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사랑하는 누군가와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며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덧 올해도 연말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역시 머지않았는데요. 이 맘쯤이면 슬슬 분주해지기 시작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음악계입니다. 레이블들과 뮤지션들은 이 시기가 다가오면 캐롤을 발매하기 위해 분주해지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뮤지션도 크리스마스 채비에 나섰습니다.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는 아닙니다.

©A Very Sufjan Christmas
바로 수프얀 스티븐스(Sufjan Stevens, 이하 수프얀)입니다. 그가 크리스마스 송 ‘On This Christmas (It Only Gets Better)’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싱글은 수프얀이 오는 11월 6일 발표할 크리스마스 컴필레이션 앨범 [Worst Christmas Ever!]에 수록될 예정입니다.
사실 수프얀과 크리스마스의 인연은 꽤나 깊습니다. 그는 무려 2001년부터 크리스마스 음악을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요. 당시 그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뮤지션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법이란 다름 아닌 자신이 만든 노래를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일이었던 거죠. 수프얀은 이후 10년간 매해 크리스마스면 주변인들에게 선물할 크리스마스 송을 만들게 됩니다.

©Sufjan Stevens Bandcamp
그렇게 100곡이 넘는 노래가 쌓이게 됐고 그는 이것들을 컴필레이션으로 엮어 두 차례 정식 발매하였습니다. 수프얀은 가족들을 넘어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게까지 이 선물을 전한 것이죠. 그리고 이번 겨울, 그는 지난 두 장의 앨범을 엮어 세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인 [Worst Christmas Ever!]를 선물하려 합니다.
스티븐은 기존 캐롤을 편곡하기도 하지만 이번 싱글처럼 그가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그의 캐롤은 어딘가 남다른 면이 하나 있는데요. 성탄의 낭만을 이야기하기보단 후회나 상실, 쓸쓸함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이야기하며 멜랑꼴리한 감성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띄워 드린 노래의 제목처럼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이야기해온 것이죠.

©Pitchfork
한편 스티븐은 2023년 발표한 정규 [Javelin]을 끝으로 갈랑 바레 증후군 진단을 받게 되며 활동을 멈췄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에게 큰 의미를 지닐 크리스마스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소식을 전한 것은 꽤나 의미 있는 행보인데요.
최악의 순간조차 특별한 노래로 남겨 소중한 이들과 나눌 수 있다면 역설적이게도 그 크리스마스는 특별한 순간이 되지 않을까요? 어쩌면 그가 말하는 최악의 크리스마스란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l Photo. N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