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적인 활동으로는 3년, 앨범으로는 정규 3집 [Smithereens] 이후 4년 만에 조지(Joji)가 마침내 돌아왔습니다.

©Joji
정규 4집 [Piss In The Wind]가 2월 6일 자정 발매되었는데요. 시차로 인해 아직 현지에서는 공개가 되지는 않은 상태이지만, 조지 팬들은 앨범을 조금이라도 일찍 듣기 위해 VPN을 사용해 음원 플랫폼의 국적을 변경하는 등의 활동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전 세계 팬들의 기대가 컸던 앨범인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물론 에디터 포함..)
특히나 그의 전 레이블이자 전성기를 이끌었던 88라이징(88rising)을 떠나 아티스트가 새롭게 설립한 레이블인 팔라스 크릭(Palace Creek)에서 선보이는 첫 앨범이라는 점에 더해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한 싱글들에서는 그가 의도적으로 과거 88라이징에 몸담았던 시절 발매했던 곡들을 연상시키는 사운드와 비주얼 작업물들을 등장시킨다는 점에서 그 미묘한 변화와 회귀 사이의 관계를 주시하는 시각도 있었죠.
관계의 단절, 그리고 그 안에서 비롯된 진솔한 내면의 회고를 담아낸 [Piss In The Wind]. 다음은 조지의 음악을 오랫동안 지켜봐 온 조지 팬이자 에디터 Meddlee가 [Piss In The Wind]를 처음 듣고 느낀 소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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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단 요약:
[Piss In The Wind]는 새로운 레이블에서의 완전한 새 출발이라기보다, 과거의 조지와 현재의 조지가 혼재된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마지막 단절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PIXELATED KISSES’를 시작으로 우주와 통신 두절의 이미지를 반복하며, 조지는 개인적인 이별을 넘어 과거의 자신과의 이별을 파편화된 트랙 구성과 짧은 러닝 타임으로 형상화한다. 이로 인해 앨범은 미완성된 데모 테이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감정과 정체성이 조각나고 흐려지는 과정을 의도적으로 드러낸 선택에 가깝다. [Piss In The Wind]라는 제목처럼 조지는 자신의 커리어와 산업 속 위치,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쉽게 소비되고 잊혀지는 아티스트의 운명을 자조적으로 응시하며 과거의 조지를 흩트린다. 동시에 ‘Hotel California’, ‘Sojourn’ 등 비교적 완성도가 또렷한 트랙들을 통해, 지금까지의 디스코그래피가 응축된 사운드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다음 챕터의 방향을 조심스럽게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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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Piss In The Wind]는 새로운 레이블에서 조지의 ‘완전한 새 출발’이라기보다,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이 혼재된 관계를 정리하고 나아가기 위한 마지막 단절의 기록에 가깝게 느껴지는데요. 조지는 이 앨범에서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스스로가 걸어온 시간과 그 잔상을 앨범의 제목처럼 흩트린 채 앞으로 나아가는 인상의 트랙 배치라고 느껴졌습니다.
조지가 이전 레이블에서 발매한 앨범들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해온 ‘우주’라는 테마는 이번 앨범에서도 중요한 상징으로 기능하는데요. 앨범의 첫 번째 선공개 싱글이었던 ‘PIXELATED KISSES’는 이별을 노래하는 곡으로, 함께 공개된 비주얼을 통해 우주선의 연결된 신호가 끊기며 조지의 감정과 메시지가 픽셀처럼 쪼개지는 순간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곡이 이번 앨범의 첫 트랙으로 배치되면서, 이것이 단순한 연출을 넘어 표면적으로는 아티스트 개인이 겪은 이별이 아닌 과거의 조지, 즉 나 자신과의 이별을 ‘통신 두절’이라는 이미지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해당 트랙이 아티스트 커리어상 가장 많은 트랙 수를 담고 동시에 가장 다양한 장르를 녹여낸 이번 앨범이 특히나 러닝 타임이 짧은 개별 트랙들과 엮이면서 미완성된 데모 테이프처럼 보일 수 있는 [Piss In The Wind]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설득력으로 작용하고 있죠.
그리고 과거 자신의 페르소나와 서사를 깊게 활용해온 아티스트였기에, 이러한 파편화되고 미완성된 구조는 더욱이 우연이 아닌 의도된 선택처럼 느껴집니다. 이별이라는 주제 아래 의도적으로 곡들을 짧고 불완전하게 마무리함으로써 감정은 물론 그 너머의 ‘자신’이라는 존재가 조각나고 흐려지는 과정 자체를 형상화한 것이죠.
특히 피처링이 포함된 트랙들에서는 누가 곡의 주인인지 모호해질 만큼 보컬이 늘어지고 묻히는 구성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만한 실험적인 선택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앨범은 여느 아티스트에게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진부한 ‘이별’의 이야기를 하나의 서사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끊어지고 흩어지는 감정의 과정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데 집중하게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앨범 제목 [Piss In The Wind] 역시 이 모든 서사를 자조적인 태도로 요약하고 있는데요. 직역하자면 ‘바람 속 오줌’처럼, 어디로 흩어질지 알 수 없고 이내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조지는 이 제목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와 산업 속에서의 위치, 그리고 디지털 시대 속 빠르게 소비되고 쉽게 잊혀지는 아티스트의 운명을 냉소적으로 응시하며, 가장 ‘조지’다운 농담으로 이 앨범을 마무리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담으로 이번 앨범을 통해 복귀하는 과정에서도 조지는 자기 자신이 아닌, 자신을 닮은 모델을 음악 플랫폼 프로필 사진과 뮤직비디오, 인터뷰 전면에 내세웠는데요. 이 또한 이미 우주 테마와 과거의 조지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과거의 조지를 정리하는 연장선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앨범 공개를 알리는 최근 마지막 SNS 포스트에서 마침내 실제 조지가 등장한 점 역시 이러한 흐름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죠.)
가짜 조지 사건이 궁긍하다면?
혹여 그리고 이러한 서사나 해석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이 앨범을 듣더라도 앞으로의 조지를 기대할 만한 이유는 충분합니다.
[Piss In The Wind]에는 지금껏 조지가 발매해온 세 장의 정규 앨범의 결이 고루 스며 있고, (예를 들자면 [SMITHEREENS]의 사운드에 [BALLDAS 1] 감성을 더한 느낌같이..) 비교적 러닝 타임이 긴 선공개 트랙들을 비롯해 ‘Hotel California’, ‘Sojourn’과 같은 곡들이 트랙리스트 중간중간에 배치되며 다른 곡들에 비해 유독 또렷한 완성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마도 이 트랙들이 조지가 마음먹고 조금 더 공을 들여 음악을 만들었을 때 어떤 결과물을 내놓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자, 진짜 다음 챕터의 조지가 어떤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힌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l Photo. Jo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