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에디터 meddlee입니다. 👋
뭐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벌써 올해가 반이나 지나갔는데요. (쓰읍…………)

그래서 오늘은 아무것도 안 했다고 하기엔 너무 서글프니, 음악이라도 많이 들은 에디터가 위안을 삼고자 에디터 선정 상반기 베스트 앨범을 가져와봤습니다. (평소 에디터 meddlee는 지인들에게 앨범 추천 괴인으로 여겨집니다.)
바로 시작해 볼까요?
(기준은 정규 앨범! 순위는 지극히 주관적이랍니다.☺️)
1. Inferno
Boards of Canada (2026. 05. 29)

©Boards of Canada
대망의 1위는 스코틀랜드 출신 일렉트로닉 듀오 보즈 오브 캐나다(Boards of Canada)의 13년 만의 복귀작 [Inferno]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저는 올해 상반기 음악씬에서 일렉트로팝(내지는 하이퍼 팝이 섞인)이 언더와 메이저를 가리지 않고 가장 두드러진 흐름 같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래서 사실상 이번 순위 역시 여러 일렉트로팝 앨범들이 1위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였습니다.

©Boards of Canada
이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전자음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워프 레코즈(Warp Records)를 대표하는 보즈 오브 캐나다는 2000년대 IDM과 다운템포 전성기를 이끈 핵심 아티스트입니다. 같은 레이블의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보다 악기 사용과 보컬 샘플링 비중이 높아 보다 인간적인 질감의 사운드를 구현해낸 것으로도 유명하죠.
신작 [Inferno]는 정규 2집 [Geogaddi]를 떠올리게 하는 종교적·오컬트적 암시를 품고 있습니다. 이슬람 신학자 세예드 호세인 나스르(Seyyed Hossein Nasr)의 음성부터 설교와 그리스도에 관한 대화까지 다양한 보컬 샘플이 등장하는데요. (비슷한 이유로 수록곡 ‘The Word Becomes Flesh’가 영화 <백룸> 엔딩곡으로 사용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물론 이 모든 걸 전혀 알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이어폰이든 헤드폰이든 꽂고 제에에에발 1번 트랙부터 플레이해 보세요.
제가 MBTI가 N이라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듣는 순간 영화든 소설이든 어디든 들어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오로지 청각적 자극 하나만으로 이 정도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워 결국 올해 상반기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2. HALO
Tiffany Day (2026. 04. 03)

©Tiffany Day / Ally Wei
쟁쟁한 일렉트로팝 앨범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작품은 티파니 데이의 [HALO]였습니다. <에디터 선정 2025 디깅 아티스트>에서부터 꾸준히 영업해 왔던 아티스트가 결국 일을 내고야 말았는데요. (대견하다 티파니 데이!)
리드 싱글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긴 했지만, 커버 유튜버로 시작해 2024년작 [LOVER TOFU FRUIT] 이후 진지하게 은퇴까지 고민했던 아티스트가 이렇게까지 뛰어난 결과물을 내놓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데요. (티파니 데이는 평소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공유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발매 주간 스포티파이 미국 신규 발매 앨범 스트리밍 TOP 10에 이름을 올렸고, 빌보드 톱 댄스 앨범(Billboard Top Dance Albums) 차트에도 진입하며 커리어 최초의 빌보드 차트 기록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예전에는 나무위키는 물론 위키피디아 정보조차 부족했던 아티스트였는데, 이제는 하루빨리 내한을 바라는 처지가 되어버렸네요. (하하..)
3. U
underscores (2026. 03. 20)

©underscores / Ochiai Shohei
사실 티파니 데이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이 아니었다면, 이 앨범은 보즈 오브 캐나다와 1위를 다투고 있던 앨범인데요.
찰리 xcx(Charli xcx)의 2024년작 [brat]은 일렉트로팝과 하이퍼 팝을 결합한 사운드를 메인스트림 한복판으로 끌어올리며, 메이저 팝 시장에서 활동하던 아티스트가 자신만의 음악적인 시선으로 모두를 설득한 매우 기념비적인 앨범이었는데요.

©Alexa Viscius
그리고 그 이전부터 해당 장르로 대표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특유의 인터넷 음악 문법을 대표해 온 아티스트 중 하나가 바로 언더스코어스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U]가 그 반대 방향을 택했다는 것인데요.
인터넷 음악을 대표하던 아티스트가 오히려 기존 팝 시장의 주류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대중적인 앨범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언뜻 이 앨범을 보면 언더스코어스의 커리어상 가장 단순하고 단일한 스타일의 작품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아티스트의 다양한 취향과 장르적 요소들을 하나의 세계로 묶어내기 위한 치밀한 설계가 인상적인 앨범이죠.
4. Vol.II
Angine de Poitrine (2026. 04. 03)
“스포티파이를 사용하는 에디터의 플레이리스트에 킹 기저드 앤 더 리저드 위저드(King Gizzard & The Lizard Wizard)가 떠나가면 앙진 드 푸아트린(Angine de Poitrine)이 마중을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밴드는 작년 스포티파이에서 모든 음원을 내렸다.)

©Angine de Poitrine / Arielle Corbeau
바이럴 과대 평가여도 상관없습니다. 이런 음악 처음 들어보냐 해도 상관없습니다. 이러나저러나 비교할 대상도, 명확한 수식어도 찾기 어려운 이 ‘미친’ 밴드는 제 머릿속에서 나가질 않는데요.
캐나다 퀘벡 출신의 미스터리 듀오 앙진 드 푸아트린의 엄청난 알고리즘을 탔던 화제의 곡 ‘Fabienk’이 수록된 정규 2집 [Vol.II]가 4위를 차지했습니다. (웃긴 게 1집 [Vol.1]은 숫자로 적어놓고, 2집은 로마자로 적어 놓은 게 이것마저도 어이가 없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DWyO_XXgNnb/
뭐! 아무튼 음악도 음악이지만, 독특한 비주얼과 캐 덕분에 다소 낯설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들의 매스록 음악이 해당 장르를 즐겨 듣지 않던 사람들에게까지 ‘재밌는 음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점이 매우 인상 깊은 대목이기도 한데요.
이번 순위에서 가장 라이브로 보고 싶은 밴드이기도 합니다.
5. Something Worth Waiting For
Friko (2026. 04. 24)

©Friko / David
아마 올해도 디깅 아티스트 리스트를 뽑는다면 꼭 들어갈 밴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2년 만에 4인 체제로 돌아온 시카고 출신 프리코(Friko)의 정규 2집 [Something Worth Waiting For]가 5위에 올랐는데요.
긍정적인 평가로 현재 젊은 혹은 어린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의 인디 록을 가장 그대로 받아들인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블랙 컨트리, 뉴 로드(Black Country, New Road)나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 들으면 되는데?”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만, 데뷔작보다 훨씬 확장된 편곡과 스케일, 그에 따라 감정이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보컬, 하지만 또 아직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 같은 느낌이 저는 좋단 말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작년 <올해의 앨범> 선정 시, 171을 선정하기도 했고.. 아무튼 그래서 늘어난 멤버만큼이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밴드입니다.
자, 여기까지 상반기 Top 5를 만나보았는데요.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남은 순위는 짧은 코멘트와 함께 빠르게 Top 10까지 소개해 드리고 물러나볼까 합니다.
6. WOR$T GIRL IN AMERICA / 7. Detour
Slayyyter (2026. 03. 27) / Kim Petras (2026. 05. 29)

©Slayyyter / Kim Petras
6위와 7위는 함께 소개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앞서 이야기했던 흐름의 연장선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일렉트로팝 사운드를 풀어낸 두 앨범은 찰리 xcx 이후 메이저 팝 시장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게 된 슬레이터와 킴 페트라스의 진정한 데뷔 앨범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슬레이터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8. The Mountain
Gorillaz (2026. 02. 27)

©Jamie Hewlett
8위에 랭크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팬심으로는 가장 기다렸던 앨범이 아닐까 싶은데요. 3년 만의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고릴라즈의 [The Mountain]은 오랜 시간의 방황 끝에 드디어 고릴라즈의 정체성을 되찾은 듯한 작품이었습니다.
[고릴라즈 스토리 모아보기]
9. trinket
tsubi club (2026. 04. 08)

©madebyabra
사소해진 것을 축하해, 완벽주의 사클 스타!
[5년 만의 데뷔 앨범을 발매한 이 사람은 누구?]
10. Piss In The Wind
Joji (2026. 02. 11)

©Joji
선공개 싱글들을 듣고 상반기는 무슨 올해의 앨범이 될 거라고 엄청난 기대를 했지만,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역시나 조지 특유의 문제점인 공들인 트랙과 그렇지 않은 트랙의 격차가 앨범 내에서 너무나도 느껴져 살짝 실망했습니다.
그럼에도 개별 트랙 단위로 놓고 보면 여전히 “조지는 조지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앨범. 그만큼 몇몇 트랙들이 너무나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줍니다.
[조지의 신보, 집중 분석!]
👉 새로운 모습으로 앨범을 발매한 조지, 어떻게 들으셨나요?
어떠셨나요? 저와 겹치는 앨범이 있으셨나요? (웃음)

열심히 후보를 정리 중이던 에디터의 노션..
올해 상반기에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정말 좋은 앨범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순위 역시 어디까지나 한 명의 음악 애호가이자 에디터의 지극히 주관적인 선택인 만큼, 여러분이 상반기에 가장 인상 깊게 들은 앨범이 있다면 댓글로 함께 공유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