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펑크와 뉴웨이브의 역사를 써 내려온 전설적인 밴드 블론디(Blondie)가 9년 만의 새 정규 앨범으로 돌아옵니다.

©Blondie
블론디는 오는 2027년 2월 26일, 통산 12번째 정규 앨범 [High Noon]을 발매한다고 발표했는데요. 2017년 발표한 [Pollinator] 이후 처음 선보이는 정규 앨범으로, 발매 소식과 함께 리드 싱글 ‘Spectral Eyes’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컴백을 알렸습니다.

©Blondie
총 13곡이 수록되는 이번 앨범은 블론디 특유의 펑크 록과 뉴웨이브 사운드를 바탕으로 댄스 음악과 라틴 리듬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한 작품입니다. 특히 지난해 세상을 떠난 창립 멤버이자 드러머 클렘 버크(Clem Burke)의 마지막 녹음이 담겨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데요. 여기에 더 스미스(The Smiths) 출신의 조니 마(Johnny Marr),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출신의 글렌 매틀록(Glen Matlock)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여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앨범과 함께 공개된 첫 번째 싱글 ‘Spectral Eyes’는 조니 마가 작곡과 기타 연주를 맡은 곡으로, 경쾌한 기타 리프와 강렬한 보컬 멜로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어우러져 블론디 특유의 에너지를 담아냈는데요. 앨범 작업은 2022년부터 시작됐으며, 전작 [Pollinator]에서 호흡을 맞췄던 프로듀서 존 콩글턴(John Congleton)이 다시 한번 참여했습니다. 밴드의 보컬 데비 해리(Debbie Harry)는 이번 작품에 대해 “우리가 거쳐온 다양한 시대와 음악적 영향이 하나로 어우러져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낸, 전형적인 블론디의 앨범”이라고 설명했죠.

©Martyn Goddard
한편, 1974년 뉴욕에서 결성된 블론디는 전설적인 라이브 클럽 CBGB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미국 초기 펑크 록과 뉴웨이브 신을 개척한 밴드입니다. 초기에는 언더그라운드 신을 중심으로 주목받았지만, 1978년 발표한 세 번째 정규 앨범 [Parallel Lines]를 통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펑크와 뉴웨이브에 디스코를 결합한 ‘Heart of Glass’가 빌보드 핫 100(Billboard Hot 100) 정상에 오르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후 ‘Call Me’, ‘The Tide Is High’, ‘Rapture’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1980년대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블론디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 과감한 음악적 실험인데요. 디스코를 결합한 ‘Heart of Glass’부터 레게를 재해석한 ‘The Tide Is High’, 랩을 대중적인 팝 음악에 접목한 ‘Rapture’까지, 서로 다른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사운드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Rapture’는 랩이 포함된 곡으로는 최초로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하며 힙합의 대중화에도 중요한 발자취를 남기기도 했죠. 이러한 음악적 영향력을 인정받아 2006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Rock and Roll Hall of Fame)에 헌액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블론디의 음악은 꽤나 익숙하실텐데요. 1999년 발표한 앨범 [No Exit]의 수록곡 ‘Maria’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김아중이 부른 곡의 원곡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밖에도 ‘One Way or Another’, ‘Heart of Glass’ 등 대표곡들이 다양한 영화와 대중문화 콘텐츠에 사용되며 세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죠.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어 온 블론디. 오랜 동료 클렘 버크가 남긴 마지막 연주와 함께 또 하나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 이들이, 9년 만의 정규 앨범 [High Noon]을 통해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를 모아봅니다.
_
[록을 사랑하게 된 순간들] 이전 글 보러가기
EP. 01 밴드를 끝낸 소음은 곧 미래가 되었다
EP. 02 X까, 네가 하라는 대로 안 해!
EP. 03 끝내 듣지 못한 성공, 그리고 30년 뒤 아들에게 이어진 이야기
Special. 01 그린 데이: 그래서 얘네가 펑크야?
EP. 04 4일 만에 녹음한 앨범이 시대를 정의한다면
Special. 02 에이브릴 라빈: 오! 나의 팝 펑크 여신님
Special. 03 2001년에는 대체 무슨 일이?
EP. 05 '여성 록스타'로 기억되기를 거부한 기타리스트
EP. 06 사라진 밴드들의 소리는 어디로 갔을까
l Photo. Debbie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