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 들어가며 ✚
오는 11월 7일,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 이하 MCR)가 무려 18년 만에 한국을 찾습니다. 2008년 첫 내한 공연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이번에는 조금 더 특별한 모습으로 돌아올 예정인데요. 바로 밴드의 세 번째 정규 앨범 [The Black Parade]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월드 투어, <Long Live The Black Parade> 투어입니다.

©Uler Sag
그리고 공연이 어느덧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아직 티켓 예매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테고, 이미 공연을 앞두고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궁금해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특히 이번 투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MCR의 콘서트와는 조금 다릅니다. 단순히 과거의 명곡들을 다시 연주하는 자리가 아니라, 20년 전 끝난 줄 알았던 하나의 이야기가 새로운 모습으로 이어지는 공연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번 투어에서는 가상의 독재 국가가 등장하고, 밴드가 국가의 명령에 따라 무대에 오르며, 공연 도중 관객들이 죄수의 운명을 결정하는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공연이 진행되는 국가와 시기에 따라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까지 달라지고 있는데요. 이 모든 설정이 어디에서 시작됐고, 왜 MCR이 이런 공연을 만들게 된 것일까요?

©My Chemical Romance
다가오는 내한 공연을 더욱 특별하게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해, 2006년 [The Black Parade]의 탄생부터 2025년 새롭게 시작된 투어의 세계관, 그리고 2026년 현재까지 변화하고 있는 이야기와 무대 연출을 하나씩 살펴보려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다시 시작된 검은 행진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볼까요?
✚ 1. 이야기의 시작, [The Black Parade] ✚

©My Chemical Romance / James Jean
2006년 발매된 MCR의 [The Black Parade]는 전작 [Three Cheers for Sweet Revenge]를 통해 이모(Emo)와 얼터너티브 록 신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이들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앨범입니다. 그리고 해당 앨범은 하나의 인물을 중심으로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콘셉트 앨범으로 MCR의 전매특허라고도 볼 수 있는 거대한 세계관 형성의 정수를 보여주는 앨범이기도 한데요.

©My Chemical Romance
간단히 앨범을 설명드리자면, 이야기의 중심에는 환자(The Patient)라 불리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암으로 죽음을 앞둔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두려움과 후회, 사랑과 상실, 그리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여러 감정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이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이 바로 앨범의 제목이기도 한 더 블랙 퍼레이드(The Black Parade)입니다.
제라드 웨이(Gerard Way)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죽음이 사람마다 가장 강렬했던 기억의 형태로 찾아올 수 있다는 발상에서 이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앨범 속 환자에게 죽음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보았던 행진의 모습으로 다가왔고, 그리하여 검은 제복을 입은 군악대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이끄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앨범의 대표곡 'Welcome to the Black Parade'에서도 이러한 설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행진을 보았던 기억으로 시작해 고통과 상실을 겪더라도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지는 곡이죠. 이처럼 앨범 전체는 죽음을 단순히 두려운 끝으로 묘사하기보다는, 그 앞에서 인간이 마주하는 복잡한 감정과 삶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 2. 블랙 퍼레이드의 시작 ✚
2007년 시작된 <The Black Parade World Tour>에서 MCR은 자신들의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 앨범 속 가상의 밴드 더 블랙 퍼레이드(The Black Parade)가 되어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의 심전도 기계음이 울려 퍼지면, 환자복을 입은 제라드 웨이가 병원 침대에 실려 등장했고, 곧이어 무대의 커튼이 열리면서 검은 군악대 제복을 입은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냈죠.
이후 밴드는 [The Black Parade]의 수록곡들을 순서대로 따라가며 환자의 여정을 음악으로 펼쳐 보였습니다. 무대에는 불꽃과 폭죽, 거대한 도시 배경, 회전하는 드럼 세트 등 다양한 장치가 사용됐는데요. 특히 'Famous Last Words'에서 펼쳐지는 화염 연출은 공연의 절정을 장식하기도 했죠.
그리고 앨범의 이야기가 끝나면 MCR은 본래의 밴드로 돌아와 이전 앨범의 대표곡들을 연주했습니다. 하나의 공연 안에서 가상의 밴드와 실제 밴드가 서로 다른 무대를 선보인 셈인데요.
이러한 구성은 후에 설명할 <Long Live The Black Parade> 투어에도 이어지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다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별도의 등장인물과 정치적 사건들이 복잡하게 얽힌 연극보다는, 앨범의 이야기를 음악과 시각적 상징으로 구현하는 공연에 가까웠습니다.
✚ 3. 블랙 퍼레이드는 계속된다 ✚
2024년 11월, MCR은 새로운 투어 <Long Live The Black Parade>를 발표했는데요. 그런데 공개된 티저 영상은 일반적인 투어 발표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공연 일정과 밴드의 모습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대신, 마치 어느 국가에서 제작한 선전 영상처럼 낯선 문구와 설정들이 등장했기 때문인데요.
영상에서 소개된 곳은 드래그(DRAAG)라는 가상의 국가였습니다. 이곳은 위대한 불멸의 독재자(His Grand Immortal Dictator)가 통치하는 국가로, 새로운 시대인 콘크리트의 시대(The Concrete Age)를 맞이했다고 선전하고 있었는데요. 그리고 이 국가의 특별한 행사를 위해 오랫동안 모습을 감췄던 한 밴드가 다시 무대에 오르는데, 그 밴드가 바로 더 블랙 퍼레이드입니다.

©My Chemical Romance
'드래그의 국기'
공식 티저에 따르면, 이들이 MOAT라는 시설로 보내진 지 17년이 흐른 시점인데요. 그리고 무려 6,246일 만에 다시 노동의 권한을 부여받아, 국가의 공식 밴드로서 공연할 기회를 얻게 된 것입니다. <The Black Parade World Tour>의 마지막을 장식한 멕시코시티 공연 당시 '블랙 퍼레이드는 죽었다!(The Black Parade Is Dead!)'라며 가상의 밴드가 막을 내렸음을 선언했지만, 이번 투어에서 이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국가의 통제 아래 오랫동안 억압받고 있었다는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한 것이죠.
✚ 4. Welcome to the DRAA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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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어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드래그의 세계관입니다. MCR은 공연장에 단순히 악기와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는 대신, 관객들이 실제로 독재 국가의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처럼 느껴지도록 무대 전체를 구성했는데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대형 스크린에는 국가의 규칙과 선전 영상, 낯선 문자로 작성된 문구들이 등장합니다. 이 문자는 'Keposhka'라고 불리는 드래그의 가상 문자 체계로, 밴드는 실제 문자까지 창제했는데요. 무대 상단에 걸린 MCR의 이름마저 이 문자로 표현되며, 관객들에게 이곳이 현실과는 다른 국가라는 인상을 남깁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문자 체계에 대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또한 드래그에는 국가를 상징하는 노래와 군악대, 여러 행정기관이 존재하는데요. 국가의 선전물에는 국민들이 따라야 할 규칙들이 등장하고, 공연 중에는 국가의 명령을 전달하는 관리들과 군인들이 밴드의 행동을 통제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설정이 단순히 스크린 속 영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공연이 시작되면 실제 배우들이 국가의 관리와 군인으로 등장하고, 밴드 멤버들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관객 역시 국가의 규칙을 전달받거나 특정 장면에서 투표에 참여하게 되죠.

©TAIT
공개된 제작 자료에 따르면, 무대의 시각적 콘셉트는 오래된 러시아 기차역과 제라드 웨이의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짙은 붉은색으로 구성된 메인 무대에는 낡은 대리석을 연상시키는 대형 구조물과 거대한 MCR 배너가 설치되며, 여기에 복고 미래주의적인 디자인을 결합해, 오래된 국가의 기념비적인 건축물처럼 보이도록 구성했죠.
더하여 공연의 특정 장면에서는 무대 구조물이 상승하거나 불꽃이 솟아오르고, 국가의 처형 장면을 재현하기 위한 별도의 장치까지 등장합니다. 이 모든 요소는 공연의 음악과 이야기에 맞춰 움직이도록 제작되어 단순히 무대가 크고 화려한 것을 넘어, 공연장 자체가 드래그라는 국가의 일부가 되도록 한 것이죠.
✚ 5. 드래그의 인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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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어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밴드 멤버들 외에도 여러 등장인물이 공연에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과 의상을 가지고 있으며, 곡과 곡 사이에 등장해 하나의 연극처럼 이야기를 이어가죠.
[1] 위대한 불멸의 독재자(His Grand Immortal Dict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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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의 최고 권력자로, 공연 내내 왕좌에 앉아 밴드와 관객을 감시하는 듯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2025년 공연에서는 독재자가 무대와 떨어진 위치에 앉아 밴드의 행동을 지켜보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는데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손짓이나 표정으로 반응하며, 국가 관계자들은 그의 의사를 전달합니다.
[2] 서기(The Cle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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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는 국가의 지시를 전달하고 밴드의 행동을 관리하는 인물로, 공연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2025년 토론토 공연에서는 서기가 밴드 멤버들의 출근을 관리하는 장면이 등장했는데요. 그는 출근 기록 장치를 준비하고, 멤버들에게 차례로 카드를 찍도록 요구합니다. 이때 프랭크 아이에로(Frank Iero)가 불만을 드러내는 모습도 연출됐죠.
이는 국가의 공식 밴드가 된 더 블랙 퍼레이드가 자유롭게 공연하는 음악가가 아니라, 국가의 노동 체계에 편입된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서기는 이후에도 국가의 지시를 전달하고 제라드 웨이의 행동에 개입하는데요. 그리고 공연의 마지막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이야기의 결말을 이끄는 핵심 인물이 되기도 합니다.
[3] 베로니카(Veronika) aka 비서(The Secre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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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는 팬덤에 의해 비서라고 불리며, 서기를 감독하는 역할로 공연 리뷰에 소개됐는데요. 이처럼 드래그에는 독재자 한 사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을 전달하고 다른 관리들을 감독하는 여러 인물이 등장하며, 국가의 권력이 여러 단계의 관리 체계를 통해 행사된다는 점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4] 매리 앤(Mary Ann or Marianne) / 실비아(Syl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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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 앤과 실비아는 오페라 가수입니다. 이번 투어에서 드래그의 국가를 부르며 공연의 시작을 알리고, 'Mama'에서는 원곡에서 라이자 미넬리(Liza Minnelli)가 담당했던 보컬 파트를 소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데요. 그런데 흥미롭게도 공연에는 서로 다른 두 명의 오페라 가수가 등장합니다.
2025년 공연에서 먼저 등장한 매리 앤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모습이 특징으로, 제라드는 공연 도중 그녀가 노래할 때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등장한 실비아는 오른쪽 눈에 안대를 착용하고 있으며, 매리 앤과 달리 지팡이를 사용하지 않는데요. 처음에는 공연 일정에 따라 서로를 대신하는 인물처럼 보였지만, 투어가 이어지면서 두 사람에게 서로 다른 역할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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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6년 남미 공연에서는 실비아가 단순한 오페라 가수가 아니라 밴드가 수용된 시설 MOAT의 수간호사였던 것이 드러나며, 추후 소개드릴 2026년의 공연이 2025년 드래그 국가 밴드 이야기의 이전 시점을 다루는 프리퀄이라는 사실을 연결하는 중요한 장면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후 영국 공연에서 매리 앤과 실비아 같은 무대에 등장하기도 했다는 것인데요. 그동안 별도의 공연에서 등장했던 두 인물이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들의 관계와 역할 역시 이번 투어의 또 다른 궁금증으로 남게 됐습니다.
[5] 신사(The Gentl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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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어에서 가장 기묘한 등장인물 중 하나는 바로 신사입니다. 그는 무대 위에서는 복화술 인형의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공연 중 상영되는 영상에서는 실제 인간의 모습으로도 나타나는데요. 제라드 웨이는 2025년 뉴저지 공연에서 MOAT에 갇혀 있던 시절 신사를 만났으며, 그가 'Mama'에 새롭게 추가된 비밀스러운 노래를 가르쳐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분은 'The Dagger Interlude'로 알려져 있으며, 드래그의 통제에 맞서는 저항의 의미를 담은 노래로 해석되고 있죠.
한편 인간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신사는 드래그의 방송 프로그램 'Gentleman's Castle'의 진행자로 나타납니다. 'Teenagers' 등의 공연 영상에서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겉으로는 친근한 방송 진행자처럼 보이지만, 프로그램에는 국가의 선전과 통제를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 통해 드래그가 군사력뿐 아니라 대중문화와 어린이 방송까지 활용하는 사회라는 사실을 엿볼 수 있죠.
2026년 샌안토니오 공연에서는 'A Record of The Gentleman'이라는 자료가 관객들에게 배포되면서 그의 과거에 관한 단서도 추가됐습니다. 해당 자료를 분석한 팬들과 매체에서는 그가 과거 국가의 선전 방송에 동원됐다가 MOAT로 보내졌으며, 이후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다만 이것이 공식적으로 확정된 전체 서사인지는 아직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My Chemical Romance
이처럼 신사는 단순히 기괴한 분위기를 만드는 인형이 아니라, 드래그의 선전 체계와 MOAT의 과거, 그리고 더 블랙 퍼레이드의 저항을 연결하는 인물로 볼 수 있는데요. 인간과 인형이라는 두 가지 모습이 정확히 어떤 관계를 의미하는지는 여전히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공연이 이어질수록 그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6. 2025년 투어의 모습은? ✚

©My Chemical Romance
등장인물과 세계관을 살펴봤다면, 이제 실제 공연이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알아볼 차례죠?
2025년 공연은 크게 두 개의 막으로 구성됐습니다. 첫 번째 막에서는 [The Black Parade]의 수록곡을 순서대로 연주하면서 드래그의 이야기를 펼치고, 두 번째 막에서는 멤버들이 본래의 MCR로 돌아와 다양한 곡들을 연주하는 방식인데요. 특히 첫 번째 막은 일반적인 콘서트와 달리 음악 사이사이에 배우들의 연기와 국가의 선전, 다양한 사건들이 삽입됩니다.
[1] 강제 출근!
관객들이 공연장에 들어서면 대형 스크린에는 드래그의 규칙과 선전 영상이 등장합니다. 현실의 콘서트라면 공연 안내나 광고가 나올 법한 공간에, 가상 국가의 규칙들이 표시되는 것이죠.
이후 매리 앤이 국가를 부르고 드래그의 군악대와 국가 관계자들이 등장합니다. 밴드 멤버들은 서기의 지시에 따fk 무대에 오르는데요. 그리고 앨범의 첫 번째 곡 'The End.'가 시작됩니다.
2007년 공연에서는 병원 침대에 누운 환자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됐다면, 이번에는 국가의 허가를 받아 공연장에 출근한 밴드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것입니다.

©Lindsey Byrnes
이후 'Dead!', 'This Is How I Disappear', 'The Sharpest Lives'가 이어지며 앨범의 이야기가 전개되죠. 그러나 곡 사이에 국가 관계자들이 개입하고, 제라드 웨이가 그들의 지시를 받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이 공연이 평범한 록 콘서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2] 선전으로 변한 행진
앨범의 대표곡 'Welcome to the Black Parade'는 이번 공연에서도 중요한 순간을 차지합니다.
일부 공연에서는 제라드 웨이가 연설대에 올라 마치 국가의 공식 연설을 하는 것처럼 곡을 시작하는데요. 대형 스크린에는 드래그의 선전물이 등장하고, 무대는 국가의 권위를 과시하는 행사처럼 변합니다.
그리고 2025년 투어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 중 하나였던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모의 처형이 등장하는데요.
2025년 샌프란시스코 공연에서는 국가의 독재자에게 의문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네 명의 죄수가 등장했습니다. 관객들은 'YEA'와 'NAY'가 적힌 표지판을 이용해 이들의 운명에 대한 투표에 참여했죠. 당시 제라드 웨이는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 죄수들을 살리는 쪽으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곧 독재자의 전화가 걸려 왔고, 그 결정은 뒤집혔죠. 이후 사격대가 등장해 죄수들을 처형하며, 관객이 어떤 의사를 표현하더라도 권력자의 명령 앞에서는 그 의미를 없애 버립니다.
[3] 전쟁과 오페라
이후에는 각 수록곡이 투어의 컨셉에 맞게 더욱 확장되는데요.
'Mama’는 오페라 가수와 함께 기존 음원에 없던 새로운 라이브 구간이 추가되고, 무대에서는 불길에 휩싸인 인물이 달려가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며, 곡이 가지고 있던 전쟁과 파괴의 이미지가 실제 공연 속 사건처럼 구현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Sleep'에서는 불안과 파괴를 암시하는 영상이, 'Teenagers'에서는 드래그의 선전과 관련된 시각적 연출이 등장하는데요. 'Disenchanted' 역시 공연의 어두운 분위기를 이어가며, 곡 사이에 삽입되는 짧은 연극 장면과 함께 공연 전체의 세계관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4] 모든 것은 불타올라..
공연의 시각적 절정은 'Famous Last Words'에서 펼쳐집니다. 곡이 시작되면 무대에는 거대한 화염 효과가 등장하고, 곡이 진행될수록 구조물 전체가 불타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원래 앨범에서 'Famous Last Words'는 죽음과 절망 속에서도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곡입니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는 그 음악이 거대한 화염 속에서 울려 퍼지며, 국가의 통제와 파괴적인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의 절정을 장식하죠.
그러나 'Famous Last Words'가 끝났다고 해서 이야기가 모두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앨범의 첫 번째 곡이었던 'The End.'가 다시 연주되면서 무대에는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는데요. 국가의 군인들이 등장해 밴드 멤버들을 끌고 가고, 광대의 모습을 한 인물이 제라드 웨이를 단검으로 찌르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이후 앨범의 히든 트랙 'Blood'가 흐르는 동안 광대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자신의 옷 안에 숨겨진 폭발 장치와 함께 폭발하는 연출과 함께 드래그의 이야기와 첫 번째 막이 끝나게 되죠.
그리고 무대에서 사라졌던 멤버들은 이전과 같이 본래의 MCR로 돌아와 밴드의 전반적인 디스코그래피를 아우르는 곡들을 공연마다 다른 셋리스트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거대한 무대극이 끝난 뒤, 이번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MCR의 음악을 만날 수 있는 것이죠.

©Bryce Hall
이렇게 17년 만에 부활한 MCR의 투어는 단순히 과거의 공연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세계관과 등장인물, 그리고 한 편의 연극 같은 무대 연출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는데요!! 2026년 시작된 공연에서는 기존과 전혀 다른 서사가 등장했고, 투어가 이어질수록 새로운 장면과 변화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Bryce Hall
그리고 예상보다 길어진 이야기인 만큼, 오늘은 여기서 인사를 드리고.. 다음 편에서는 2026년 새롭게 달라진 공연의 이야기부터, 매일 밤 변화하는 셋리스트와 다가오는 내한 공연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까지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니 26.10.20(화)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l Photo. 본 이미지는 AI를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