 중요하지만 누구의 마음을 울렸는가도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합니다. 왜냐하면 여기 마음을 사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이는 두 사람의 마음을 고작 17살에 얻어낸 뮤지션이 있기 때문이죠.

©Noel Gallagher Facebook, Pioneer Works
칭찬은 어렵게, 하지만 욕만큼은 숨 쉬는 것보다 쉽게 하는 오아시스(Oasis)의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 이하 노엘)와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li Peppers), 아델(Adel), 제이지(Jay-Z) 등 장르를 넘나들며 이들의 걸작을 함께 빚어낸 프로듀서 릭 루빈(Rick Rubin). 바로 이 두 사람의 마음을 산 뮤지션 제이크 버그(Jake Bugg, 이하 제이크)입니다.

©NME
제이크 버그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 [Alamo]가 오는 11월 13일 발표됩니다. 2012년 첫 번째 정규 앨범 [Jake Bugg]로 데뷔했던 당시 겨우 열일곱이던 제이크 버그는 시간이 지나 30대가 되어 어느덧 5집 가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런 그의 시작을 돌이켜 보면 정말이지 화려한 시작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앳된 얼굴. 같은 10대 또래들이 좋아할 법한 팝의 한 소절을 뱉을 것 같은 모습의 소년이 부른 노래는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그는 왜인지 ‘어쿠스틱 기타’라는 이름 대신 ‘통기타’라고 불러줘야 할 것 같은 기타 연주를 선보이며 오래된 포크 송에서 들을 법한 가늘면서도 단단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평단은 그에게 “복고풍 포크 장르와 현대의 록 음악 리프를 융합해 낸 예리한 재능”이라 평가하며 극찬을 쏟아냈고 [Jake Bugg]는 영국 오피셜 차트 1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Tenho Mais Discos Que Amigos
제가 앞서 이야기 드린 것처럼 ‘누구의 마음을 울렸는가’도 생각해봄직 합니다. 바로 독설의 아이콘 노엘 갤러거가 제이크를 칭찬하고 나섰기 때문이죠. 노엘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제이크 버그의 팬임을 자청하고 그에게 훌륭하다는 평을 남깁니다. 노엘은 말로만 끝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제이크를 자신의 투어에 합류시키기까지 합니다.

©BBC
노엘만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또 하나의 이름이 있죠. 바로 프로듀서 릭 루빈입니다. 릭 루빈이 제이크의 두 번째 정규 앨범 [Shangri La]의 프로듀싱을 맡게 되며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는데요. 릭 루빈은 제이크를 향해 ‘나이를 뛰어넘는 깊이와 성숙함’이라고 표현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후 [Jake Bugg]의 10주년 기념 에디션에서 자신이 편곡한 버전의 ‘Broken’을 선물하기도 했어요.

©The Guardian
세상 역시 호응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이크 버그의 음악은 물론 그가 기타를 쥐었을 때의 모습에서 소싯적의 밥 딜런(Bob Dylan)을 떠올렸고. 그에게 ‘이스트 미들랜드의 밥 딜런(Bob Dylan of the East Midlands)’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열일곱의 신성이던 제이크 버그의 조숙했던 음악은 시간이 지나 원숙의 단계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그는 앨범 발표 소식을 전하며 최근 몇 년 간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털어놓았는데요. 지난 날의 치기를 지나 이제는 내면을 바라보겠다 밝힌 그의 새 앨범은 ‘누구의 마음을 울렸는가’의 그 ‘누군가’를 ‘자신’으로 되돌려 놓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l Photo. N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