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릴라즈 페이즈 1~3의 내용을 모르신다면 여기를 먼저 봐주세요 ☺️

©Gorillaz
때는 고릴라즈(Gorillaz)의 페이즈 3이자 정규 3집 [Plastic Beach]가 종료되고.. 섬이 파괴된 후..(?)

©MBC <무한도전>
네???
엄청난 스토리 전개와 마무리 속에 팬들의 이해도마저 파괴된 상황. 같은 해 보너스 앨범처럼 발매된 정규 4집 [The Fall] 이후, 고릴라즈는 다음 이야기이자 정규 5집 [Humanz]를 발표하기까지 무려 7년이라는 밴드 역사상 가장 긴 공백기를 맞게 된다.
그 사이..
데이먼 알반과 제이미 휴렛의 불화설과 함께 해체설이 돌았고, 오랜 기다림 속에서 지쳐 떨어져 나가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발매된 새 앨범은 기존 고릴라즈의 색채가 옅어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데..
???: 워~워~워~ 스탑.

©Gorillaz
2D: 반갑다 친구야! 오랜만이네~!
2D: 4집 이후로 못 본거 같은데, 어디 갔었어?
2D: ..뭐?
2D: 진짜? 4집으로 끝냈어? 우리 지금 8집까지 냈는데?
2D: 재밌는 얘기도 많고.. 내 눈이 흰색으로 바뀐 건 알아? 왜 그런지 안 궁금해?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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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자.
2D: 다시 한번 가보자고, 친구. 가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빠르게 설명해 줄게.
2D: 꽉 붙잡고 따라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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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우선 우리가 그 개 같은 곳을 어떻게 빠져나왔는지는 들었을 거고..
2D: 그 공백 사이의 일을 뭐 간단히 조금 더 말해주자면..

©Gorillaz
2D: 러셀은 누들을 데리고 헤엄쳐 나오다가 고래로 오인받아서 사냥당할 뻔했어.
2D: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둘 다 정신을 잃고 바닷물에 떠밀려가버렸지.
2D: 그렇게 도착한 곳이 러셀은 평양, 누들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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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러셀은 그 거대해진 몸뚱어리 때문에 불가사리로 오해받아서 유리 케이지에 전시됐대.
(불가사리는 실제 북한판 고지라라고 불리는 북한의 괴수를 다룬 영화이다. 한국에서 처음 일반 공개된 북한 영화이기도 하다.)
2D: 그리고는 밥을 못 먹어서 다시 작아지니까 런던으로 송환됐대. 하하. 누들은 일본에서 자신을 구해준 치요코씨의 은혜를 갚기 위해 같이 진주 채취일을 하고 있었고..
2D: 나는 뭐 고래가 죽어서 간신히 빠져나왔지. 그리고는 쉬고 있다 머독이 보내준 차를 타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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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뭐~? 머독은 왜 진작 구해주러 오지 않았냐고? EMI한테 잡혔었어.
2D: 아무래도 우리 밴드가 돈이 되나 보니까 하하, 거대 음악 산업 세력들이 그렇지 뭐. 머독은 밴드 재결성을 조건으로 풀려났어.
2D: 그게 다야. 런던에 돌아오고 바쁘게 작업해야 했어.
2D: 컨버스(Converse)랑 협업하면서 신발도 만들고 안드레 3000(André 3000), 제임스 머피(James Murphy)랑 곡도 만들었지.
(LCD Soundsystem의 그 제임스 머피 맞다. 상당한 라인업.)
2D: 근데 난.. 좀 지겨웠어. 미래도 안 보이고. 근데 웬걸? 거주지 퇴거 명령 편지도 온 거 아니야? 올 게 왔구나 싶었어. 그래서 말도 안 하고 다시 먼저 나갔어. 러셀이랑 누들도 나중에 머독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서 나갔다고 하네.
2D: 그리곤 뭐.. 알잖아?
2D: 계약 위반, 대출 연체, 교통 위반 등등.. 또 잡혀갔지. 어디랬지 애비 로드 스튜디오(Abbey Road Studios. 비틀즈의 명반 [Abbey Road]가 녹음된 곳. 앨범의 성공 이후 스튜디오 이름도 ‘애비 로드’로 바뀌었다. 원래 이름은 놀랍게도 ‘EMI’였다.) 지하의 애비 던전 감옥이라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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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그래서 우리도 이렇게 다음 앨범이 길어질지 몰랐어~ 진짜야! 할 마음도 사실 별로 없었고, 하하.
2D: 근데 2년 반쯤 지났나?
2D: 우리가 없으니까 이놈의 음악 산업이 기울기 시작하네? 하하하 돈 벌어다 줄 놈들이 그리도 없었나.
2D: 그래서 머독이 석방됐어! 정확히 말하면 새 앨범 녹음을 조건으로 한 ‘가석방’이지.

©Studio 13
2D: 그렇게 머독은 석방되고 나서 데이먼 알반네 스튜디오 13에 무작정 찾아가버렸지. 마침 또 데이먼 알반이 지 밴드랑 공연을 앞두고 있었더고 하더라고.
(블러(blur)가 아니라 알반의 라이브 밴드 더 헤비 씨스(The Heavy Seas)다.)
2D: 응? 근데 안 좋게 다 떠났는데 어떻게 다시 만나서 앨범을 냈냐고?
2D: 워~워~ 급하긴. 다 말해줄게, 기다려보라고.
2D: 만나자고 만난 건 아니고, 처음엔 ‘우연’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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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처음엔 머독이랑 러셀이었어.
2D: 스튜디오 13 근처에서 진짜 우연히 마주쳤다고 하더라고. 러셀은 미국에서 취미로 복싱을 배우다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었고.
2D: 그렇게 알반네 공연까지 갔다가 애프터 파티에서 둘 다 다시 밴드를 하고 싶었나 봐. 친구 사이를 회복하는 건 모르겠고, 음악이 만들고 싶었던 거지 그냥.
2D: 러셀 말로는 머독이 갇혀있다 나와서 조금 순해진 거 같기도 하더라나 뭐라나.

©Gorillaz
2D: 그렇게 고릴라즈가 다시 결성됐어. 나는 이 소식을 듣고 여차하면 언제든 다시 밴드를 나올 수 있게 히말라야에서 수행을 했지. 물론, 말을 많이 해서 몇 달 만에 쫓겨났지만, 하하.
2D: 누들? 누들은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었어. 다시 진주를 채취하다가 500년 된 악마를 깨워서 잡으러 다녔대.
(..?)
2D: 그리고 다시 처음처럼 택배 박스에 담겨왔어.
2D: 그렇게 우린 다시 고릴라즈를 결성하고 나온게 바로..

©Gorillaz
[Humanz]
2D: 하하 망해가는 음악 산업아, 실력 없는 아티스들아! 보거라 이게 바로 고릴라즈의 음악이다!
2D: 뭐~? 당연히 앨범은 완전 대박 났지. 영국 오피셜 차트랑 미국 빌보드 차트 다 2위 하고, 앨범 투어, 자체 페스티벌 <Demon Dayz Festival>까지
2D: 호불호가 갈린다니, 고릴라즈의 색채가 줄었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
2D: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 해도 그건 내 잘못 아니야! 머독이 콜라보 가수들을 많이 부른 거지, 내가 노래하기 싫었던 게 아니라고.
발매된 앨범에 고릴라즈의 색채가 적다는 팬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2D는 몇 달 만에 솔로 싱글 ‘Sleeping Powder’를 발매하기도 한다.
2D: 길어졌구만 하하, 좋아 다음 페이즈로 넘어가 보자고.

©Gorillaz
2D: 그렇게 우리는..
???: 어 어어, 잠깐잠깐!

©Gorillaz
2D: 왜? 무슨 문제라도 있아?
2D: 아~ 쟤? 쟤는 에이스(Ace). 우리 밴드 베이시스트.
2D: 뭐? ..아 아! 머독 얘기를 안 해줬구나. 또 잡혀갔어 ^^
다시 시간을 돌려 페이즈 4, [Humanz] 활동 당시.
머독은 ‘Strobelite’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바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영상 속 1:28초 대에 등장한다.)
그 남자의 이름은 엘 미에르다(El Mierda), 강력 범죄 조직의 두목.
하지만 이를 알 턱이 없는 머독은 함께 셀카를 찍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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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 난 억울해. 모르는 사람이라고. 거기서 처음 봤어!
머독: 다가오길래 내 팬인가 싶었지. 팬이랑 셀카 정도는 찍어줄 수 있잖아!
머독: 그리고 학창 시절 내 지리 선생님도 닮았었다고! 그래서 신기해서 SNS에 올렸다!
머독: 근데 뭐? 밀수?? 누명이라고! 누명에 씐 거라고 난!!

©Gorillaz
다시 시간과 시점을 돌려 2D에게로.
2D: 뭐.. 몰라~ 어떻게 잡혀갔겠지. 또 무슨 죄로. 암튼 그래서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2D: 이젠 내가 고릴라즈의 ‘리더가 됐다’ 이 말이야!
2D: 그동안 머독 없이 노래도 못 만들 줄 알았는데, 뭔가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거 같더라고?
2D: 소심한 성격도 거의 사라지고, 10년간 거의 무슨 포로로 살았었지, 하하.
2D: 마음도 편해지니까 눈도 돌아오더라.
(스토리 중간중간 일시적으로 눈이 하얘졌었던 2D는 이 시점을 기점으로 쭉 흰색 눈을 가지게 된다.)
2D: 그리고는 든 생각이 [Humanz]의 기세를 바로 이어가야겠다 싶었지.
(그리고 고릴라즈는 단 1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매하게 된다.)
2D: 아까 소개해 준 에이스도 밴드로 부르고. 머독이랑 비슷하게~? 생긴 것 같지만 비교도 안되게 착하다고.
2D: 그리고 왕년에 잘나가는 배우였어. 멋지지 않아? 작품 이름이 뭐라 했더라..? 무슨 90년대 애니메이션인데..

©Gorillaz / Cartoon Network <The Powerpuff Girls>
잠깐, 이 남자를 어디서 본 적 없는가.
그렇다. ‘에이스’는 실제 카툰네트워크 애니메이션 <파워퍼프걸(The Powerpuff Girls)>에 등장하는 빌런 일당인 갱그린 갱(Gangreen Gang) 리더 ‘에이스’다.
(진짜 그 파워퍼프걸 맞다.)
고릴라즈에 캐릭터가 쓰일 수 있던 이유는 <파워퍼프걸>의 제작자인 크레이그 맥크라켄(Craig McCracken)과 제이미 휴렛의 친분 덕분.
하지만 후에 저작권 문제로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진다.

©Gorillaz
[The Now Now]
2D: 뭐 암튼, 이것도 중요한 게 아니라.
2D: 내가 리더인 앨범, 바로 내 앨범!!!! [The Now Now]도 성공했다는 거지, 하하하!
2D: 즐기자고!

©Gorillaz
머독과 다르게 친절한 에이스 씨, 갑자기 자신감이 넘쳐나는 2D가 이상해 보이긴 했지만 마음이 편해진 누들, [Humanz] 이후 자신만의 팟캐스트 ‘Things I like’를 만들어 활발히 활동 중인 러셀, 성공적인 앨범과 투어 생활, 고릴라즈는 이를 데 없는 성공과 평화를 만끽하며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몇 통의 전화가 오긴 했지만..

©Gorillaz
머독: 누들!! 내 말 좀 믿어줘 이거 누명이라고!!
누들: 그래, 그러겠지. 엘 뭐시기 저시기. 머독, 그만 전화하고 죗값 받고 나오라고 이번에는.
누들: 2D도 너 없으니까 마음이 편해졌는지 활발해졌더라.
누들: 눈도 하얘지고.
머독: ...
머독: !!
머독: 너..ㄴ 너 2D가 갑자기 활발해진 게 이상하지 않아?
누들: 뭐 그렇긴 해도, 보기 좋잖아?
머독: 아니! 아니 아니! ‘엘 미에르다’ 그 사람은 그냥 범죄 집단 두목이 아니야!
누들: 그래, 또 무슨 말 하나 들어보자.
머독: 영혼 수확자야..! 나한테도 접근했으니, 너네라고 상관없을까?
머독: 이미 2D 영혼을 앗아갔을 지도 모른다고!
누들: (흠.. 그럴 수도 있겠는데?)
누들: 그래서?
머독: 내가.. 내가 좌표를 알아냈어! 안데르센 산맥! 거기 놈의 은신처가 있어!
누들: 그래, 알겠어. 내가 가볼게. 근데 명심해.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2D를 위해서야.

©Gorillaz
그리고 여기서 또 잠깐. 자꾸 멈춰서 죄송하지만, 당신은 ‘머독’을 믿는가? 그래.. 회개도 했고..

©Gorillaz
그렇다. 이 이야기는 전부 거짓말이다.
사실 머독은 주차 위반 벌금을 내지 않아 수감된 것이었고, 바에서 만난 남자의 진짜 정체는 후안(Juan), 무고한 가죽 판매원이었다..^^
그래서..

©Gorillaz
안데르센 산맥, 엘 미에르다의 은신처에 도착한 누들. 누들은 이미 수년 전에 자신의 죄를 청산하고 건실하게 스파를 운영 중인 노인 ‘엘 미에르다’를 마주한다.
누들: 할아버지! 머독이라고 아세요?
엘 미에르다: 누..누구?
누들: 하..^^

©Gorillaz
한편 감옥에서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말을 치던 머독은 상황이 점점 악화됨을 느꼈다. (자기 없이도 밴드가 잘 활동하고 있는 모습에 배신감과 질투를 느꼈다고 한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커져버린 거짓말보다 더 큰 행동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한 머독은 석방 예정일이었던 날에 하수구를 통해 탈옥을 감행했고,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다시 한번 깊게 반성하게 된다.
그렇게 엘 미에르다의 스파로 찾아간 (기절해서 야크의 등에 엎혀 실려간) 머독은 누들에게 사과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고릴라즈로 복귀하게 된다.

©Gorillaz
2D: 그렇게 다시 완전체가 됐지. 에이스씨는 뭐 또 보면 좋겠네, 하하.
2D: 그리고 나서 우리는 다음 앨범 작업 전에 각자 재정비 시간을 가지고 있었어.
2D: 그런데 누들한테 연락이 왔어. 누들은 이란이란 나라의 우르미아 호수로 갔었는데, 자기가 인간들 때문에 결국 사라질 자연이 너무 안타까웠대.
2D: 그래서 이 세상이 사라지기 전에 ‘기계’를 하나 만들자고 부품을 구해달라네.

©Gorillaz
기계라고 표현된 송 머신(Song Machine)은 고릴라즈의 새로운 프로젝트로 기존 앨범 출시 방식이 아닌 시즌제 에피소드 방식처럼 정해진 기간 내에 싱글을 차례대로 공개하는 새로운 방식의 프로젝트이다.
2D: 그렇게 밴드 멤버들이 다시 모였어. 마침 새로운 콩 스튜디오도 준비를 마쳤고 말이야.
2D: 우린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이랑 함께 작업한 노래로 각 에피소드를 꾸릴 생각이었지.
2D: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냐?
2D: 그런데 하늘! 아니 유령(?)들도 우릴 돕는지, 집에 막 이상한 포탈이 생기기 시작하대?
2D: 이거 완전 개꿀 아니야. 공짜 여행에 시간도 아끼고. 어디 갈지 고민도 안 해도 되고, 하하.
2D: 아니 근데 저번엔 머독이 늦게 와서 포탈에 못 들어오고 나머지랑만 여행을 갔는데, 그 일 때문에 머독이 우울해하더라고.
2D: 그래서 한 번은 내가 지난 일 때문에 미안해서 함께 모로코에 라이딩을 가자고 했거든.
2D: 별 거부 없이 따라오길래 아, 이제 마음을 풀었구나 했지.
2D: 근데 웬걸! 누들이랑 러셀이 안 쫓아 왔으면 큰일 날 뻔 했어!!
2D: 갑자기 내 뒤에서 무슨 이상한 주사기를 꽂는 거야! 죽는구나 싶었지!

©Gorillaz
주사기 속 약물의 정체는 맞으면 진실만 말하게 되는 혈청. 아무래도 포털을 통제하고 싶었던 머독은 2D가 자기에게 그 정보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2D: 머독은 그 뒤로 지하실에 들어가 한동안 안 나왔어. 코로나 터졌을 때라 코로나 걸린 건 아닌가 했었는데,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는 뭔가 만들고 있는 거 같더라고.
2D: 계속 뭘 만드는데, 이상해. 집에 갑자기 게임기가 있는 거야.
2D: 게임이 당연히 중독성이 있는 건 맞는데, 너 뭔가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현실과 게임을 구분 못하고 플레이해 본 적 있어?
2D: 난 누들이 코드를 뽑기 전까지 쉬지도 않고 9시간을 내내 <팩맨>을 플레이하고 있었다고. 말이 안 되잖아!
그렇다. 머독은 지하실에서 자신만의 포탈을 만들려고 했고, 게임기는 2D의 정신이 팔리게 해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려던 머독의 2D 전용 발명품이었다.

©Gorillaz / Orgone energy accumulator
그리고 해당 뮤직비디오에서 함께 나오듯 머독이 발명한 관처럼 생긴 포탈의 정체는 바로 ‘오르곤 축적기’.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가 제시한 이론으로 한의학의 기(氣)처럼 사람의 몸에는 오르곤이라는 에너지가 존재하고 이것이 교란되면 생기는 것이 질병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머독의 기계는 아무런 능력도 없었다.
2D: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공연도 못하고, 에피소드 내는 것도 빠듯해 죽겠는데 자꾸 왜 그러는가 싶었지.
2D: 그런데 생각해 보니, 얘가 아직 표현을 잘 못하는 건 아닌가 싶었어. 아무래도 예전 경력들이 있다 보니까.
2D: 우리한테 미안해하긴 하는데, 그걸 표현을 못 해서 우리랑 떨어질 때면 이렇게 질투심을 보이는 거 같기도 하고. 엘 미에르다 사건 때도 그렇고..

©Gorillaz
[Song Machine, Season One:Strange Timez]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발매된 정규 7집. 사전에 공개한 7개의 에피소드에 더해 프로젝트로 공개되지 않았던 신곡들이 추가되어 완전한 앨범이 발매된다. (시간상 앨범 발매 후 수록곡 ‘The Valley Of The Pagans’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며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여전히 나오지 않는 머독을 두고 포탈을 통해 로스앤젤레스로 향한 나머지 멤버들은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또다시 갑자기 생겨난 포탈에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2D: 오 이런.

©Gorillaz
고릴라즈가 도착한 곳은 바로 밴드가 가장 기억하기 싫어하던 플라스틱 비치. (머독도 함께 이동된 것으로 보인다.)
2D: 진짜 죽는 줄 알았다고. 각자 트라우마가 병처럼 나타나기 시작했어. 머독은 어떻게 온 지 모르겠는데, 손상된 사이보그 누들을 껴안고 울고 있고, 러셀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고, 나는 고래를 토하고..
2D: 그러다가는 무슨 괴물이 나와서 그때처럼 섬을 파괴하기 시작했어! 우린 이리저리 도망치다 포탈이 다시 열려서 나, 러셀, 누들은 겨우 빠져나왔어.

©Gorillaz
2D: 아! 당연히 머독도 함께 말이지.
그렇게 오랜 기간 음악 때문에 재결합하여 어색하고도 애증스러운 관계를 이어오던 고릴라즈는 비로소 다시 돈독해진다.
2D: 자, 그럼 마지막 이야기로 가보자고.

©Gorillaz
2D: 플라스틱 비치에서 돌아와보니 우리 스튜디오 아래 싱크홀이 생겨버렸더라고. 그래서 다시 보수 공사를 해야 했지.
2D: 그동안 우리는 실버레이크 맨션(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해 있다.)이라는 곳에 잠깐 이동해서 새로운 곡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이사하는 날 새벽에 하늘이 되게 분홍빛인 게 기억이 나네, 하하.
2D: 근데 그거보다 머독이.. 얘가 어느 순간부터 오컬트에 빠지는 거 같더니 그 하늘을 보고 예언을 목격했다고 하네.
2D: 자기가 컬트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데.. 뭐 어쩌겠나. 세상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는데, 그리고 얘 얘기도 한 번 들어줄 때 됐잖아? 그래서 우리끼리 ‘라스트 컬트(The Last Cult)’를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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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나, ‘선택받은 자’(잡일 담당). 러셀, ‘진실을 추구하는 자’(연구 담당). 누들, ‘학자’(교리 작성자. 물론 누들은 컬트 자체를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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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위대한 지도자’ 머독.
2D: 뭐, 컬트를 만들었다고 초반에는 딱히 하는 건 없었어. 러셀은 이상한 TV 방송 잡음을 분석하고, 나는 구덩이 파기, 이웃 주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산 오벨리스크를 핑크색으로 칠하거나 하고 있었지.
2D: 그러다가 이웃 주민분이 내 모습을 보고 나를 집에 초대해 주셔서 차를 마시는데 글쎄, 그분도 컬트 소속인 거야!
2D: ‘포에버 컬트(The Forever Cult)’의 대 여사제 문 플라워(Moon Flower)씨래. 우린 꽤나 좋은 친구가 됐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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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그리고 머독은.. 야, 자기 목욕물에 채소랑 와인이랑 치즈를 넣어서 만든 걸 향수(향수 이름은 ‘머독의 정수’)라고 파려고 하는데 안 이상하냐?
2D: 난 자연스럽게 문 플라워 씨가 있는 더 포에버 컬트로 넘어갔지. 거기는 하는 프로그램도 제대로였다고.
2D: 사람들에게 무료로 아우라 검사를 해주는 프로그램이었고, 나는 홍보 팜플렛을 돌리며 그녀를 도왔지. 머독도 그때 나를 또 질투하던 것 같던데? 하하!
2D: 러셀이랑 누들? 누들은 점점 싫어하는 게 티가 나서 그랬고, 러셀은 계속 TV만 보고 있어서 설득하지도 못했네. 근데 러셀이 TV에서 무언가 알아냈긴 알아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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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파열(The Rupture)’이라 불리는 현상인데 새해 전날 할리우드 간판에 약속의 땅으로 가는 관문이 열릴 거라는 거야.
2D: 근데 뭐 아무 일 없이 지나갔어. 역시 우리가 만든 컬트는 그냥 장난이었던 거지.
2D: 그래서 난 새해가 시작되고 난 무료 오라 검사를 해준다길래 포에버 컬트 재단에 갔지.
2D: 그런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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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야 난 내 친구들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 걔네들이 진짜 악마랑 계약한 놈들일 줄은.
2D: 문 플라워 씨네서 먹었던 차에 분명 뭐가 들었을 거야. 그때부터였을 거야.
2D: 멤버들이 때맞게 도착해서 날 안 구해줬으면 그냥 악마에게 재물로 바쳐질 뻔했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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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친구들은 걔네가 악마랑 계약했는지 어떻게 알았냐고?
2D: 나중에 물어보니까 누들은 내가 나눠주던 팜플렛을 조사하다 보니 문 플라워 씨랑 닮은 레이디 홀로다운(Lady Hollodown)이라는 할리우드 배우를 찾았다는 거야. 근데 그게 거의 100년 가까이 되는 일인데, 그 여배우가 자신의 영화를 찍기 위해 설립한 영화 스튜디오 부지가 지금 포에버 컬트 재단 위치와 똑같았다고 하네. 그리고 그 영화 스튜디오 이름이 뭔지 알아?
2D: 포에버 앤 에버 픽쳐스(Forever and Ever Pictures)! 으으으 소름 돋아.

©Gorillaz
2D: 러셀도 잘못 계산했던 것을 제대로 계산해 보니 25년마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악마랑 거래한 녀석들이 제물을 바치는 날이었던 거야! 멤버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해야겠다.
2D: 하하, 그리고 머독이 결정적으로 날 구해줬지. 머독이 만든 향수가 우연히 옷에서 떨어져서 내가 들어갈 뻔한 우물로 떨어졌거든? 그리고는..
2D: 콰광!!!
2D: 폭발과 함께 나머지 포에버 컬트 신도들은 먼지가 되고 문 플라워 씨, 아 레이디 홀로다운 씨는 기절해버렸어.
2D: 경찰들 참 빨라. 우린 일단 치료를 위해 응급실로 실려가서 취조를 받았어.
(머독은 역시 평소처럼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도망쳤다.)
2D: 우리는 자초지종을 말하고, 누들은 머독한테 전화해서 머독이 보석금을 가져왔지.
2D: 근데 웃긴 게 뭔지 알아? 머독은 여전히 레이디 홀로다운씨에게 마음이 있는 거 같더라고, 하하.

©Gorillaz
2D: 그녀가 깨어나자 거기서 키스를 해버리더라고. 그녀는 이제 거래를 못 지켜서 실시간으로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데 말야.
2D: 그래도 머독은 자기 약속을 끝까지 지키더라고. 그녀가 해골로 변할 때까지 남은 마지막 날들은 계속 데이트하며 보내더라.

©Gorillaz
[Cracker Island]
2D: 그리고, 지금 뉴욕에서 당신을 이렇게 보게 된 거지.
2D: 뭐~? 왜 맨션은 어쩌고 뉴욕에 있냐고?
2D: 아 그건 말이지..
2D: 어..? 어..?! 잠시만!!
2D: 다음에..! 다음에 말해줄게! 우리 신곡도 금방 나와! 기다려줘!!
2D: 안녕!!!

©Freepik
경찰을 보고 2D가 부리나케 도망가고 있다. 후에 뉴스를 찾아보니 컬트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후, 경찰은 그들의 맨션에 수색 영장을 발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금 뉴욕으로 도피해 와 있는 걸까.
뭐가 정신없이 지나간 거 같은데.. 금방 또 그들을 만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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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재밌게 보셨나요? 🫠
생각보다 줄여도 많았던 고릴라즈의 페이즈 4~7까지 최신의 이야기를 모두 전달드렸는데요.
평소 고릴라즈의 노래를 즐겨 듣는 에디터도 사실 페이즈 4에서 한 번 나가떨어졌었습니다. 왜냐하면 7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채우고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이어지게 하려고 하다 보니까 페이즈 4 진행 도중 페이즈 3 엔딩 내용이 수정되거나 추가되는 부분들이 생기면서 혼란스러웠거든요 ㅎㅎ… (여담으로 에디터의 고릴라즈 최애 앨범은 그래도 3집 [Plastic Beach]입니다.)
그리고 이제 내년에 발매 예정인 고릴라즈의 신보와 페이즈 8의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요. 모쪼록 고릴라즈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시거나 저처럼 스토리를 잠깐 놓으셨던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만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맞다! 우리의 문제아 머독은 뉴욕으로도 도피를 못해서 오랜 친구로부터 위조 여권을 발급받아 현재 인도 뭄바이로 향했다고 하네요!
그러면, 진짜로 안녕~~
✒️ 가상 밴드 ‘고릴라즈’로 현실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