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단독 내한을 앞둔 홀리 험버스톤(Holly Humberstone)의 공연은 단순히 신곡을 소개하는 무대가 아닙니다. 최근 투어의 셋리스트를 살펴보면, 데뷔 EP부터 첫 정규앨범, 그리고 올해 발표한 두 번째 정규앨범 [Cruel World]까지 커리어 전반을 아우르는 곡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서로 다른 시기에 탄생한 노래들이 공연 안에서는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되며, 지금의 홀리 험버스톤을 만들어온 시간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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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ly Humberstone / ualive
여기에 라이브만을 위해 새롭게 다듬어진 편곡과 밴드 사운드는 기존 음원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는데요. 섬세한 감정선이 돋보였던 곡들은 더욱 입체적인 사운드로 재탄생하고, 익숙한 노래들 역시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에너지를 더하며 한층 깊은 몰입감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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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이번 공연은 단순히 노래를 라이브로 감상하는 시간을 넘어, 홀리 험버스톤이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적 여정을 함께 따라가는 경험이 될 텐데요. 데뷔 초의 불안과 성장, 사랑과 이별, 그리고 현재의 시선까지. 각 시기를 대표하는 곡들이 하나의 서사로 이어지는 이번 셋리스트는 그의 음악 세계를 가장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순간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최근 투어 셋리스트를 따라가며 공연을 더욱 깊이 즐길 수 있는 감상 포인트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바로 가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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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험버스톤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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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험버스톤은 공연의 시작부터 강렬한 에너지로 관객을 압도하기보다, 차분하게 자신의 음악 세계로 초대하며 서서히 공연의 온도를 끌어올립니다. 최근 투어에서는 신보의 트랙 순서대로 'So It Starts...' → 'Make It All Better' → 'To Love Somebody'가 이어지며 공연의 문을 여는데요.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무대는 홀리 특유의 담담한 보컬과 풍성한 밴드 사운드가 더해지며 자연스럽게 몰입감을 높여갑니다.
특히 'To Love Somebody'는 이번 앨범의 리드 싱글이자 공연의 감정선을 본격적으로 펼쳐 보이는 곡인데요.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복잡한 마음을 특유의 솔직한 가사로 풀어낸 이 노래는 라이브에서 더욱 풍성해진 밴드 사운드와 만나 한층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담담하게 시작된 공연은 이 순간부터 단순히 곡을 이어가는 것을 넘어, 홀리 험버스톤이 지금까지 쌓아온 감정의 조각들을 하나씩 꺼내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바로 여기서부터입니다. 최근 투어의 셋리스트는 최신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신곡 사이사이에 과거를 대표하는 곡들을 배치하며 홀리 험버스톤이 걸어온 시간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내는데요.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 곡은 두 번째 EP와 동명의 대표곡 'The Walls Are Way Too Thin'입니다. 이 작품은 홀리 험버스톤에게 첫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Official Albums Chart) 진입을 안겨준 EP이기도 한데요. 불안과 외로움, 관계 속에서 느끼는 답답한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 노래는 발표된 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모든 공연의 셋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곡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Overkill'은 시간을 더욱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최근 6월 24일 자 미국 워싱턴 공연부터 셋리스트에 포함된 이 곡은 데뷔 EP [Falling Asleep at the Wheel]의 수록곡으로, 누군가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오히려 마음을 숨기게 되는 순간을 섬세하게 그려낸 노래입니다. 홀리 험버스톤 역시 이 곡을 두고 "EP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를 담은 곡"이라고 밝힌 만큼, 지금의 음악적 정체성을 만든 초기 송라이팅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이후 공연은 다시 현재로 시선을 옮깁니다. 'Cruel World', 'Blue Dream', 그리고 'Die Happy'가 이어지며 관계와 성장 속에서 마주한 복잡한 감정, 그리고 한층 성숙해진 현재의 홀리 험버스톤을 들려줍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정규 데뷔 앨범 [Paint My Bedroom Black]의 'Kissing in Swimming Pools'가 자연스럽게 배치되며 공연의 서사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내는데요.
특히 'Kissing in Swimming Pools'에서는 새롭게 시작한 사랑이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과 끊임없이 타 지역으로 투어를 이어가야 하는 바쁜 현실 사이에서 느끼는 불안과 거리감을 노래합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곡인 'Die Happy'에서는 "행복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슬픔도 감내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시선을 통해 사랑이 가진 위험성과 복잡한 감정을 이야기하는데요.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서사를 담은 곡들은 아니지만, 이러한 배치를 통해 우리는 사랑을 바라보는 홀리 험버스톤의 시선이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두 곡 모두 오랜 협업자인 프로듀서 롭 밀턴(Rob Milton)과 함께 작업했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연결고리죠.
그리고 공연이 후반부로 향할수록 홀리 험버스톤은 관계를 지나온 뒤 남겨진 감정,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더욱 깊이 들여다봅니다.
정규 1집의 타이틀곡 'Paint My Bedroom Black'을 시작으로 'Down Swinging', 'Beauty Pageant', 'White Noise'가 이어지는 구간은 공연에서 가장 짙은 감정이 흐르는 순간인데요. 불안과 자기 의심, 타인의 시선 속에서 흔들리는 마음까지. 서로 다른 시기에 발표된 곡들이지만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지며 홀리 험버스톤이 오랫동안 음악으로 기록해 온 내면을 차례로 꺼내 보입니다.
이후 'Red Chevy'와 'Drunk Dialling'에서는 사랑과 관계를 보다 현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데요.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기억, 쉽게 정리되지 않는 미련, 술에 취한 순간 문득 밀려오는 감정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순간들을 담담하게 노래하며 공연의 감정선을 이어갑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에 감정은 여전히 선명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이전보다 훨씬 단단해졌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오죠.
그리고 그 흐름은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Dive'에서 더욱 선명해집니다. 최신 앨범의 수록곡이 아닌 세 번째 EP [Work in Progress]의 수록곡으로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인데요. 홀리 험버스톤은 이 곡에 대해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돌아보며, 삶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그 변화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 또한 괜찮다는 생각을 담았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마지막을 'Dive'로 장식하는 이유는 단순히 인기곡을 남겨두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공연 전체를 관통해 온 감정의 흐름을 가장 자연스럽게 마무리하는 곡이기 때문인데요. 불안과 사랑, 성장과 변화라는 주제는 마지막까지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지고, 관객은 셋리스트를 따라가며 홀리 험버스톤의 음악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에 도달했는지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첫 단독 내한 공연은 홀리 험버스톤이라는 아티스트의 음악과 시간을 가장 온전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최근 투어의 셋리스트를 미리 알고 공연장을 찾는다면, 각 곡이 이어 만드는 하나의 서사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을 텐데요. 오는 공연을 앞두고 있다면, 그 여정을 직접 마주할 이 특별한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l Photo. Holly Humberstone I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