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무 골똘히 생각하다 일을 그르친 적, 있으신지.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내놓은 결심인데, 되려 일이 잘 풀리지 않았던 경험 말이다. 난 분명 몇 번씩이나 그런 일을 겪은 것 같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더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복잡하고 어렵게 해결했다.
그래서, 때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Alex Hirata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그냥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떠올려 보고, 그걸 하세요.”
여기, 그 진리를 깨닫고 더 나은 삶을 실천 중인 아티스트가 있다. 그의 이름은 바로 지난 5월 데뷔 스튜디오 앨범 [Animaru]를 발매한 일본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메이 세모네스(Mei Semones).
너바나(Nirvana)와 스매싱 펌킨스(The Smashing Pumpkins)를 좋아하던 밴드 팬에서 버클리 음악 대학 졸업 후 재즈 팝 신성으로 거듭나기까지, 메이 세모네스의 여정에 ‘계획’이란 없었다. 그저 마음이 시키는 대로, 본능을 따랐을 뿐. 마치 어디로 요동 칠지 모르는 파장으로 가슴을 두드리는 재즈처럼 말이다.
오는 8월 4일, 서울 홍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펼칠 예정인 그가 어떻게 내면의 외침에 집중해 올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들어보았다.
💬
한국 팬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lex Hirata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티스트/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메이 세모네스라고 한다. 재즈로부터 영향을 받은 인디 팝 음악을 영어와 일본어 가사로 선보이고 있다.
당신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이었다. ‘Dangomushi’의 뮤직비디오였는데, 이전까지 들어본 적 없는 신선한 재즈 팝이었고, 일본의 섬세한 귀여움과 미국의 자유로움이 한껏 묻어나는 보컬도 인상적이었다. 음악이 좋아서 당신에 관한 기사를 썼고, 독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래서 당신이 내한한다는 소식이 참 반가웠다. 8월 4일, 한국에서의 공연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좋은 말씀 감사하다. ‘Dangomushi’를 좋아하셨다니 기쁘다. 에이전트와 현지 프로모터 덕분에 한국에서의 공연을 계획할 수 있었다.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Fuji Rock Festival)에서 풀 밴드로 공연을 하는데, 때문에 아시아 공연을 더 추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에서의 생활은 어떤가? 음악적으로 영감이 되는 곳인지.

©Derek Kwok / aleiaghh
뉴욕을 정말 사랑한다. 큰 도시이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여기 와서 매우 행복하다. 종종 그 혼란스러움이 내게 위안을 주기도 한다. 재능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서, 내게는 영감이 되는 공간이다. 그저 밖을 돌아다니기만 해도 볼 거리와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넘쳐난다.
어떻게 재즈를 시작하게 되었나?
기타를 칠 수 있고, 기타 치는 걸 좋아해서 고등학생 때 재즈 수업을 들었다. 이후 재즈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대학에 가서 더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또한 부모님은 언제나 음악을 좋아하는 날 지지해 주셨다. 어렸을 때는 너바나, 스매싱 펌킨스와 같은 밴드를 좋아하기도 했다. 사실상 재즈는 고등학교에 와서 많이 듣기 시작했다.

©Alex Hirata
너바나와 스매싱 펌킨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너바나의 음악은 솔직하고, 날 것의 그대로의 느낌을 주어서 좋아한다. 멜로디와 코드 진행이 귀에 쏙쏙 들어와서 캐치(catchy)하면서도, 때때론 예상치 못한 전개로 진행된다. 스매싱 펌킨스도 비슷한 이유인데, 기타 파트와 편곡이 정말 훌륭하다. 빌리 코건(Billy Corgan)의 목소리를 대번에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버클리 음악 대학을 졸업했다. 그곳에서 본인의 음악 인생을 바꾼 사건이 있었나? 사회가 아닌 학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값진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Mei Semones IG
대학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의 밴드 동료들을 만난 것이다. 정말 멋진 뮤지션들이고, 매우 큰 음악적 역할을 한다. 외에도 버클리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의 시간을 통해 더 괜찮은 기타리스트이자 뮤지션이 된 것 같다. 오늘날까지도 나의 작곡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장소.
첫 데뷔 앨범 발매를 축하드린다. [Animaru]는 어떤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가?

앨범 아트워크. ©Seiko Semones
감사드린다. [Animaru]는 2024년에 쓴 곡들을 모은 앨범이다. 무언가 특별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는 않았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프로젝트에 담았다. 앨범을 완성한 후에 발견한 주제는, “당신의 본능을 믿고, 당신이 사랑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하세요”라는 것이었다.
이번 앨범을 들으며 당신이 사물, 사람,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따뜻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한 애정 어린 시선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lex Hirata
이유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았고, 주변을 사랑하고 감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감사하고, 그런 마음이 노래에 담기는 것 같다.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도쿄에서 ‘Animaru’의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정말 재밌었다. 타쿠토 심포(Takuto Shimpo) 감독과 그의 팀은 놀랍도록 일을 잘하고, 덕분에 결과물이 나왔을 때 매우 만족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시부야에서 돼지 모양의 모터사이클을 탔을 때, 그리고 마히토(Mahito) 상이 뮤직비디오를 위해 제작해 준 핸드메이드 코스튬을 입었을 때.
뮤직비디오 속 그래픽이나 소품이 앨범 그리고 당신의 패션과 잘 어울린다. 전반적인 컨셉의 아이디어 혹은 참고한 레퍼런스가 있는지? 그리고 그 귀여운 패션을 완성시킨 당신의 추구미(美)가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그래픽, 소품, 컨셉 등은 앞서 말씀드린 타쿠토 심포 감독님께서 함께 힘을 써주셨다. 멋진 스타일링은 모토(Moto) 상께서 해 주셨다. 스태프분들께 이 곡이 내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뮤직비디오의 목표는 무엇인지 말씀드렸는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주셨다. 내 개성을 잘 표현해 주셨다고 생각하고, 프로젝트의 미적 감각도 향상시켜주셨다. 구체적인 추구미는 딱히 없지만, 그냥 귀여운 것들을 좋아한다!

©Alex Hirata
[Animaru]는 어릴 적 살았던 미국 미시간의 집 뒤에 있는 숲을 추억하는 내용이라 들었다.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미시간의 자연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는지.
©Alex Hirata
앨범의 6번째 수록곡 ‘Donguri’는 숲에 사는 작은 생명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표현한 곡이다. 이 곡에서 내가 상상한 숲이 바로 어렸을 때 나와 내 여동생이 놀던 숲이다. 사슴이 만든 평평한 잡초 길, 여동생과 그 길을 따라 걸을 때 조심해야 했던 가시 같은 것들을 노래에 담았다.
어머니가 앨범 아트워크를 직접 디자인하시는 등, 어머니와의 관계가 각별해 보인다. 당신에게 어머니는 어떤 존재인가?

©Mei Semones IG
엄마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항상 내 커리어를 응원해 주셨다. 내게 영감이 되고, 날 웃게 만드는 사람. 이보다 더 좋은 가족은 바랄 수 없을 것이고, 엄마의 사랑과 지지, 지도가 없었다면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당신의 디스코그래피를 모두 들어보았다. 나의 감상을 단어로 표현하자면 ‘자연스러움’, 그리고 ‘본능’이었다. 재즈라는 장르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날 것의 매력이 있듯, 당신의 음악도 메이 세모네스라는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는 것 같다.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가치나 명심하는 부분들이 있는지?
매우 잘 묘사해 주신 것 같다. 음악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내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을 하고, 본능을 따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가장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노래가 나올 수 있는 방법 같다. 또한 ‘나 자신’과 ‘아티스트로서 뚜렷이 구분되는 나만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판치코(Panchiko)의 유럽 투어 오프닝 게스트로 활약했다. 흥미롭게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들을 알게 되었다고 했는데, 어떻게 성사되었나.

©Audiotree
어느 날 판치코로부터 메시지가 왔고, 함께 무대를 꾸리는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정말 친절하고 멋있는 밴드다. 내 첫 유럽 투어를 그들과 함께해서 영광이다.
팬들 그리고 대중에게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기억되고 싶은 별도의 방식은 없다. 그들에게 달린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나’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희망 사항이 있다면, 내 음악이 듣는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위로가 되고, 영감이 되었으면 한다.
©Alex Hirata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올해는 월드 투어에 많은 비중을 둘 예정이다. 내년에도 이어서 투어를 많이 돌고 싶다. 다음 프로젝트가 될 음악도 작업 중이다!
한국에서의 공연 기대되는지.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서울에서의 첫 공연, 정말 기대돼요.
제 음악을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을 만나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게 되어 기뻐요."
©Alex Hirata
| Photo. Alex Hir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