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여러분, namyu입니다.
새해 다짐을 했던 게 불과 몇 달 전처럼 느껴지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11월이 찾아왔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기까지 이제 두 달 남짓한 시간만이 남았는데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죠.

저에게 오늘은 조금 더 특별한 날입니다. 바로 입사한 지 1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인데요. 처음 유얼라이브에 들어왔을 때, 앞으로 어떤 음악을 소개해 드리게 될지,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했던 설렘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 고이 아껴두었던, 제가 가장 애정하는 곡 중 하나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오리지널 러브(ORIGINAL LOVE)의 ‘接吻(Seppun, 이하 Seppun)’입니다.

©Spotify
먼저 오리지널 러브는 보컬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타지마 타카오(田島貴男, Takao Tajima)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일본의 음악 그룹입니다. 흔히 시티팝 아티스트로 소개되지만, 실제로는 소울과 R&B, 재즈, 펑크, 록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데요. 풍성한 브라스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베이스라인, 그리고 타지마 타카오 특유의 깊고 허스키한 보컬이 인상적이죠. 초기에는 여러 멤버가 함께하는 밴드로 활동했지만, 1995년부터는 타지마 타카오의 솔로 프로젝트 형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Original Love IG
오리지널 러브는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점차 친숙해지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서울재즈페스티벌(Seoul Jazz Festival, 이하 서재페)과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Incheon Pentaport Rock Festival)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 큐레이션 채널에서도 소개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국내 페스티벌을 계기로 오리지널 러브의 음악을 새롭게 접한 리스너들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리지널 러브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곡이 바로 ‘Seppun’입니다. 1993년 일본 니혼TV 드라마 〈어른의 키스(大人のキス)〉의 주제가로 발표된 곡인데요.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 곡의 탄생 과정입니다. 타지마 타카오는 2016년 일본 음악 서비스 모라(mora)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드라마 주제가의 제작 일정이 상당히 촉박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Seppun’은 불과 하루에서 이틀 만에 완성됐다고 하는데요. 가사 역시 다른 업무를 위해 이동하던 중 작성했다고 밝혔죠. 이렇게 짧은 시간에 탄생한 곡이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랑받는 명곡으로 남았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게 느껴집니다.
‘Seppun’은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만큼 여러 일본 아티스트에 의해 새롭게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내 팬들에게 ‘눈의 꽃’ 원곡자로 익숙한 나카시마 미카(中島美嘉, Nakashima Mika)와 후지이 카제(藤井風, Fujii Kaze) 등이 이 곡을 커버했는데요. 각기 다른 목소리와 해석으로 재탄생한 ‘Seppun’을 들어보는 것도 이 곡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죠.
한편, ‘Seppun’의 1993년 음원에는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드라마 〈어른의 키스〉의 주제가로 발표된 싱글 버전이며, 두 번째는 같은 해 12월 발매된 베스트 앨범 [Sunny Side of Original Love]에 수록된 앨범 버전인데요.
두 버전은 곡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서로 다른 인상을 남깁니다. 싱글 버전이 타지마 타카오의 기품 있는 목소리로 단숨에 귀를 사로잡는다면, 앨범 버전은 비교적 긴 전주를 통해 곡의 분위기를 서서히 쌓아 올리죠. 두 음원의 재생 시간은 약 20초 정도 차이가 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어떤 인트로로 곡을 시작하느냐에 따라 ‘Seppun’을 감상하는 느낌도 사뭇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Seppun’은 발매 33주년을 앞둔 지금까지도 세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음악 유튜브 채널 더 퍼스트 테이크(THE FIRST TAKE)에 출연해 ‘Seppun’의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단 3일 만에 조회수 300만 회에 육박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수많은 유명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온 채널에서도 눈에 띄는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죠.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원곡과 달라진 타지마 타카오의 창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목소리에도 변화가 생겼지만, 그 시간만큼 깊어진 표현력과 특유의 매력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죠.
저는 아직도 ‘Seppun’을 처음 들었던 날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처음 곡을 듣자마자 ‘이 노래는 평생 함께하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는데요. 그날을 계기로 오리지널 러브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더욱 깊이 탐색하게 됐고, 어느새 제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Original Love IG
음악을 좋아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아끼게 되는 곡이 하나쯤 생기기 마련이죠. 저에게는 ‘Seppun’이 바로 그런 곡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처음 들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는, 평생 함께하고 싶은 곡이 있나요?
l Photo. Original Love 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