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영화 <원스>에서 글렌 헨사드(Glen Hansard, 이하 글렌)와 마그레타 이글로바(Marketa Irglova)가 함께 부른 노래가 아일랜드를 넘어 전 세계를 울렸습니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두 명의 가수가 부른 노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Falling Slowly’는 그렇게 19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받는 듀엣곡의 상징과도 같은 곡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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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6년 7월 29일 글렌 헨사드가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납니다. 예기치 못한 그의 비보에 사람들은 충격과 슬픔에 잠깁니다. 아일랜드의 대통령이 그의 음악적 성취를 기림과 함께 아일랜드 전역엔 그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고 같은 아일랜드 출신 뮤지션인 U2도 장례식에 참여하며 그의 마지막을 함께했습니다.
그를 애도하는 사람들은 더블린 길거리에 모여 ‘Falling Slowly’를 함께 불렀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글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글렌의 목소리가 담긴 노래가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이번 노래는 단순히 유작 또는 미발표곡의 의미를 넘어섭니다. 바로 우리가 애도하는 그가, 생전 또 다른 누군가를 애도하기 위해 부른 노래인 것이죠.
이 노래는 글렌 헨사드가 생전 가까운 친구였던 셰인 맥고완(Shane MacGowan, 이하 셰인)을 기리기 위해 부른 노래입니다. 그가 부른 ‘Bottle of Smoke’는 셰인이 몸담았던 밴드 포그스(The Pogues)의 노래로 2024년 글렌은 밴드의 다른 멤버인 제임스 펀리(James Fearnley)와 함께 포그스의 노래들을 커버합니다. 이번 음원은 당시 공연에서 녹음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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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은 생전 글렌과 많은 것을 함께 했습니다. 이들은 친구를 넘어 음악가로서 서로를 진심으로 존경했고 글렌이 펼치던 노숙인 지원 활동에도 셰인이 동참하며 이를 오랜 시간 조력해왔다고 전해집니다.
2023년 셰인이 세상을 떠나고 글렌은 셰인의 장례식을 위해 음악감독으로 나섰으며 후엔 셰인의 사후 헌정 앨범인 [20th Century Paddy – The Songs of Shane MacGowan] 제작에 지대한 역할을 맡았다고 합니다. 이번 발표된 노래 ‘Bottle of Smoke’역시 이번 앨범에 수록될 예정이죠.

©Shane MacGowan Official Website
하지만 글렌은 자신이 그토록 사랑한 친구의 헌정 앨범 발표를 지켜보지 못했습니다. 그가 친구를 기리기 위해 부른 노래는 그의 유작이 되었고 이번 노래로 사람들은 셰인 뿐 아니라 글렌까지 기리게 되었습니다.
[20th Century Paddy – The Songs of Shane MacGowan]의 아티스트 로열티 중 절반은 노숙 문제 해결 사업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생전 글렌과 셰인의 활동을 이어나가며 세상을 떠난 이들의 우정을 기억하려는 것이죠. 어쩌면 이번 헌정 앨범은 글렌과 셰인이 서로가 서로에게 남기는 작별 인사일지도, 나아가 두 사람이 세상에 보내는 작별 인사일지도 모릅니다.
[20th Century Paddy – The Songs of Shane MacGowan]은 오는 11월 13일 발표됩니다.
l Photo. The Ford, The New Yor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