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비 브리저스(Phobe Bridgers, 이하 피비)가 지난 6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펼친 라이브 실황 [Live at Madison Square Garden]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무대는 무려 약 2만 명의 관객 앞에서 함께 단 1회만 진행되었던 만큼 팬들에겐 레어 무대로 남게 되었는데요. 1970년대 가정집 거실을 연상시키는 무대 디자인으로 보는 재미까지 더했을 뿐 아니라 공연 당시엔 발표되지 않았던 미공개곡 8곡이 라이브 되어 티켓팅에 실패한 팬들의 마음을 대성통곡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Tidal
이번 무대가 유난히 귀한 이유가 또 한 가지 있는데요. 바로 이번 공연에선 핸드폰 및 녹화 기기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휴대 기기 잠금 파우치에 소지한 기기를 전부 집어넣어야 했고 지정된 장소에서만 기기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미발표곡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취재진까지 휴대기기는 물론 필기구의 사용까지 금지되었다고 하네요.

휴대 기기 전용 잠금 파우치 ‘욘드르’ ©Yondr
하지만 이 덕분에 관객들은 온전히 피비의 목소리와 연주에 몰입할 수 있었고 현장의 분위기 역시 훌륭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휴대폰으로 인해 관람에 방해를 주거나 받는 요즘, 이 무대의 희소성만큼이나 정말이지 ‘귀한’ 경험인 것이죠.

©Spotify
이번 공연은 지난 8월 발매된 피비의 새 정규앨범 [Lost Weekend] 발표를 앞두고 진행된 공연이었습니다. 이번 무대에서도 역시 ‘Lost Boys’와 ‘Kill Me’를 비롯, 무려 9곡의 노래가 선공개 되었다고 전해지는데요. 이 정도면 기자분들 필기구를 뺏을만 하지 않았을까요?
결국 이런 철통보안 끝에 발표된 [Lost Weekend]는 평단의 극찬을 끌어냈고 차트 1위와 준수한 판매량까지 자랑하며 피비의 커리어 하이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NPR
핸드폰을 금지 시킨 피비의 결정은 음악과 무대가 가진 희소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우린 지금 꼭 공연에 가지 않아도, 또 지금 당장 신곡을 찾아 듣지 않아도 언제나 원할 때 보고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새로운 무대, 또는 음악과 처음 만나는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꽤나 귀하고 소중한 시간입니다. 피비의 무대는 이러한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한 결정적 순간이지 않았을까요?
l Photo. Pitchf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